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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정권에 박해받은 에티오피아 참전용사…김진표, 직접 만나 감사인사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2.10.11 09:56 수정 2022.10.11 10:14

6·25 터지자 칙명으로 근위대 파병

황제 "한국 모른척 한다면 위선자"

좌익 쿠데타에 참전용사 핍박받기도

金 "고귀한 용기와 희생 기억하겠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11일(한국시간) 아프리카·중동 3개국을 순방 도중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를 찾아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하고 있다. ⓒ국회의장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에티오피아의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에 헌화하고, 생존해있는 참전용사들과 만나 허리를 굽혀 감사의 뜻을 표했다.


김진표 의장은 11일(한국시간)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의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을 찾아 참전 기념비에 헌화하고 묵념했다. 김 의장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지 호소를 위해 아프리카·중동 3개국을 순방하고 있다.


순방 과정에서 에티오피아를 찾아 참전 기념비에 헌화한 김 의장은 곧이어 행사에 참석한 참전용사 8명에게 다과를 대접했다. 생존해있는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은 대부분 90대의 고령이며, 현재 80명이 생존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표 의장은 "따뜻하게 환영해줘 정말 감사하다"며 "고귀한 용기와 희생으로 맺어진 한국과 에티오피아의 우호 관계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여러분을 기억하고 열심히 돕겠다"고 허리를 굽혀 감사의 뜻을 표했다.


아울러 "에티오피아는 용감한 군인의 모습을 보여줬다"며 "122명 전사자의 시신을 한 분도 빠짐없이 모두 (고국으로) 운송한 전우애에 깊은 존경을 표한다"고 다시 한 차례 고개를 숙였다.


하일레 셀라시에 에티오피아 황제는 1950년 북한의 남침으로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유엔 결의에 따라 황실 근위대를 중심으로 1개 대대를 편성해 파병했다. 황제는 파병 장병들에게 "우리 민족이 과거 이탈리아인들에게 무엇을 당해왔는지 짐도, 너희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그걸 알면서 (침략을 당한 대한민국을) 모른척 한다면, 침략자들보다 못한 위선자일 뿐"이라고 연설했다.


에티오피아군은 6·25 전쟁의 최고 격전지인 강원도 화천과 '철의 삼각지대' 등에서 북한 및 중공군과 253회 교전해 한 차례도 패배하지 않아 '불패의 전설'이라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1974년 좌익 쿠데타로 황제가 폐위된 뒤, 6·25 전쟁에 참전했던 참전용사들은 좌파 군부정권에 의해 박해를 받아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당시 에티오피아 좌파 군부정권은 한국전 파병 경력이 있는 군 고위직을 모두 강제 예편시키고 훈장을 추탈했으며, 퇴역 장교에 대해서는 연금 지급을 중단했다. 또, 황제가 조성한 한국전 참전용사 마을을 파괴하고 거주자들을 강제 추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테파노스 메르켈(97) 한국전 참전용사회장은 "당시 황제의 칙명에 따라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도 모르고 참전했다"면서도 "한국은 에티오피아가 참전했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를 많이 도와줬다"고 회상했다.


이어 "감사하다는 단어 외에도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면 더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라며 "북쪽 정권이 잘못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고 대한민국에 사과하는, 통일의 날이 오기를 기도한다"고 기원했다.


참전용사들의 화답에 김진표 의장은 깊은 감동을 받은 듯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부친이 6·25 전쟁에 참전했다는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버지를 보는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에티오피아 방문을 마친 김진표 의장은 다음 목적지인 르완다로 이동한다. 르완다 키갈리에서는 국제의원연맹(IPU) 총회가 열리며, 김 의장은 이 자리에서 각국 의회 지도자들을 만나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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