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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씨태그④] 인공지능으로 소형선박 시장 활기…안전・성능 모두 잡았다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입력 2022.06.07 06:30
수정 2022.06.06 15:36

10t 미만 소형선박 안전 극대화

성능 중심에서 기술 중심으로

표준어선 개념 재정립

선주 취향데로 AI가 설계


10t 미만 소형선박 시장이 AI 설계에 힘입어 새로운 활기가 예상되고 있다. 선주 취향대로 선박을 설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전과 성능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배군득 기자

소셜네트워크(SNS) 시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가 바로 ‘해시태그’다. 해시태그는 단어나 여백 없는 구절 앞에 해시 기호 #을 붙이는 형태의 표시 방법 혹은 메타데이터(meta data) 태그다. 마이크로블로깅(microblogging) 혹은 트위터(Twitter), 인스타그램(Instagram)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사용된다. 데일리안 기획 ‘해씨태그’는 바다 해(海)와 바다(SEA)를 접목해 만든 합성어다. ‘안전한 바다이야기를 쫓아간다. 추적한다. 찾아간다’라는 의미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에서 추진하는 안전한 바다가 주제다. 앞으로 해씨태그와 함께 안전하고 즐거운 바다 이야기를 기획으로 연재할 예정이다. <편집자 주>


#. 이제 선박도 내 맘대로

#. 낚시 어선의 변신

#. AI설계의 진수를 보여주마

#. 소형선박의 기준


국내 어선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10t 미만 시장이 인공지능(AI)을 만나면서 조용한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그동안 안전에 취약하다는 논란을 극복하고 AI 선박설계가 10t 미만 어선을 만드는 중・소형 조선소에 단비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리나라에는 약 10만여 척 선박이 운항되고 있다. 그 중 약 6만5000척은 어선이다. 국내 어선 분포는 10t 미만 94.2%, 10t 이상 5.8%이다. 10t 미만 선박이 연안에서 활발하게 운항하고 있는 것이다. 10t 미만 선박은 주로 소형선박, 소형어선으로 불린다.


반면 국내 어선 총톤수별 해양사고율은 10t 미만 73.4%, 10t 이상 26.2%를 차지하고 있다. 10t 이상 선박에는 까다로운 안전 규제를 적용하는데, 비중이 높은 10t 미만 선박의 경우 오히려 안전에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권수연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어선연구실 차석연구원(부장)은 “사실 우리나라는 조선 해양강국으로서 선박상선 설계에있어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수준”이라고 전제한 뒤 “하지만 대형선박과 달리 소형어선의 경우 대부분 열악한 환경에서 비표준화된 상태로 건조되고 있다. 이에 사고의 위험에 더 노출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행히 해양사고는 꾸준히 증가하다가 지난해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럼에도 여전히 해양사고 중 불법개조, 안전의식 결여 등으로 인한 전복사고는 꾸준히 발생되는 실정이다. 기술적 검토단계 없이 작성된 도면으로 건조되는 10t 미만 어선 설계방법 개선이 요구되는 이유다.


권 부장은 “소형어선 각 부분에 대한 모듈항목을 선정하고 항목별 모듈에 대한 기술검토를 수행해 표준어선으로 활용할 모듈을 개발하고 있다”며 “AI를 활용해 수요자 요구에 따라 개발된 모듈조합이 가능한 신개념 설계방법 적용으로 연안어선 설계 방법을 개선하고자 한다”고 대안을 내놨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에서 연구에 착수한 AI기반 어선안전 설계 데이터 플랫폼 개발 개념도.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우리나라 연안이 안전해진다…표준어선의 다양화


어선은 무엇보다 선주 선호도 영향이 크게 작용한다. 기존에 추진됐던 한정된 모델 표준어선 보급은 어업인들 공감을 얻기 어려웠다. 업종별로 단 1척의 표준어선이 개발돼 보급을 저조했던 것이다.


따라서 정부 정책에 적합하고 현장 수용성 및 안전성이 검증돼 어업인들 기회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표준어선 보급이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이 필요해졌다.


대형 상선 설계소와 달리 어선 설계소의 경우 기업이 아닌 어업인 대상 사업이다. 규모도 작고 고급기술 인력 채용이 어렵다. 국내 중소형 선박 대상 설계사무소는 약 65개소인데 반해 국내 소형 어선만 주로 설계하는 설계소는 약 30개소 정도에 불과하다.


성능 해석 프로그램 보유 및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는 인력이 확보된 설계소는 전체 1% 이내다. 이에 전문가와 선박업계에서는 사용자가 언제 어디서나 쉽게 어선 안전성 검증을 할 수 있는 어선 설계시스템 보급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지난 2000년 이후 경쟁력 확보를 위해 허가톤수를 준용한 주요제원 변경으로 평균 깊이가 약 20% 정도 감소하는 사고위험이 높은 어선이 증가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개발 톤급에 적합한 주요제원을 도출해 안전성이 확보된 선체 모듈 개발이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또 입소문에 의한 각종 부가물이 안전성 및 실효성 검증 없이 무분별하고 부착되고 있어 이에 대한 검증의 필요성도 생겼다. 따라서 모듈 개발 시 어업인 선호 부가물 등에 대한 정확한 성능 검증결과도 이번 연구에 담았다.


권 부장은 “어업인들 안전의식 부재에 따른 안전사고는 매년 증가 추세”라며 “안전사고에 따른 기준강화 대처 방향에서 제도와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자체점검으로 어업인들 안전의식 및 책임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국내 어선은 위험성 분석 및 관리에 대한 연구사례가 없어 업종별 특성에 맞는 위험 사항을 관리할 수 있도록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더구나 현재까지 정부 지원 어선 연구는 다수 수행됐지만 그 결과의 활용도는 미진한 부분도 눈여겨 봤다. 연구결과의 현실성이 낮아 선호도가 낮은 이유도 원인으로 꼽혔다. 연구결과에 대한 홍보나 보급방법 문제점에 대한 고려가 없었던 것도 표준화가 부진한 배경이다.


권 부장은 “이제 기존 요소기술 연구결과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를 수용하고 활용할 수 있는 어선 설계시스템이 탑재된 데이터 플랫폼을 개발해야 할 시기”라며 “사용자 선택범위를 넓히고 DB를 계속 유지 및 관리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권수연 차석연구원은 AI 설계가 도입되면 10t 미만 선박의 사고예방과 어선 위험관리가 수월해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배군득 기자
◆AI 설계, 안전하고 개성 있는 소형선박 시대 이끈다


AI 선박설계는 그동안 단조롭고 안전에 취약한 소형선박 시장에서 눈길을 끌 만한 요소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인 선주나 어민 선호도에 맞춘 쉽고 빠른 선박 설계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쉬는 선실을 확장하고 싶다거나, 조타실을 넓게 쓰고 싶으면 기존에는 어려웠지만 AI 설계로는 쉽게 제작할 수 있다. AI를 활용한 스마트안전기술의 어선 적용으로 어선 안전강화를 통한 사고예방과 어선 위험관리는 덤이다.


해양교통안전공단에서 제시하는 소형선박 표준화 전략을 보면 연구에서 개발한 어선 설계데이타 시스템에서 모듈조합을 통해 만들어진 모델들을 표준어선으로 수용하도록 ‘안전복지를 강화한 표준어선형에 관한 기준’ 개정안을 만들어 정책 제언을 수행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한 플랫폼 시범운영은 실제 소형선박에서 연구를 하는 ‘리빙랩’ 방식을 채택했다. 리빙랩 플랫폼 시범운영으로 설계소와 조선소, 어민들이 전문지식과 전문 소프트웨어가 없어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뒀다. 플랫폼을 통해 만들어지는 결과물들이 기초적인 표준화가 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용접 라이센스 체계 구축도 나선다. HDPE 어선 건조를 위한 HDPE 용접 매뉴얼을 개발하고 관련 전문 가를 키울 수 있도록 교육해 라이센스를 획득하는데 주력하겠다는 복안이다. HDPE 어선 건조체계 표준화 및 지 속적 건조 활성화를 유도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HDPE는 기존 강화플라스틱섬유(FPR) 중심의 소형선박을 대체함과 동시에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는 대안인 셈이다. 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증가하는 귀어인들에게는 전통 어업방식보다 기계적 자동적으로 어업하는 방식을 선호한다는 부분도 새로운 선질 개발이 절실해진 배경이다.


권 부장은 “FRP 어선 생애주기를 25년 정도로 봤을 때 향후 5년 이내 교체돼야 할 어선이 다수 발생할 것”이라며 “공단은 최근 해외에서 친환경 선박소재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HDPE를 활용한 어선 개발 및 보급이 가능하도록 연구기간 내 HDPE 어선 구조기준 개발과 용접체계 구축, 시제선 건조 등을 수행 현재 FRP 어선의 친환경 선박소재 대체를 위한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 부장은 이어 “향후 공단은 신설되는 목포와 인천 스마트검사센터에서 공단 내 검사원, 설계소 및 조선소 기술인력을 대상으로 HDPE 어선 용접 및 건조 교육 등 기술지원을 통해 친환경 어선관련 기술확산에도 앞장설 예정”이라며 “실제 어민들이 현장에서 HDPE와 FRP 어선을 비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어민들의 건조 수요가 발생하고 이를 충족할 수 있도록 조선소 등 관계자들에 대한 HDPE 어선 건조 기술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6월 17일 [해씨태그⑤]가 이어집니다.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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