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코로나19-美 블프, 연말 증시 변수되나
입력 2022.11.28 06:00
수정 2022.11.28 06:18
올 한 해 부진 흐름 지속…남은 한 달 등락 주목
中 제로 코로나 유지...美 소비 심리 회복 관건
연말이 다가오면서 그동안 부진했던 증시가 한 해를 어떻게 마무리 할 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내 경제와 증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중국과 미국에서는 각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연말 쇼핑시즌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한 해 코스피지수는 2977.65(지난해 12월30일 종가)에서 2437.86(25일 종가)으로 약 18.13% 하락했다. 네 자릿수(1033.98)에서 시작했던 코스닥지수도 30% 가까운(29.05%) 내림세로 700선 초중반(733.56)으로 밀려난 상태다.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 등 긴축 기조 강화로 글로벌 증시가 침체를 면치 못한 것과 결을 같이 한 결과로 이제 관심은 남은 한 달여 기간에 낙폭을 키울지 일정 부분 회복을 이뤄낼 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경제적으로 상당히 국내와 엮여 있는 중국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몸살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폭증으로 인한 방역 강화로 경제와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만명을 돌파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자 최근 완화 조짐을 보였던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단 한 명의 코로나 확진자도 용납하지 않는) 정책이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
확산의 진앙지인 광저우는 봉쇄 연장을 결정했고 수도 베이징까지 준봉쇄에 돌입했다. 애플 아이폰 제조 기지로 유명한 폭스콘 공장이 있는 정저우에서도 지난 25일부터 5일간 전면 도심 봉쇄에 들어갔는데 공장에서 2만명에 달하는 노동자가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주요 도시에서는 3년째 유지하고 있는 당국의 제로 코로나와 도시 봉쇄 정책에 항의하면서 반정부 시위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증시에서도 외국인들을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내 경제와 증시뿐만 아니라 중국발 경기 둔화로 공급망 악화 문제가 다시 불거짐과 동시에 국내 경제와 증시에서 타격을 줄 수 있어 차이나 리스크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강도 높은 코로나 방역 정책인 제로 코로나가 실제 조기 종료될 가능성이 작아 코로나19 리스크는 국내외 경제와 증시에 상당 기간 영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27일 보고서를 통해 내년 2분기에나 단계적으로 폐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경제적 영향 최소화를 위한 정밀 방역으로의 기조 선회는 지속되겠지만 감염병 확산세가 통제 범위를 벗어날 경우 지난 4월 시행한 상하이 봉쇄와 같은 대규모 봉쇄로 전환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는 분석이다.
최원석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와 관련, “리커창 총리가 경기 부양을 위해 지준율 인하 카드를 언급하는 등 당국의 경기 부양의지는 긍정적이나 증시의 핵심 변수는 방역 강도”라며 “코로나19 확진자 추이 및 방역 기조에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증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미국 증시에서는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블랙프라이데이로 시작된 연말 쇼핑 시즌 효과가 미칠 영향이 관심사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11월 넷째 주 목요일) 다음 날 금요일부터 시작해 주말 동안 계속되는 할인 행사다.
한 해 최대 쇼핑 성수기인 연말 쇼핑 시즌의 시작점으로 미국 소비 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돼 주목도가 높다. 하지만 높은 물가 상승 등 인플레이션 우려로 예년 같지 않은 분위기다.
매년 온라인 쇼핑 매출이 증가하면서 오프라인에서 ‘오픈런’(매장 개점 전부터 줄을 서는 모습)이 사라진 탓도 있지만 한껏 높아진 물가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달 초 발표된 미국의 10월 물가상승률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물가가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를 가로 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여전히 8%에 가까운 물가상승률이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김영환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인플레이션 영향에도 불구하고 소비 규모가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지만 올해 미국 물가 상승률이 8%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 소비는 오히려 줄어드는 것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소비 경기는 상대적으로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내달 13일과 14일 양일간으로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 여부와 함께 FOMC 직전에 발표될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가 연말 소비심리에 변수로 작용하며 증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