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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지검, 文정부 때 '흐지부지' 옵티머스 재수사…라임·디스커버리도 다시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입력 2023.01.17 10:03
수정 2023.01.17 10:07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 文정부 청와대·민주당·법조계 인사 20여 명 거론

1조 3500억 원 끌어모아 부실 채권 인수·펀드 돌려막기…1000여 명 5000억원대 피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 범죄 합동수사단, 새 단서 포착…비자금 조성·돈세탁 정황 녹취록

'라임 사건', 아직 결론 안 나와…'디스커버리 사건'도 부실 수사 논란

문재인 전 대통령 ⓒ 더불어민주당

검찰이 지난 2020년 문재인 정부 당시 '부실 수사' 논란에 휩싸였던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 재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같은 해 함께 흐지부지된 '라임 펀드 사기' 사건과 경찰이 수사했던 '디스커버리 펀드 사기' 사건에 대한 재수사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검찰은 2020년 6월 청와대와 민주당, 법조계 인사 등 20여 명이 거론된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 재수사에 착수했다. 옵티머스 사건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는 명목으로 3200여 명으로부터 1조 3500억원을 끌어모은 뒤 부실 채권을 인수하거나, 펀드 돌려막기에 사용해 1000여 명에게 5000억원대의 피해를 입힌 초대형 금융 사기 사건이다. 당시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은 옵티머스 내부 문건이 공개되며 불거진 로비 의혹에도 수사를 흐지부지 마무리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 범죄 합동수사단은 최근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옵티머스 사건 수사 자료 일체를 넘겨받아 재수사에 돌입했다고 한다. 합수단은 과거 '여의도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얻으며 금융·증권 범죄를 전담했는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폐지했다가 지난해 5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부활시킨 바 있다.


합수단은 사건 관련 새로운 단서를 포착하고 재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은 합수단에 자료를 전달하기에 앞서 지난해 말부터 사건 관계자를 소환해 기존 수사팀의 수사 내용을 점검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비자금 조성 및 돈세탁 정황이 담긴 새 녹취록을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020년 중앙지검 수사팀은 사건 조사 과정에서 당시 청와대와 민주당 인사들의 이름이 적힌 '펀드 하자(瑕疵) 치유 관련'이라는 문건을 확보했다. 문건에는 옵티머스가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양호 전 나라은행장 등을 고문으로 두고 있었고, 그들이 어떻게 활동했는지가 담겼다고 한다.


검찰은 수사 착수 1년 2개월이 지난 2021년 8월 사건을 사실상 마무리하며 문건에 적힌 각종 의혹을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고 발표했다. 문건에는 채 전 총장이 옵티머스가 추진하던 경기 광주 봉현물류단지 사업 인허가와 관련, 2020년 5월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를 만났다는 내용도 있었지만 검찰은 "두 사람이 식사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청탁 사실은 부인하고 있다"며 이를 무혐의 처분했다.


옵티머스 이사 윤모 씨 아내인 이모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에 대한 의혹도 여러 차례 제기됐다. 이 씨는 옵티머스 관계사에서 사외이사로 재직하며 옵티머스 사업에 관여하다가 청와대 행정관에 발탁됐고, 재직 중 뇌물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당시 입건된 이 씨에 대한 처분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이미지 ⓒ 연합뉴스

수사 과정에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실 부실장 이모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도 있었다. 그는 당시 '옵티머스 로비스트'로 알려진 연예기획사 대표 신모 씨로부터 사무실 임차보증금과 가구·사무기기 임차료를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또, 로비스트 신 씨가 김진국 청와대 민정수석으로부터 현직 부장판사를 소개받았다는 의혹도 나왔다. 당시 검찰은 이 건에 대해서도 "신 씨를 상대로 경위를 확인했지만, 의혹이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고 했다.


반면 옵티머스 김재현 대표는 사기 혐의로 기소돼 징역 40년과 벌금 5억원, 추징금 751억 7500만원을 확정받았다. 옵티머스 2대 주주 이모 씨에 대해서도 징역 20년과 벌금 5억원이 확정됐다.


한편, 서울남부지검은 옵티머스 사건과 함께 2020년 남부지검이 수사하다가 흐지부지 마무리된 라임 펀드 사기 사건 수사도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경찰이 맡았던 디스커버리 펀드 사기 사건에 대한 재수사도 검토하고 있다.


라임 사건에서는 4000여 명에 달하는 개인 투자자가 1조 6000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2020년 1월 남부지검은 라임 펀드 전주(錢主)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해외 리조트' 접대를 했다는 녹취록 내용을 수사했으나 아직 결론이 나오지 않고 있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던 2020년 10월, 구속 중이던 김 전 회장이 일명 '검사 술 접대 의혹' 등이 담긴 '옥중 편지'를 공개하며 당시 수사팀은 사실상 해체됐고, 이 때문에 민주당을 향한 수사는 멈춘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여권 인사인 윤갑근 전 고검장은 다른 옵티머스 관계자로부터 자문료 명목으로 돈을 받고 은행에 로비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가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상황이다.


'라임 사건'의 핵심 김 전 회장은 지난해 11월 재판을 앞두고 도주했다가 48일 만에 검거된 바 있다. 검찰은 이달 16일 김 전 회장 횡령 사건 재판에서 징역 40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이 사건의 또 다른 핵심 인물인 김영홍 메트로폴리탄 회장은 2019년 10월 해외 도피 이후 아직 붙잡히지 않고 있다.


디스커버리 펀드 사건에서는 투자자들이 2500억원대의 피해를 입었다. 경찰은 2021년 5월 내사에 착수했으나, 1년이 지나서야 장하원 대표 구속영장을 신청해 '부실 수사'라고 비판받았다.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된 장 대표는 지난달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경찰이 디스커버리 펀드에 투자했다가 환매 중단 사태 당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있었던 장하성 전 주중대사와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입건하지 않은 것도 논란을 일으켰다.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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