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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열병식, 핵능력 과시와 내부결속의 '부조화'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3.02.09 14:08
수정 2023.02.09 15:58

韓美 타격용 무기 대거 공개

대외 메시지 삼가며

'선대 정신력 계승' 거듭 강조

9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우리 당의 혁명적 무장력인 조선인민군 창건 75돌을 경축하는 성대한 열병식이 전날 수도 평양의 김일성 광장에서 거행됐다"고 전했다. ⓒ노동신문

북한이 인민군 창건 75주년을 맞아 개최한 열병식에서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라는 상호주의를 재확인하며 한국·미국 타격용 무기를 대거 공개했다.


다만 공세적 대외 메시지를 삼가는 동시에 '빨치산 정신' 등 선대 계승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내부결속에 방점을 찍은 모양새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인민군 장성들의 숙소를 방문해 '선대 정신력 계승'을 강조한 만큼, 열병식에서도 관련 메시지에 공을 들였다는 평가다.


하지만 북한이 자의적 판단에 따라 언제든 핵사용이 가능한 핵독트린을 법으로 못 박아둔 데다 각종 신무기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핵전력 과시 자체가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김정은, 리설주·김주애와 함께 등장


9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우리 당의 혁명적 무장력인 조선인민군 창건 75돌을 경축하는 성대한 열병식이 전날 수도 평양의 김일성 광장에서 거행됐다"고 전했다. 이번 열병식은 전날 오후 8시 30분께부터 2시간가량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열병식에 부인 리설주, 딸 김주애 함께 등장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전날 인민군 장성 숙소를 찾을 당시에도 두 사람과 동행한 바 있다.


이날 보도에서 김주애는 김 위원장과 함께 언급될 땐 '사랑하는 자제분'으로, 주요 간부들과 함께 거론될 땐 '존경하는 자제분'으로 표현됐다.


특히 김 위원장 최측근인 조용원 당 조직비서를 비롯한 당 비서들이 김주애를 "모셨다"고 보도해 김주애의 '높은 위상'이 확인됐다는 평가다.


9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우리 당의 혁명적 무장력인 조선인민군 창건 75돌을 경축하는 성대한 열병식이 전날 수도 평양의 김일성 광장에서 거행됐다"고 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딸 김주애가 나란히 서있는 모습. ⓒ노동신문
"선열이 물려준 충성·애국의 바통 이어가"


이번 열병식에서 김 위원장의 공개연설은 없었다. 대외 메시지를 내놓는 대신 그간 추구해온 국방력 강화 노선의 면면을 되짚으며 내부결속에 주력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날 열병식 선두에는 명예기병종대가 등장했다. "빨치산 정신을 굳건히 이어가는 계승의 역사를 보여줬다"는 설명이다.


같은 맥락에서 열병식 초반부에 "주체혁명의 성스러운 전통과 계승성을 뚜렷이 보여준 상징종대"를 등장시켜 김책·안길·최용건 등 '항일혁명 선열'과 현철해·연형묵·박송봉 등 '친위중대출신 노혁명가' 등의 초상사진을 대대적으로 선보였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열병식을 지켜보며 "선열들이 물려준 충성과 애국의 바통을 이어 우리 혁명무력과 조국의 밝은 미래를 떠받들어나갈 결의를 안고 보무당당하게 행진해나가는 혁명의 계승자들에게 손을 높이 들어 고무·격려해줬다"고 전했다.


9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우리 당의 혁명적 무장력인 조선인민군 창건 75돌을 경축하는 성대한 열병식이 전날 수도 평양의 김일성 광장에서 거행됐다"고 전했다. 해당 열병식에 '항일혁명선열' 등의 초상사진이 등장한 모습. ⓒ노동신문
'전술핵부대' 관련해
"전쟁억제력·반격능력 과시"
'전략핵부대' 관련해
"최대의 핵공격 능력 과시"


이번 열병식 하이라이트는 '주력 무장장비'가 잇따라 등장한 후반부로 평가된다.


통신은 "우리 공화국 국방력의 선진성과 현대성, 강대성을 과시하며 조선인민군의 주력 무장장비들이 등장했다"며 △주력 탱크 종대 △전술미사일 종대 △장거리 순항미사일 종대 △전술핵 운용부대 종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종대가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통신은 전술핵 운용부대 종대와 관련해선 "강위력한 전쟁 억제력, 반격능력을 과시했다"고 밝혔으며, ICBM 종대에 대해선 "우리 국가의 최대의 핵공격 능력을 과시했다"고 자평했다. 북한이 전술핵과 전략핵을 구분 지어 운용하고 있다는 점을 거듭 확인해준 셈이다.


특히 공개된 사진을 살펴보면, 신형 ICBM 화성-17형을 실은 이동식발사대(TEL)가 2줄로 줄지어 등장해 사실상 양산에 성공했음을 우회적으로 피력했다.


통신은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라는 상호주의 대응을 시사하며 "오직 수령의 명령만을 받들어 언제든 자기의 전략적 사명에 충직할 임전 태세로 충만되어 있는 전략미사일 부대 전투원들의 도도한 기상이 굽이치는 광장으로 대하를 이룬 공화국 전략무력의 거대한 실체들이 지심을 울리고 용감한 위용을 시위하며 진군했다"고 전했다.


북한 핵전력이 "오직 수령의 명령만을 받든다"는 점을 강조하며 지난해 발표한 핵독트린을 재확인한 모양새다.


9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우리 당의 혁명적 무장력인 조선인민군 창건 75돌을 경축하는 성대한 열병식이 전날 수도 평양의 김일성 광장에서 거행됐다"고 전했다. 해당 열병식에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이 등장한 모습. ⓒ노동신문
마지막 '국방색 미사일'
고체엔진 적용한 신무기 가능성


한편 열병식 마지막에 등장한 '국방색 미사일'과 관련해선 신무기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은 통상 신무기로 열병식 대미를 장식해왔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마지막에 등장한 미사일이 "고체엔진을 사용하는 ICBM급 신형 미사일의 모형이라고 본다"며 "북한은 지난해 12월 15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출력고체연료발동기 지상분출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엔진시험 이후 김정은 위원장이 '최단기간 내에 또 다른 신형 전략무기의 출현을 기대한다'고 언급한 만큼, 신무기 개발을 대내외에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9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우리 당의 혁명적 무장력인 조선인민군 창건 75돌을 경축하는 성대한 열병식이 전날 수도 평양의 김일성 광장에서 거행됐다"고 전했다. 해당 열병식 고체 엔진을 적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무기가 등장한 모습. ⓒ노동신문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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