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주자 인터뷰] 김기현 "지지율 확 뛰었다...어차피 당대표는 나"
입력 2023.01.03 01:00
수정 2023.01.03 05:45
"투표권은 책임당원에게...지금 선거하면 내가 1등"
"대선·지선 '전국단위 선거' 지휘해 두 번 모두 이겨"
"당권주자는 대선 불출마해야...공정한 공천 못한다"
"文정부가 김기현 정치적으로 깨끗하고 맑다 인증"
원내에서 가장 처음으로 전당대회 공식 출마선언을 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의 지지율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 공식화'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 등 당권주자 가운데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에 가장 가깝다는 평가를 받으며 본격적으로 '당심(黨心)'을 사로잡고 있다는 해석이다.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데일리안과 인터뷰에서 김 의원은 신년 실시한 복수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 것에 대해 "지지율이 확 뛰는 것을 당원들도 보셨기에 이제는 '어대현(어차피 당대표는 김기현)'이라고 말할 것"이라며 화색을 보였다.
잠재적 당권주자인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것에 대해서도 조급함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실제 투표에 들어가면 역전돼 있을 것"이라며 "지금 나오는 조사들은 당원 여론조사 아니고 당 지지자에 대한 여론조사다. 책임당원들이 지금 투표하면 당연히 내가 1등"이라고 자신했다.
김 의원은 '친윤(親尹)'을 내세우고 있지만 친윤의 뜻이 '윤심 바라기'라면 자신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사람들이 모두 친윤"이라며 "그런 면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도 같은 생각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당권주자로서 경쟁력에 대해선 지난 1년 간 원내대표로서 대통령선거·지방선거 등 전국단위 선거를 지휘해 두 번 모두 이긴 점을 들었다. 또한 울산시장이었던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문재인 정권의 선거개입 혐의 등을 언급하며 "문재인 전 대통령과 싸워서 이긴 사람이 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가 김기현을 정치적으로 깨끗하고 맑다는 인증을 서준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당권에 도전할 사람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라고 다른 당권주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주장을 한 배경에 대해 "총선을 치르면서 다음 대권에 도전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공정한 공천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정한 공천은 정치적으로 경험이 풍부하고 균형감을 갖춰온 김기현이 압도적으로 잘 해낼 수 있다"며 "나는 대선에 나갈 계획이 없기에 내 사람을 챙기는 사천(私薦)을 할 이유가 없으며, 계파에서도 자유로운 사람"이라고 했다.
다음은 김 의원과 일문일답.
Q. 윤심에 가깝다는 평가 받지만, 신년 다수 여론조사에서 나경원 부위원장이 1위 했다. 역전 자신하는지 그렇다면 그 시기는 언제쯤으로 예상하는가.
"실제 투표에 들어가면 역전돼 있을 것이다. 지금 나오는 조사들은 당원이 아니라 당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다. 전당대회에선 당원 중에서 당비를 내는 책임당원이 투표권을 가진다. 보통 투표율은 50~60% 정도 된다. 그 사람들이 결과를 좌우하는데 지금 투표해도 (내가) 당연히 1등이다."
Q. 장제원 의원과 '김장연대' 공식화했다. 그런데 또 다른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권성동 의원도 당대표에 출마하면서, 윤핵관 내전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그것은 두 분의 이야기다. 지금 당대표 후보는 김기현이지 장제원 의원이 아니다. '김기현'이라는 상품을 가지고 선거하고 있는 것이다."
Q. 현재 친윤 후보들이 많다. 그리고 '김기현·권성동·윤상현·나경원' 등 친윤 후보(잠재적 후보 포함)들 모두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말하고 있는데 차별화되는 점은?
"먼저 친윤이라는 단어를 정의하고 싶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바라면 모두 친윤이다. 그런 면에서는 유승민 의원도 같은 생각이라고 믿는다. 윤석열 정부의 실패를 바라면 당에서 떠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친윤이 '윤심 바라기'라는 뜻이라면 오해의 소지가 있어 조심스럽다."
Q. 그렇다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당권주자로서 김기현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원내대표를 1년 하면서 전국 단위선거를 지휘해 열악한 조건에서 대통령선거, 지방선거를 모두 이겼다. 지금 당권주자 중에 전국단위 선거를 지휘해서 이겨 본 사람이 김기현밖에 없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본인이 직접 출마해 2~3번 떨어진 적도 있다. 그런 사람보다는 전국 단위 선거를 맡아 이겨본 사람이 경쟁력 있지 않겠는가.
또 하나 문재인 전 대통령과 싸워서 이긴 사람이 저밖에 더 있나. 물론 윤석열 대통령이 있지만, 당권주자 중 문재인 정권과 혈혈단신으로 싸워서 이긴 사람은 나 혼자다. 그때는 맨몸으로 싸웠고, 당이라는 외피도 없었다.
문재인 정부가 김기현이 정치적으로 깨끗하고 맑다는 인증을 서준 것이다. 그러니 선거 국면에 들어가면 정치적으로 공격받을 소지가 없다. 주식·빌딩 등 단 한 번도 비리에 연루된 적 없고, 민주당이 찾아보려고 해도 찾지 못했다. 그런 정치적 자산을 검증받은 사람은 유일하게 김기현뿐이다."
Q. 오늘 신년인사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따로 당부한 말 있었는지.
"당부라기보다 덕담을 하셨는데, 제가 밖에서 말하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다."
Q. 대통령이 '중대선거구제' 언급하면서 정치권 논의 활발해지고 있다. 중대선거구제에 대한 입장은?
"아직 당내 의견수렴 한 적이 없어서, 당내에서 먼저 논의해봐야 할 의제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생각이 있기는 하지만 지금 말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과 당대표로서의 생각은 같을 수 없다."
Q.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에서 "결국 선거는 저의 2년 동안 일에 대한 평가이자 앞으로에 대한 기대"라고 했다.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맞는 말이다. 대통령 2년 차에 총선을 치른다. 이 총선의 성격은 첫째가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이고 둘째가 야당 심판이다. 2024년 총선은 첫 번째보다 두 번째 평가가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야당이 얼마나 국정 발목잡기를 극심하게 해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미래가 훼손되고 있는지를 국민이 평가할 것이다.
야당은 말로 정치를 하지만 여당은 일로 정치를 한다. 여당은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 대표가 되면 주도적으로 정책적 역량을 키워서 변화 만들고 개혁할 것이다. 행정부에만 다 맡겨 놓으면 변화와 개혁이 어렵다.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려면 당이 정책의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Q. 수도권 총선 전략은 어색한 표현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총선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은 수도권 아닌가. 영남 출신으로 수도권 확장 가능성에 약하다는 평가에 대해선?
"총선에서 수도권이 중요한 것은 맞지만 ‘수도권 전략’이 아니라 ‘총선 전략’이어야한다. 수도권 표를 받으려면 당이 전체적으로 제대로 인물을 내놓고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 수도권엔 괜찮은 사람 내놓고 비수도권엔 안 되는 사람 내놓는 방식은 안된다. 수도권 전략은 처음부터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Q. 출마선언에서 당권 출마할 사람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라고 말했다.
"공정한 공천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총선 치르면서 다음 대권 도모하려고 하면 분명히 사천을 계획하게 돼 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집권 당시 총선에서 '공천학살' 난리가 났다. 그래서 제3당이 생겨 30~40석 가져가고 파란을 겪지 않았나. 이번에 또 그래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
Q. 이기는 시스템 공천을 약속했는데, 구체적으로 이기는 시스템 공천이 무엇인가.
"당선 가능성을 1번 기준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번 총선이 우리에게 반면교사(反面敎師)다. 지난 총선 지형은 '조국사태' '울산 공작 사태' 등으로 우리에게 나쁘지 않았는데, 공천을 잘못해서 결과가 좋지 않았다.
공정한 공천은 정치적으로 경험이 풍부하고 균형감을 갖춰온 김기현이 압도적으로 잘 해낼 수 있다. 대선에 나갈 계획이 없는 입장이라 사천할 이유가 없고, 친박도 친이도 아니어서 계파에서도 자유로운 사람이다."
Q. 이번 선거에서 경쟁자는 누구라고 생각하나.
"경쟁자는 김기현 나 자신이다. 절대우위에 있는데 비교우위가 왜 필요한가. 당을 잘 만들어 나가고 국민에게 행동으로 보여주고 결실을 맺는 것이 핵심 관건이다.
사실 경쟁 상대가 지금 없지 않나. 출마 선언한 사람 중에 내가 여론조사 1등이 나왔다. 그동안 지지율이 조금 안 올라가고 있었지만, 이제 지지율이 확 뛰는 걸 당원들도 보셨기 때문에, '어대현'이라고 하실 것. 어차피 당대표는 김기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