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김의겸 '李 수사하려 했다면 탄핵' 주장에 "복선 깔아두나"
입력 2022.10.10 14:14
수정 2022.10.10 14:17
김의겸 '李 코인 연루설' 공론화에 韓 황당
"북한 가상화폐와 연계됐다면 범죄 영역"
"내부고발? 수사 막기위한 복선? 묻고 싶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미국 출장과 관련해 이재명 대표를 수사하기 위한 목적으로 탄핵 사유라는 주장을 내놓은 가운데, 한 장관이 다소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10일 법무부에 따르면, 한 장관은 "김의겸 대변인 말처럼 대한민국 정치인이 북한 가상화폐 범죄와 연계되었다면 범죄의 영역"이라며 "김 대변인은 지금 '범죄신고나 내부고발'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나중에 저런 범죄가 드러나도 수사하지 말라고 미리 '복선'을 깔아두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이날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김 의원은 "검찰청법 8조에 보면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수사를 지휘할 수가 없다"며 "(한 장관이) 미국에 가서 조사를 한 것은 수사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무부 장관이 지휘한 정도가 아니라 본인이 직접 검사 본능을 발휘해 직접 수사를 하고 또 부장검사를 지휘한 것은 검찰청법 8조 위반"이라며 "공수처가 수사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사실로 드러나면 탄핵 사유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일 국회 법사위 법무부 국정감사에 나선 김 의원은 "한 장관이 90개가 넘는 미국의 연방검찰청 중 왜 뉴욕남부연방검찰청을 갔을까"라며 "버질 그리피스 때문에 갔을 것이라고 짐작된다"고 했었다.
버질 그리피스는 가상화폐 이더리움의 개발자로 지난 2019년 북한을 방문해 암호화폐를 이용한 해외송금 기술을 소개했다가 올해 초 미국 검찰에 기소돼 징역 63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그런데 미국 검찰이 제출한 자료에는 그리피스와 한국 내 연락책 사이 주고받은 메일에 "한국의 서울시장과 성남시장이 북한의 암호화폐 연결망 구축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대목이 등장한다.
김 의원은 "이메일 안에 이재명 성남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그리고 국회의원들이 등장한다"며 "얼핏 보면 '문재인 정부 주요 인사들이 북한을 돕기 위해 유엔 제재를 피해 가는 것뿐만 아니라 굉장히 불법적인 일을 했구나'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반대자 입장에서 보면 문재인 정부 주요 인사들, 그리고 이재명 시장을 속된 말로 일망타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이라며 "한 장관이 미국 출장을 간 이유는 이걸 수사하기 위해 간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 의원의 주장에 의아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음모론 수준이던 '이재명 대표의 대북 코인 사업 연루설'을 공론장으로 끌어 올려 의혹만 부풀렸을 뿐, 이 대표나 민주당이 얻는 이익이 보이지 않아서다.
한 장관도 당시 국정감사에서 다소 황당하다는 반응이었다. 그는 "미국과 여러 공조를 하는 것은 맞지만 구체적 사안을 밝힐 수 없고 사안 하나를 위해서 (출장을) 가거나 하진 않는다"며 "만약 진짜 그런 문제가 있다면 범법 가능성이 큰데 조사를 하면 안 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왜 그런 것을 묻는지 솔직히 말해 달라"고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