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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 "무정차 반인권적 방침, 오세훈 사과하라"…19일부터 또 시위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입력 2022.12.16 16:18
수정 2022.12.16 16:50

전장연 "시민과 장애인 갈라치기, 혐오 행태 멈추길"…19일부터 서울 지하철서 선전전 예고

전장연 "서울시 올해까지 '모든 역사 엘리베이터 100% 설치' 약속 어겨…시위 근본적 원인"

서울시 "2024년까지 엘리베이터 '1역 1동선' 확보 노력…현재 설치율 94%"

"출근길 불편으로 역장 판단해 무정차 실행, 서울시 사과할 일 아냐…전장연 공식 면담 요청 없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16일 서울시청 정문 앞에 모여 서울시의 장애인 이동권 보장 약속 위반과 서울시 지하철 리프트 추락 참사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페이스북

1년 동안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벌여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이번에는 서울시의 '지하철 무정차 조치'와 '장애인 이동권 약속 위반'에 항의하며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사과를 촉구하는 선전전을 펼쳤다. 서울교통공사(서교공) 측은 2024년까지 엘리베이터 '1역 1동선'을 100%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전장연은 19일부터 서울 지하철 곳곳에서 동시에 시위를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전장연은 16일 오전 서울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 모여 '250일 차 지하철 선전전'을 시작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목에 철제 사다리를 걸고 열차에 탑승하려 했으나, 서교공 측이 철제 사다리 반입을 막아서면서 시간이 일부 지연됐다. 서교공의 내부 규정에 따르면 길이, 너비, 높이 각 변의 합이 158cm 이상인 물품과 줄량이 32kg을 초과하는 물품을 가지고 승차할 수 없다. 양측은 이 문제로 10분 정도 실랑이를 벌이다 박 대표가 사다리를 두고 탑승했다.


이날 시위는 삼각지역에서 서울역을 거쳐 시청역에 도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무정차 통과 조치는 없었다. 박 대표는 "무정차라는 반인권적인 방침으로 시민과 장애인을 갈라치기하고, 혐오하게 하는 형태들을 멈추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서울 시내 곳곳에서 지하철을 타며 서울시의 무정차에 대한 책임과 국회에 진행되지 않고 있는 장애인 권리 예산의 책임을 물어나갈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전장연은 오는 19일부터 서울 지하철 곳곳에서 선전전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전장연 관계자들이 16일 시청 청사 벽면에 '서울시는 무정차보다 장애인 권리 보장하라', '서울시는 장애인이동권 약속 위반 사과하라'라는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붙이려 하면서 경찰들과 마찰을 빚었다.ⓒ페이스북

전장연은 역내 휠체어리프트가 추락해 장애인이 숨지는 사건이 이어지고 있는데 서울시가 올해까지 '모든 역사에 엘리베이터 100% 설치'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 시위의 근본적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전장연이 말한 시점, 2015년은 오 시장이 오기 전에 발표했던 것"이라며 "2024년까지 엘리베이터 '1역 1동선'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전체 337개 역 중 318개 역은 1동선을 확보했고, 2022년 현재 설치율은 94%에 달한다. '1역 1동선'은 장애인, 고령자 등 교통약자가 지하철역 출구에서 대합실, 승강장까지 별도 도움 없이 혼자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지하철에 탑승할 수 있는 동선을 말한다. 서교공 관계자는 "상일동역, 고속버스터미널역, 신설동역, 까치산역, 대응역 5곳은 공간 확보 문제 등으로 당장 설치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장연은 선전전을 마친 뒤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서울시의 장애인 이동권 보장 약속 위반과 서울시 지하철 리프트 추락 참사에 대해 오 시장의 공개 사과를 거듭 촉구했다. 전장연 관계자들은 시청 청사 벽면에 '서울시는 무정차보다 장애인 권리 보장하라', '서울시는 장애인이동권 약속 위반 사과하라'라는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붙이려고 하다 경찰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2021년 연말 완공한 충무로역 새 엘리베이터ⓒ서울시 제공

서교공 관계자는 전장연의 향후 시위 계획과 관련해 "현재 승객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인력을 투입하고, 경찰의 도움을 받아 시위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무정차 통과 방안 논의 당시, 전장연이 여러 지하철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시위에 나설 경우 해당 역을 모두 무정차할지 여부에 대해 논의된 것은 없었다고 전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출근길 불편이 가중되다보니 부득이하게 역장이 판단해 무정차 통과를 실행하고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서울시가 사과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무정차 통과 방침 철회와 관련해서도 현재로서는 논의된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서울시가 대화를 막고 있다는 전장연의 주장에 대해서는 "전장연의 공식적인 면담 요청은 없었다"며 "언론을 통해서만 사과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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