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씨태그⑦] 생명을 지키는 첫걸음 ‘생존수영’…세시간 교육으로 내 가족 지킨다
입력 2022.09.30 09:44
수정 2022.09.30 10:34
생존수영으로 긴급상황 시 골든타임 확보
해양교통안전公 해양안전체험교실 인기상승
소셜네트워크(SNS) 시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가 바로 ‘해시태그’다. 해시태그는 단어나 여백 없는 구절 앞에 해시 기호 #을 붙이는 형태의 표시 방법 혹은 메타데이터(meta data) 태그다. 마이크로블로깅(microblogging) 혹은 트위터(Twitter), 인스타그램(Instagram)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사용된다. 데일리안 기획 ‘해씨태그’는 바다 해(海)와 바다(SEA)를 접목해 만든 합성어다. ‘안전한 바다이야기를 쫓아간다. 추적한다. 찾아간다’라는 의미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에서 추진하는 안전한 바다가 주제다. 앞으로 해씨태그와 함께 안전하고 즐거운 바다 이야기를 기획으로 연재할 예정이다. <편집자 주>
#. 물놀이 안전사고 걱정 없어요
#. 가족과 함께하니 즐거움 두 배
#. 생존수영은 선택 아닌 필수
#. 해양안전체험교실 확대 해주세요
#1. 지난달 31일 강원도 고성군 아야진해수욕장에서 바다에 빠진 손자를 구하려던 할아버지 A씨(71)가 파도에 휩쓸려 사망했다. 소방당국은 신고를 받고 20여 분 만에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호흡 정지로 사망했다.
#2. 지난 2020년 6월 5일 인천 무의도 하나개 해수욕장에서는 갯벌에서 조개를 캐던 사람들 8명이 밀물에 고립됐다. 그 중 가장 어린 초등학생 1명은 구조되기 전까지 생존수영을 하며 버텼고, 어른 여성 3명은 플라스틱통 의자 하나에 의지했다. 고립된 인원은 구조요청 30분 만에 8명 모두 구조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규제가 완화되고 무더위가 길어지면서 물놀이로 인한 사고 발생이 끊이지 않고 있다. 비단 여름철뿐만 아니라 바닷가에서 발생하는 사고가 매해 빠짐없이 나타나 바다 이용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행정안전부 2017~2021년 물놀이 사고 현황에 따르면 물놀이 사고로 발생한 사망자는 모두 147명이다. 2017년 37명, 2018년 33명, 2019년 28명, 2020년 25명, 2021년 24명이 물놀이를 하다 사망했다.
물놀이 사망 사고 원인별로 살펴보면 수영미숙 31.3%(147명 중 46명), 구명조끼 미착용 등 안전 부주의 29.3%(43명), 음주수영 17.0%(25명), 튜브전복 8.8%(13명), 높은 파도・급류 6.8%(10명) 순으로 나타났다.
◆생존수영으로 긴급상황시 골든타임 확보
전문가들은 생존 수영으로 바다에서 1~2시간은 떠서 버틸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별하지 않다고 지나칠 수 있지만 가장 먼저 배워야 할 생존 수영. 생존 수영이 중요한 이유다.
계절적 수온과 파고에 따라서 생존 가능 시간은 많은 차이가 있다. 그러나 구조대나 소방대가 출동할 1시간 안쪽 골든타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찰나의 순간을 만드는 것이 바로 생존수영이다.
따라서 수영을 배울 때 기본 체조와 같이 가장 먼저 배워야 할 것이 바로 생존 수영이고, 생존 수영으로 물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 수영 학습에도 상승효과를 볼 수 있다. 자전거를 배우듯 한번 배워 놓으면 필요할 때 당황하지 않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것과 유사한 원리다.
생존 수영은 특별한 기술이 아니다. 그저 물에 가라앉지 않고 오래 떠 있는 방법이다. 사람이 물에 빠지면 몸에 힘이 들어가고 겁이 나서 허우적거리게 된다. 그러면 몸에 힘이 들어가게 되고 점점 더 가라앉는다. 편안하게 누워서 양팔을 자연스럽게 벌리고 얼굴과 두 팔, 그리고 두 발끝을 수면 위로 뜨게 하는 것이 생존수영 핵심이다.
생존 수영은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교육부 정식 교과과정에 편입됐다. 교육 대상은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다. 일반적인 교육과정은 ▲구명조끼 착용 ▲입수·출수·누워뜨기·배영 ▲체온보호 ▲생존수영 ▲구명뗏목 탑승 ▲구조 신호 교육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해양교통안전공단, “가족이 모두 알아두면 안전도 행복도 두 배”
그동안 코로나19 확산으로 위축됐던 생존수영 교육이 하나둘 운영을 시작했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은 해양수산부와 공동으로 지난 17일 세종시 아름동 소재 실내수영장에서 세종시민 40여명을 대상으로 ‘가족과 함께하는 해양안전 체험교실’ 운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해양안전 VR체험과 생존 수영으로 구성된 이번 행사는 상대적으로 해양안전교육 기회가 적은 내륙지역 학생 및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해양안전 의식 향상 및 안전사고 위기 대응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역사회공헌 및 상생협력을 통한 ESG경영 실천사업 일환이다.
특히 이번 체험교육은 단순한 안전교육에 그치지 않고, 공단에서 보유하고 있는 메타퀘스트 일체형 VR장비를 활용했다. 선박화재 발생시 대처법, 구명뗏목 작동·탑승 방법 등 시청각 체험교육과 생존 수영, 구명조끼 착용법, 구명 뗏목 탑승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참가자들 호평을 받았다.
참가자들은 처음 접하는 생존교육에 전반적으로 생소하고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금새 교육 강사의 전문적인 지도에 적응했다.
가족 단위 한 참가자는 “입수 전에는 망설여지고 무섭기도 했지만, 직접 물에 빠져 교육을 받고 보니 위급현장에서 당황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며 “무엇보다도 가족들이 함께 체험할 수 있어 기억에 남는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은 지난 2019년부터 ‘찾아가는 해양안전체험’사업으로 전국 5~6개소에 해양안전체험시설을 운영 중이다. 매년 약 5000명 국민이 안전교육을 체험하고 있다.
공단은 향후 가족 단위뿐만 아니라 성인, 유·소아 대상 프로그램을 확대해 전 국민 대상 해양안전의식 향상 체험 교육프로그램으로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이날 생존교육을 총괄한 공단 김영두 교통안전정책실장은 “이번 체험교실은 내 주변에 가장 가까이 있는 가족, 지인들과 함께 여행 중 발생될 수 있는 위급상황에 대처할 해양안전 기초지식과 해양생존 능력 향상을 위한 첫걸음에 의미를 두고 싶다”며 “특히 내륙지방에 위치해 공간·시간적 제한으로 해양안전교육을 접하기 힘들었던 세종지역 가족들에게 이번 기회로 좀 더 해양안전 중요성을 인식하고, 가족간 모두 공유할 수 있는 안전체험 기억으로 남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10월 13일 [해씨태그⑧]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