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대장동·성남FC' 묶어 이재명 구속영장 청구할 듯

서울중앙지검, 이재명 '위례·대장동 사건' 피의자 신분 소환 통보

이재명 '배임·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檢, 혐의 입증 증거 다수 확보

이재명, 10일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 관련 수원지검 성남지청 소환 조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중앙지검이 지난 1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위례·대장동 사건' 피의자로 출석해 조사 받으라고 통보하면서 사건 수사가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검찰은 이 대표 소환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위례·대장동 사건과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을 묶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검찰은 위례·대장동 사건에서 이 대표에게 '배임·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 성남시장으로 재임하며 대장동 민간 사업자의 이익을 우선해 성남시에 손해를 끼쳤고, 위례신도시 개발 당시에도 성남시 내부 정보를 유출해 대장동 일당 등이 수익을 거둘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대표 혐의를 뒷받침할 물증과 진술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장동 개발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주요 단계마다 최종 결재하며 추진한 사업이다. 하지만 지난 문재인 정부 당시 검찰은 성남시 산하 기관 중간 간부에 불과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민간 사업자에게 4040억원의 배당 이익을 몰아주며 성남시에 최소 1827억원의 손실을 입히는 대형 범죄를 독자적으로 저질렀다는 수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검찰은 지난해 7월부터 새 수사팀을 구성해 재수사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 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대장동 관련 뇌물 수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이던 2014년 3월, '대장동·제1공단 결합 도시개발사업 위·수탁 운영계획 보고' 문건에 결재하며 자필 메모로 '사업 시행자를 도시개발공사 또는 동 공사가 출자하는 SPC(특수목적법인)로 지정할 것을 조건으로 위탁할 것'이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검찰은 성남도개공만 대장동 개발 사업을 시행할 수 있게 돼 있던 것을 민간 사업자가 SPC를 통해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준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후 성남도개공이 SPC를 설립하며 김만배 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가 들어갔다.

검찰은 또 대장동 사업에서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이 배제된 과정에도 이 대표가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고 의심한다. 2015년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일당 청탁대로 공모 지침서를 작성하고, 편파 심사를 통해 민간 사업자로 선정했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수사 결과다. 당시 공모 지침서에서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이 삭제됐고, 관련 내용을 유 전 본부장이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에게 보고했다는 내용이 정 씨 공소장에 적시됐다. 당시 정 씨는 이 대표의 '정치적 동지'로 불리며 성남시 행정 전반에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검찰은 이 대표가 대장동 택지 개발을 제1공단 공원화 사업과 한 묶음으로 진행하기로 했다가, 대장동 일당이 민간 사업자로 선정된 뒤 분리 진행하며 특혜를 줬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장동 일당이 1공단 수용 보상금 2000억원 차입 부담에서 벗어났다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 당시에도 성남시 내부 정보를 대장동 일당에게 미리 알려줘 민간 사업자로 선정, 수익을 거둘 수 있게 했다고 보고 있다. 공직자가 직무상 비밀을 이용해 다른 사람에게 재산상 이익을 줄 경우 7년 이하 징역·7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게 돼 있다. 관련 이익은 모두 몰수·추징당한다.

이 대표는 측근 정진상·김용 씨가 대장동 수익 중 428억원을 김만배 씨에게 약정받은 혐의와도 관련돼 있다.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는 대장동 재판에서 자신이 '김만배 측 지분 24.5%는 이재명 시장 측 지분'이라고 증언한 데 대해 "'이 시장 측'이라는 의미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까지 포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김용 씨는 2021년 4~8월 남 변호사 등에게 이 대표 당내 경선 자금 명목으로 8억 4700만원의 불법 정치 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는데, 이와 관련해서도 이 대표 관여 여부가 규명돼야 하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이달 10일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으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해 조사받았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대표에게 오는 27일 또는 30일 출석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대장동 사건 관련 이 대표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두 사건을 하나로 묶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