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상, 최장 20일 구속수사…'그의 입'에 달린 이재명
입력 2022.11.20 06:38
수정 2022.11.20 07:50
정진상, 10일간 구속기간 만료되면 한 차례 연장 가능…최대 20일 구속수사
검찰, 정진상 끝내 입 열지 않으면 이재명 소환 난망…확실한 증거도 없는데 제1야당 대표 소환 부담
검찰 정진상·이재명 '정치적 공동체' 묶은 것도…구체적 관계 규명하지 못했을 경우 대비 해석
이재명 "조작의 칼날 아무리 휘둘러도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 정진상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구속되면서 앞으로 이 대표를 향한 검찰의 수사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정 실장의 구속기간인 향후 20일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9일 서울중앙지법 김세용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정 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전날 검찰과 정 실장 측 변호인단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8시간 10분여에 달하는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결국 구속영장이 발부되며 검찰과 변호인단의 '1차전'은 검찰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정 실장의 심문 시간은 ‘역대 최장’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8시간 40분 심문에 맞먹는 시간이다.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국정농단 사태 관련 뇌물수수 등 혐의로 심문을 받고 구속됐다.
검찰은 앞으로 최장 20일 동안 정 실장을 구속수사할 수 있다. 10일간의 구속기간이 만료되면 한 차례 연장하는 방식이다.
검찰은 이 기간 정 실장과 대장동 일당 사이 유착관계에 이 대표가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그 대가로 어떤 이득을 얻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정 실장은 이 대표가 성남 지역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던 1990년대 중반부터 보좌한 최측근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대표가 정치에 입문한 이후에는 각종 선거와 성남시, 경기도, 민주당 등에서 이 대표를 보좌했다. 특히 이 대표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로 재직할 당시에는 자신에게 올라오는 보고서와 결재 문건을 사전에 모두 정 실장을 거치도록 했다고 전해진다.
이 때문에 검찰은 정 실의 압수수색 영장에 이 대표와 정 실장을 '정치적 공동체'라고 명시했다. 정 실장의 행동을 이 대표가 인지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는 것이다.
검찰은 두 사람이 '정치적 공동체'로 함께 움직이며 각종 특혜를 몰아주는 대가로 선거 자금 등을 지원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대표가 직접 정 실장을 자신의 '최측근'으로 인정한 만큼, 그의 입에서 나오는 진술은 강력한 증거 능력을 얻게 된다. 물론 정 실장은 앞선 검찰 조사와 영장심사에서 대부분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져 이 대표와의 관련성을 진술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이 대목이 검찰의 최대 난관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정 실장이 입을 열지 않거나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할 경우 검찰이 이 대표를 소환하기까지는 난관이 예상된다.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제1야당 대표를 소환하는 것은 검찰에게도 상당한 부담이기 때문이다. 검찰이 이 대표와 정 실장을 정치적 공동체라는 표현으로 묶은 것도 두 사람의 구체적 관계나 금전수수 사실을 규명하지 못했을 경우를 대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저의 정치적 동지 한 명이 또 구속됐다"며 "포연이 걷히면 실상이 드러난다. 조작의 칼날을 아무리 휘둘러도 진실은 침몰하지 않음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검무죄, 무검유죄"라면서 "당과 민주 세력에 대한 검찰 독재 칼춤을 막아내고, 민생을 지키는 야당 역할에 더욱 충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