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가는' 러시아, 또다른 우크라 원전 공격
입력 2022.09.20 17:21
수정 2022.09.20 17:43
우크라 두번째 큰 원전 맹공
원자로 300m 부근서 폭발
러, 공격 관련 입장 안 밝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의 원자력발전소를 미사일 공격한데 이어 또 다른 지역의 원전을 겨냥해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기업 에네르고아톰은 러시아군이 19일(현지시간) 새벽 미콜라이우 주에 있는 피우데노우크라인스크 원전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이 원전은 우크라이나에서 두 번째로 큰 원전으로 이미 러시아에게 점령당한 자포리자주 에네르호다르 원전에서 북서쪽 방향으로 약 195㎞ 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에네르고아톰 측은 "원자로에서 약 300m 떨어진 곳에서 강력한 폭발이 발생했다"면서 "원자로 3기는 이상 없이 가동 중이지만, 3개의 송전선의 전력이 일시적으로 차단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발전소 건물 유리창이 부서졌다"고 전했다.
NYT는 최근 우크라이나 북동부의 하르키우 지역 등에서 퇴각하던 러시아군이 언제든 우크라이나의 원전을 공격해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분석했다.
NYT가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 이날 오전 0시 30분께 해당 원전 주변에 폭발로 추정되는 섬광이 담겼다. 폭발로 인한 충격으로 발전소 건물이 크게 부서졌으며, 주변의 수력발전소와 송전선도 큰 피해를 입었다. 수력발전소 한곳은 가동이 중단됐으며 주변 일부 지역에서는 한동안 정전돼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을 통해 "원전이 어떤 것인지 잊은 채 또다시 공격하려 했다"며 "러시아는 전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너무 늦기 전에 이들을 멈춰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키릴로 티모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부국장은 "원전 내 3개의 송전선이 일시적으로 전력이 차단됐다가 자동으로 복구됐다"며 "미사일이 몇 백 m만 옆에 떨어졌으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러시아 측에서는 이번 원전공격 여부에 대한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