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퍼주기 정책에…'5대 사회보험' 국민부담 年47조 늘었다
입력 2023.01.05 12:00
수정 2023.01.05 12:00
경총 '사회보험 국민부담 현황과 정책 개선과제' 발표
문재인 정부 시절 무분별한 선심성 사회보험 급여 확대로 국민들의 보험료 부담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도 보험 재정은 파탄 지경에 이르러 지금의 정책이 유지된다면 앞으로도 국민 부담은 상당할 전망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5일 발표한 ‘사회보험 국민부담 현황과 정책 개선과제’ 보고서를 통해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위기를 감안할 때 무분별한 양적 급여 확대는 국민의 보험료 부담 증가와 급격한 재정 악화로 직결돼 사회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하고, 국민경제 선순환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한해 우리 국민이 부담한 5대 사회보험료 규모는 총 152조36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140조7174억원보다 8% 늘어난 수치다. 2016년 총 105조488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문재인 정부 5년 만에 국민부담은 46조9878억원(44.7%)이나 늘어난 것이다.
항목별로는 건강보험료가 69조4869억원으로 전체 사회보험료의 45.7%를 차지한 데 이어 국민연금 53조5402억원(35.2%), 고용보험 13조5565억원, 장기요양보험 7조8886억원(5.2%), 산재보험 7조5644억원(5.0%) 순이었다.
특히 장기요양보험은 인구 고령화와 함께 수혜대상과 본인부담 경감제도 확대 등 정책적 요인 탓에 보험료율이 급격히 인상된 결과, 보험료 규모에서 처음 산재보험을 앞질렀다.
2021년 기업(사용자)과 근로자가 부담한 사회보험료는 총 124조6376억원으로, 전체 국민부담의 82.0%를 차지했다. 이 중 기업(사용자)이 순수하게 부담한 사회보험료는 67조6541억원으로, 노사부담액의 54.3%, 전체 국민부담액의 44.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사회보험료 증가는 매년 물가상승률과 GDP 성장률을 크게 상회하고 있어 국민경제 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0년(2011~2021)간 사회보험료 규모 증가율은 연평균 7.7%로, 물가상승률(연 1.3%)보다 약 6배, 명목 GDP 성장률(연 4.1%)보다 약 1.9배 높다. 이로 인해 명목 GDP 대비 사회보험료 비중은 2011년 5.2%에서 2021년 7.34%로 크게 상승했다.
한편, OECD 최신 통계(2020)에 따른 우리나라 GDP 대비 사회보험부담은 7.8%로, 전체 회원국 중 중위권(24위), 비유럽 회원국 중 최상위권(3위)으로 나타났다. 아직 OECD 평균치(9.2%)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일찍부터 사회보장시스템을 발전시켜 온 유럽권 국가를 제외하면, 산업선진국 G7 국가와 비교해도 중위권에 해당할 만큼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나라마다 제도가 상이해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우리나라 사회보험부담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른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가계와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 영향을 낳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사회보험부담 비중은 2010년 5.2%에서 2020년 7.8%로, 최근 10년간 증가율이 48.8%에 이른다. OECD 전체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이는 OECD 평균(7.2%)의 7배, 세계 최고령국가인 일본(24.0%)보다도 2배 이상 증가 속도가 빠른 것이다.
지금의 추세가 계속될 경우 우리나라 동 비중은 2026년 9.9%로 OECD 평균(9.7%)을 넘고, 2037년이면 15.3%로 스웨덴(6.7%), 핀란드(10.6%), 노르웨이(15.1%) 등 북유럽 복지 3국을 모두 추월할 전망이다. G20에서만 보면, 우리나라는 2034년 13.6%로 프랑스(13.2%)를 넘어, 2042년 18.6%로 독일(18.1%)까지 추월하게 된다.
보고서는 사회보험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 개선과제로 보험료율의 안정적 관리와 제도별 강력한 지출효율화 추진을 제안했다.
건강보험의 경우 의료이용량 관리 부재로 조금만 보장성을 확대해도 보험료율 추가 상승 압박과 급격한 의료비 지출 증가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인구위기를 감안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방안으로 ▲‘보장률’ 중심 건강보험 정책목표를 ‘이용량 관리’ 중심으로 전환 ▲급여 확대는 임금 인상에 따른 보험료 자연증가분 규모 내에서 통제 ▲전국민 대상 상병수당 도입 계획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국민연금은 기금고갈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큰 상황에서 기금운용 거버넌스의 전문성과 정치적 독립성이 부족하고, 보험료율 인상과 납입기간 확대 등 모수개혁 중심의 단편적 연금개혁 방안만 제시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이를 감안해 보험료율 인상에 앞서 장기적·안정적 수익률 제고를 목표로 ▲거버넌스 개편을 통한 기금운용 전문성 및 독립성 확보 ▲위법한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활동 지침’ 전면 개정 ▲자본시장과 기업 경영권 교란하는 ‘일반투자’ 공시 폐지를 제안했다.
고용보험은 실업급여 확대와 기금 목적 외 방만 사업 추진으로 정작 코로나19 위기 대응 여력을 상실, 두 차례 보험료율 인상에도 불구하고 2020~2021년 7조8997억원의 공공자금관리기금 차입금으로 연명하는 상황을 언급했다.
경총은 고용보험기금 정상화 과제로 ▲구직급여 하한액 개편 및 반복·부정수급 방지를 위한 수급요건 강화 ▲취업축하금에 불과한 조기재취업수당 폐지 ▲모성보호급여, 청년내일채움공제 등 기금 목적에 맞지 않는 사업 ‘구조조정’(일반회계 이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산재보험은 적용대상 확대 및 업무상재해 인정기준 완화 등에 따른 지출 증가, 장기성 급여 비중 증가를 이유로 보험료 과잉징수 논란이 야기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합리적 제도 운영을 위해서는 ▲방만 지출 등 도덕적 해이 야기하는 과도한 기금적립 지양 ▲산재예방 투자 연계를 통한 재정안정성 확보 ▲산재보험 연금급여 지급기준의 합리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장기요양보험은 2016년 이후 2021년까지 5년간 보험료를 2.25배 이상 인상하고도, 이 기간 적립배율은 0.46배(5.5개월치)에서 0.05배(0.6개월치)로 급락, 채 한 달도 못 버틸 수준의 적립금 고갈 위기에 직면했다면서 수혜대상 및 본인부담 경감제도 확대 등 정책적 요인에 의해 지출 증가가 가속화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경총은 긴급대책으로 ▲‘인지지원등급’ 즉각 폐지 및 본인부담 경감제도 축소·복원 ▲서비스 질과 이용량에 따른 급여제도 및 본인부담률 차등화 도입 ▲부정수급 등 재정누수 차단 강화를 제안했다.
손석호 경총 사회정책팀장은 “보험료 부담이 급격히 늘어난 만큼, 이제부터 사회보험 급여 확대는 반드시 경제성장 범위 내에서 추진되어야 한다”며 “앞으로 예정된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 장기요양기본계획 등 사회보장 관련 국가계획 수립 시 정책목표 달성에 소요되는 재원규모와 조달방안을 함께 제시해야 국민들이 납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