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신세계-현대 3위 싸움 변수될까
입력 2022.11.03 08:28
수정 2022.11.03 08:28
작년 7월 신세계 강남점 철수로 신세계와 현대 각각 3곳 운영
총 21개 중 15개 사업권 대상…획득 여부 따라 매출 증감 엇갈릴 듯
관세청-인천공항, 스마트면세점 도입 이견…입찰 내년 초 연기 가능성도
인천공항 면세점 신규 사업자 입찰을 놓고 업계 3위 신세계와 4위 현대 간 치열한 눈치싸움이 예상된다.
매출 규모는 여전히 신세계가 높지만 내년부터 해외여행 수요가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인천공항 사업권 획득 여부에 따라 3위 순위가 바뀔 수 있는 전망이 나온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이르면 다음달 면세점 신규 사업자 입찰을 추진할 계획이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객이 급감한데다 높은 임대료 부담으로 앞서 2020년 3번에 걸친 면세점 사업권 입찰은 유찰된 바 있다.
입찰 흥행의 관건은 임대료 책정 방식이다. 현재는 매출과 상관없이 고정 임대료를 내는 방식이지만, 인천공항이 코로나19 여파를 감안해 매출에 따른 일정 비율을 임대료로 내는 매출액 연동제로 전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내년부터는 해외여행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인천공항 면세점에 대한 관심도 한층 높아졌다.
이번 입찰에 인천공항 총 21개 면세점 사업권 중 제1여객터미널(T1) 9개와 제2여객터미널(T2) 6개 등 총 15개 사업권이 걸려 있다.
인천공항 면세점 연간 매출이 수천억원에 육박하는 만큼 입찰 결과에 따라 순위 변동도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전반적인 해석이다.
업계 1위인 롯데와 2위 신라의 경우 각각 2위와 3위 간 매출 격차가 커 어렵지만 3위 경쟁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올 상반기 기준 업계 3위 신세계면세점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5853억원, 266억원으로 집계됐다. 4위인 현대백화점면세점은 9946억원, -277억원이다. 매출 규모만 놓고 보면 6000억원 정도 차이가 있지만 입찰 결과에 따라 순위 변동이 가능한 수준이다.
대기업 면세점 4사 중 신세계면세점만 인천공항 1,2터미널에 매장을 운영 중인데 내년 1월 2터미널 사업권, 7월 1터미널 사업권이 만료된다. 때문에 이번 입찰에서 신규 사업권을 획득하지 못하면 기존에 비해 매출 규모가 더 줄어들 수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대기업 면세점 4사 중 시장 진출이 가장 늦지만 2018년 서울 강남에 1호점 무역센터점을 오픈한 이후 2020년 2월 동대문, 9월 인천공항에 연이어 매장을 내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3위 신세계면세점은 작년 7월 강남점을 폐점하면서 양사는 각각 시내면세점 2곳, 인천공항 1곳 등 총 3곳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면세점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수익을 내는 사업인 만큼 호황일 때는 매장이 많을수록 유리하다.
인천공항은 대한민국의 관문으로 한국을 찾는 해외여행객 홍보효과가 높고 여행객들이 선호하는 명품 구매 측면에서도 유리한 장점이 있다. 해외진출 시에도 인천공항 면세점을 운영한 경험이 가점을 받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고 있어 이번 입찰에서도 공격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인천공항의 임대료 정책이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 전체적인 흥행여부가 갈릴 것 같다. 무리해서 입찰에 성공할 경우 임대료 부담에 따른 승자의 저주 상황이 재현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면세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입찰이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임대료 방식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관세청과 인천공항 간 스마트 면세점 도입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서다.
또 앞서 3차례 유찰의 부담이 있는 만큼 입찰 흥행을 위해 내년 7월 기한이 만료되는 신세계면세점 사업권(제1터미널)까지 포함해 입찰 규모를 확대할 수 있는 분석도 나온다. 이 경우 내년 초에만 입찰 절차를 시작하면 최소 4개월의 준비기간을 포함해 7월 신규 오픈하는 일정에 맞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