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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대란 공포…포스코 '태풍' 이어 현대제철 '노풍' 위기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2.09.21 11:11
수정 2022.09.21 11:12

현대제철 노조 "사측 22일 교섭 불참시 파업 불사"

'국가적 위기 속 현대제철 생산능력 중요' 인지하고도 파업 운운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현대제철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태풍 힌남노에 따른 침수 피해로 가동 차질을 빚으며 철강 수급난이 한창인 가운데 현대제철까지 노동조합의 파업 예고로 가동을 멈출 위기에 처했다. 국내 철강산업의 양대 축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동반 가동 차질은 국내 산업계 전반에 큰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우려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제철 4개 지회(당진, 인천, 포항, 당진하이스코)는 최근 회견문을 내고 오는 22일 열리는 16차 교섭에도 사측이 참여하지 않으면 쟁의 행위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했다.


노조는 지난 3월 사측에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요구안을 발송하고 6월부터 1차 교섭을 요청한 이래 4개월간 15차까지 교섭을 진행했으나 사측은 단 한 차례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노조측 요구안에는 기본급 16만5200원 인상, 지난해 영업익 15% 성과급 지급, 연월차 제도 및 2015~2017년 특별호봉 지급에 따른 이중임금제 개선, 교대 및 상주 수당 인상, 차량구입 지원금 개선 등이 담겨있다.


여기에 400만원의 특별격려금 지급까지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현대차‧기아가 사무‧연구직 책임매니저들 중 성과가 좋은 직원 10%를 선발해 500만원의 ‘탤런트 리워드’를 지급한 이후 현대차‧기아 노조의 반발로 전체 직원에게 400만원의 특별격려금을 지급했는데, 이를 다른 계열사들도 줄줄이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사측은 지난해 임금협상을 통해 기본급 7만5000원 인상과 성과급(기본급 200%+770만원)까지 지급한 상태에서 추가 격려금 지급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다른 계열사의 특별격려금을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내세운다.


사업장별 상황이 다른데 임금체계를 통일하라는 노조 요구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교섭에 나서지 않은 것도 특별격려금과 임금체계 통일 등을 놓고 이견이 너무 커 대화가 이뤄지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의 사장실‧공장장실 점거 등 불법행위도 정상적인 교섭 진행을 막는 걸림돌이다. 노조는 특별격려금 지급을 요구하며 지난 5월 2일부터 5개월째 사장실 및 각 공장장실을 점거하고 있다.


노조는 이미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라 22일 교섭 무산시 합법적으로 파업을 단행할 수 있다. 지난 7월 21~23일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94.18% 찬성으로 가결됐다. 같은 달 25일에는 중앙노동위원회가 쟁의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업계에서는 포스코 포항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철강 수급난으로 국내 전 산업계가 큰 위기에 봉착한 상황에서 현대제철 노조가 수급난을 가중시키는 파업을 무기로 사측을 압박하는 게 지나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제철까지 가동을 멈출 경우 자동차, 조선 등 전방산업까지 줄줄이 위기를 맞을 수 있다.


특히 현대제철 노조는 회견문에서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태풍 피해를 언급한 뒤 “대한민국 경제가 흔들릴 수 있는 위기상황에서 포스코와 동종제품을 대량생산하는 우리 현대제철의 생산능력은 더욱 더 중요하다”고 언급하기까지 했다.


지금이 위기 상황이고, 현대제철의 파업이 국가 경제를 더욱 흔들 수 있음을 인지하면서도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파업까지 불사하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파업은 노조의 정당한 권리지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가적 위기상황을 볼모로 파업을 벌이겠다는 태도는 정당성을 인정받기 힘들다”면서 “만일 현대제철 노조의 파업으로 철강 수급난이 가중돼 자동차, 조선 등 제조업 전반의 위기가 본격화된다면 국민적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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