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박용진 지역구서 '복당 신고식'…"김용·정진상도 우리 동지"
입력 2022.11.20 03:00
수정 2022.11.20 03:00
6년 만에 민주당 복당 앞둔 '정치 9단' 박지원
'만약 지금 DJ라면' 주제로 특강…단결 주문
"지금은 믿고 싸워야…다른 소리 나오면 안돼"
尹 향해 "이태원 참사 사과하고 이상민 감옥 보내라"
더불어민주당 복당을 앞둔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19일 당내 대표적인 소신파로 꼽히는 박용진 의원(재선·서울 강북을)의 지역구에서 사실상 '복당 신고식'을 치렀다.
김대중 전 대통령(DJ) 비서실장을 지낸 박 전 원장은 이날 오후 강북구 미아동 주민센터에서 '만약 지금 DJ라면' 주제로 강북구 주민과 당원들을 대상으로 정치 현안 특강을 진행했다. 이번 특강은 박 의원이 박 전 원장을 초청하면서 성사됐다. 박 의원은 지난 2012년 박지원 당시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원내대표 시절 당 대변인을 지냈다.
이날 청바지에 빨간색 니트 차림으로 등장한 박 전 원장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고조에 따라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민주당에 '단결'을 주문했다.
박 전 원장은 "국민의힘은 대통령한테 줄 잘서는 DNA밖에 없지만, 우리 민주당은 탄압 받으면 단결해서 싸우는 DNA가 있다"며 "이재명 대표든,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든, 정진상 당대표 비서실 정무조정실장이든, 모두 우리 동지 아니냐"고 했다. 이날 기준, 이 대표의 왼팔과 오른팔이라고 할 수 있는 김 부원장과 정 실장은 모두 구속된 상태다.
이어 "설사 그 사람들이 나중에 잘못되는 한이 있더라도,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오늘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는 심정으로 단결해서 싸워야 한다"며 "당에서 절대 다른 소리가 나와선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DJ라면 민주당 의원들과 당직자, 당원들에게 '뭉쳐 싸워서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 탄압·언론 탄압을 할 수 없도록 만들어라'고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원장은 "만약 이 대표와 김 부원장, 정 실장이 그러한 비리(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비리)가 있다면, 빨리 이실직고 국민한테 잘못했다고 하고 물러가야 된다"며 "그렇지만, 본인들이 '절대 아니다'라고 하면, 믿어야 한다. 지난 대선 때 1610만 표를 받은 이 대표와 그의 측근들이 아니라고 하면, 지금은 믿고 싸워야한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야권을 향한 '사정 드라이브'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대응 등에 대해선 비판을 쏟아냈다.
박 전 원장은 "YS(김영삼 전 대통령)가 강한 사정을 해서 (집권 1년 만에) 90% 이상 국민적 지지를 받았다"며 "(세계 주요 국가 지도자의 지지율을 정기적으로 조사해 발표하는) 미국의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가 (지난 17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16%로, 조사 대상 22개국 지도자 가운데 꼴등이었다. 국제적 망신"이라고 했다. 윤석열 정부의 '사정 드라이브'는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박 전 원장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선 "윤 대통령이 솔직하게 사과하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감옥 보내야 한다"며 "왜 세월호 사태 때처럼 실패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길로 가느냐"고 했다.
한편 박 전 원장은 최근 민주당 중앙당에 복당을 신청했고, 전남도당과 목포지역위원회가 긍정 의견을 내면서, 조만간 복당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원장의 민주당 복귀는 6년 만이다. 그는 지난 2016년 1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했다. 이후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당시 창당한 국민의당에 합류한 뒤 전남 목포에서 공천을 받아 20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21대 총선 땐 김원이 민주당 후보에게 밀려 낙선했으나,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원장에 임명됐다. 박 전 원장은 지난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귀신이 씌어서 안철수 신당으로 간 것이 내 인생이나 정치의 가장 큰 실수였다. (민주당으로) 돌아가야 된다"며 복당을 앞둔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