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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장 면세품 인도장’ 어떻게 생각하십니까?…“편의성 vs 대기업 특혜”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2.10.18 14:17
수정 2022.10.18 14:19

입국장 면세점 고사 위기에 물리적인 공간도 부족

무겁고 파손 위험 있는 면세상품 구입 부담 줄어

코로나19 사태 이전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모습.ⓒ데일리안

내년 상반기 시범운영을 앞두고 있는 입국장 면세품 인도장을 놓고 찬반 의견이 첨예하고 엇갈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면세산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정부가 이를 지원하고 여행객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일각에는 대기업 특혜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지난 17일 인천공항 국정감사에서는 입국장 면세품 인도장 도입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국회의원은 “인천공항의 입국장 면세품 인도장 설치는 중소 면세업자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인천공항에 입국장 면세품 인도장을 도입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관세청의 입국장 면세품 인도장 도입 정책이 대기업, 대형 면세점이 더 큰 이익을 보는 구조를 만드는 만큼, 인천공항의 시설관리권자인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국민편의 증진과 동시에 중소 면세사업자와 상생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 힘 강대식 의원도 “면세품의 입국장 인도장 설치 문제는 입국장 면세점들의 반발이 있다”며 “모두가 어려운 시기이고 이해당사자가 있는 만큼 국토부에서 양측의 입장을 잘 조율해달라”고 했다.


입국장 면세품 인도장은 여행객이 출국장 면세점에서 구매한 상품을 입국 시 수령할 수 있는 곳이다.


구매한 면세품이 해외체류 기간 동안 분실 또는 파손될 수 있고 여행 내내 들고 다녀야 하는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것이다.


특히 주류 등 무겁고 파손이 쉬운 상품의 경우 입국 시 받아갈 수 있어 여행객의 편의성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높다.


면세점 사업자 보다 소비 주체인 여행객 편의 측면서 검토해야


반면 중소면세점을 제외한 면세업계에서는 여행객들의 쇼핑 편의성을 위해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입국장 면세품 인도장 도입으로 중소면세점과 대형면세점 중 누가 이익을 보느냐의 관점 보다는 면세쇼핑의 편의성 측면에서 검토돼야 하는 문제”라면서 “다만 인도장 도입에 따른 중소면세점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임대료 감면 등 지원 조치가 필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입국장 면세점 고사 위기를 반대 근거로 삼기에는 명분이 부족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입국장 면세점은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의 도입 검토 지시 이후 2019년 5월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중소‧중견면세점으로 입찰을 제한해 대기업 계열 면세점의 참여는 제한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상품 경쟁력이 낮은 중소‧중견면세점이 운영하다 보니 여행객 입장에서는 살 만한 상품이 없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오픈 초기를 제외하고는 수년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정치권이 전 정부 치적을 유지하기 위해 중소면세점 위기를 빌미로 입국장 면세품 인도장 도입을 반대한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아울러 현재 입국장 면세점은 있는데 입국장 인도장이 없는 것도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당사자인 인천공항의 반대입장에 대해서도 업계의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17일 국정감사에서 입국장 인도장 설치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김경욱 인천국제공항 사장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답한 바 있다.

인천공항 측은 입국장 인도장 설치를 위한 물리적 공간이 부족해 인도장이 설치될 경우 수하물을 찾기 위한 여객과 면세품을 찾기 위한 여객이 뒤섞여 극심한 혼잡이 발생할 것이란 입장이다.


이에 대해 면세업계에서는 인천공항이 임대료 매출 감소를 우려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면세품 인도장의 경우 사업공간이 아니다 보니 기본임대료 밖에 받을 수 없고 운영에 따른 관리 부담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하는 중소면세점에 대한 임대료 지원 정책까지 시행될 경우 임대료 매출은 더욱 줄어들 수 있다.


코로나19 이전 기준 인천공항의 면세점 등 상업시설 임대료의 비중은 전체 매출의 60~70%를 차지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여행객이 줄고 면세점에 대한 임대료 감면 등을 실시하면서 2019년 매출액 2조8000여억원에서 작년 5600억원 규모로 급감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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