탈환 시동! 현대건설 양효진 “주저앉지 않겠다”
입력 2023.02.26 09:25
수정 2023.02.26 09:27
IBK기업은행 상대로 151분 접전 끝에 3-2 역전승
5연패 사슬 끊고 선두 흥국생명 승점 '5' 차이 추격
여자배구 현대건설이 끈질기게 달라붙어 5연패 사슬을 끊었다.
현대건설은 25일 수원체육관서 펼쳐진 ‘도드람 2022-23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홈경기에서 IBK기업은행과 151분(시즌 최장시간 기록)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14-25 31-29 21-25 32-30 15-13)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4연승을 노리는 IBK기업은행에 11점차로 첫 세트를 내줄 때만 해도 ‘오늘도 어렵겠다’는 부정적 기류에 휩싸이는 듯했다. 29-29 듀스 상황을 뚫고 2세트를 따내면서 희망의 싹이 보였지만, 5점 차 앞섰던 3세트를 내준데 이어 4세트 매치 포인트에 몰리면서 6연패를 눈앞에 뒀다.
끝나는 듯했지만 현대건설은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고예림의 퀵오픈으로 듀스를 만든 현대건설은 여섯 차례 이어지는 동점으로 30-30까지 끌고 간 끝에 이다현 블로킹으로 4세트를 가져왔다. 극적으로 세트 스코어 2-2 균형을 이룬 현대건설은 14-13까지 쫓긴 상황에서 이다현 속공으로 경기를 끝내며 연패를 끊었다.
지난달 7일 흥국생명전 패배로 시작된 5연패를 끊으면서 승점2를 추가한 현대건설은 승점64(22승9패)를 기록, 한 경기 덜 치른 1위 흥국생명(승점69)를 5점 차로 추격했다.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던 ‘절대 1강’ 현대건설은 특급 외국인선수 야스민 이탈을 시작으로 가라앉았다. 그 사이 감독 경질 사태로 최악의 분위기에 휩싸였던 흥국생명은 김연경을 중심으로 예상 밖 상승세를 타며 선두 자리를 빼앗았다.
지난 시즌과 개막 초반, 여자배구 역사를 다시 쓰는 화려한 날을 보냈던 현대건설은 체력에 이어 의욕마저 떨어졌다. 강성형 감독도 “선수들의 의욕이 빨리 살아나야 한다”며 분위기 전환을 꾀했지만, 한 번 가라앉은 분위기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현대건설의 저력은 마침내 빛을 발했다. 고비마다 나온 양효진의 블로킹이 팀을 살렸다. 양효진은 4세트 26-27에서 IBK기업은행 산타나의 결정적인 오픈 공격을 막는 등 8블로킹 기록했다. IBK기업은행의 수비 의지를 꺾는 속공으로 더한 양효진은 팀 내 최다인 21득점 맹활약으로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경기 후 양효진은 “첫 세트를 내줬을 때도 모두가 ‘이겨보자’며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서로 서로 소리를 키워가며 분위기를 잡아나갔다. 그만큼 선수들의 의지가 강해 고비를 넘기면서 반전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1위 탈환에 대해서는 “지금보다는 더 좋아졌으면 좋겠다”며 “아직 (정규리그 종료까지)몇 경기 남아있다. 주저앉지 않겠다”는 각오도 전했다.
가까스로 연패는 끊었지만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야스민을 대신해 들어온 몬타뇨(13점)가 아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주전 리베로 김연견마저 빠진 상태다. 정규리그 종료까지 5경기 남겨둔 현대건설은 최종전에서 선두를 다투고 있는 흥국생명과 격돌한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옐레나 쌍포에 ‘명장’ 아본단자 감독 영입으로 우승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모든 것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최강점이었던 중원의 높이를 활용한 공격과 블로킹이 살아나고, 이날처럼 ‘주저앉지 않겠다’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욕이 타오른다면 역전 우승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