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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적 협력한다더니…野, 참사 관련 기구 독자 행보 못박기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2.11.03 14:16
수정 2022.11.03 14:16

민주당 '이태원 참사 대책본부' 비공개 회의 개최

분명한 진상조사·분향소 확대 추진 등 계획 논의

與 제안 '여야정 특위'엔 선 긋기…국정조사 촉구

박찬대(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등 참석 의원들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5간담회의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용산 이태원 참사 대책본부 전체회의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3일 이태원 참사 대책본부의 향후 활동 방향을 세우는 등 사태 수습과 진상 규명 관련 독자 행보에 본격 돌입했다. 민주당은 당초 초당적 협력을 강조한 바 있지만, 국민의힘의 '여야정 조사 특별위원회' 제안에는 선을 긋는 모습이다.


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로 2차 회의를 열고 △국민적 추도를 위한 분명한 진상 조사 △분향소 확대 추진 △'사망자'가 아닌 '희생자 표현 사용 △근조가 쓰인 검은 리본 착용 등을 촉구하는 내용의 활동 방향을 정했다.


대책본부 내 국민추모단 소속인 민병덕 의원은 이태원 참사 발생 후 행정안전부에서 각 지자체에 내린 지침을 지적하며 분향소 설치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행안부는 각 지자체에 제단 중앙에 '이태원 사고 사망자'를 쓰고, 분향소 설치 지역은 시·도별로 1곳씩 시·도 청사에 설치하도록 안내했다. 행안부는 또 '글씨 없는 검은색 리본을 착용하라'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민 의원은 "행안부에서 의도적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왜곡하려는 의도가 보인다"며 "시도를 포함해 시민들이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시군구까지 분향소가 설치돼야 한다. 청사 내 설치는 옳지 않다"고 말했다.


대책본부 내 진상조사단 소속 김교흥 의원은 "이미 (당일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을 예측했다"며 "용산경찰서에서 교통통제나 폴리스라인, 인력 배치 문제를 정리했는데 지켜지지 않았던 것 컨트롤타워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어 "(경찰 등에) 무전 녹취, 해밀턴 호텔 앞 도로 CCTV 등 자료 요청을 계속했는데도 오질 않는다"며 "법적인 문제가 있는 사람은 법적 조치를 할 것이고, 파면과 해임 시켜야 할 사람은 파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책본부장인 박찬대 의원은 "국민적 추도를 위해 분명한 진상조사를 이뤄나가야 할 것"이라며 "수습이 부족한 부분은 충분히 지원될 수 있도록 저희가 더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대책본부는 참사 발생 당시 상황을 질의하고 미흡한 대응 등을 항의하기 위해 이날 오후 2시에 서울경찰청을 방문했다.


대책본부가 이같이 활동 방향을 정한 건, 국민의힘의 여야정 특위 제안을 사실상 거부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정가에서는 민주당이 국정조사 추진을 시사해 온 만큼 여야정 특위 구성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민주당은 실제 이날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국정조사 추진 의지를 명확히 드러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이제 국민이 국회에 부여한 책무를 다할 때가 됐다"며 "민주당은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조속히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수진 원내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여당 비대위원장이 언론에 얘기하고 저희 당에는 구체적으로 제안한 바 없지만 지금은 초당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진상조사 방법 찾아야 하지 않겠나"라면서도 "이 문제 중심에 서 있는 정부와 뭘 같이 하는 건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여당의 특위 제안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112 신고록 공개 등으로 정부 책임론이 확산하고 있는 만큼, 여야정 특위 제안은 정부 여당의 책임 회피를 위한 꼼수로 보인다는 의미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조사받을 사람들이 무슨 조사?"라며 "민주당은 이태원 참사 여야정 협의체를 거부한다. 국정조사를 통해 참사의 원인을 낱낱이 밝히고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책 등 국민과 함께 어깨걸고 싸우겠다"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이 초당적 협력을 공언해놓고 이율배반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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