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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영욕의 5개월…이준석 파동에 결국 중도 하차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입력 2022.09.08 16:17
수정 2022.09.08 17:54

정진석 비대위 출범 확정 후 사퇴 표명

기대 모았지만, 내홍 등 논란에 결국 하차

"당내 갈등 조기수습 못한 것 아쉽다"

이준석엔 "위기와 혼란 야기하고 있어"

권성동 국민의힘원내대표가 8일 오후 국회에서 원내대표직 사퇴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사의를 표명했다. 취임한 지 153일 만의 일이다. 권 원내대표는 정권교체 핵심 기여자로 평가받으며 윤석열 정부 초대 여당 원내대표에 올랐으나, 이준석 전 대표 징계 과정에서 내홍이 분출되며 당 안팎의 사퇴 압박에 시달려왔다.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취재진과 만난 권 원내대표 스스로도 "당내 갈등과 혼란을 조기에 수습하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쉽다"며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취임 초 권 원내대표는 소위 '윤핵관'으로 통하며 새 정부의 정책 기조를 당에 녹여낼 적임자로 기대를 받았다. 특유의 뚝심과 추진력도 강점이었다. 취임 후 '해수부 공무원 강제북송 TF'를 띄우며 대야 공세의 전면에 섰고, 친야 시민단체의 낭비성 예산사업 문제를 공론화한 것은 성과로 평가된다.


하지만 소수여당의 한계를 극복하진 못했다. 민주당의 검수완박법 강행에 일부 양보를 하며 합의를 했다가 내부의 강한 저항에 철회를 선언하며 체면을 구겼다. 여야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도 법사위원장을 사수하는 데에는 성공했으나 사법개혁특위 설치는 막지 못했다. 행정안전위원장과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장 직을 여야가 1년씩 맡기로 하는 등 반쪽짜리 합의에 머문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논란을 자초한 사례도 있다. 야당의 대통령실 '사적 채용' 공세 당시 권 원내대표는 "장제원 의원에게 압력을 가했다" "7급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에 넣었더라" 등의 해명으로 되려 논란을 키웠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윤핵관'으로 통하는 장제원 의원과 일부 갈등이 노정되며 정권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무엇보다 윤석열 대통령과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노출한 것이 권 원내대표의 결정적인 실수였다. 이준석 전 대표의 징계를 '사고'로 해석하고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아 당이 안정화되는 기로에서 다시 겉잡을 수 없는 혼란으로 빠져들게 된 원인이었다. 비대위를 출범시키며 수습에 나섰지만, 법원이 '효력정지'를 결정하면서 책임론은 더 이상 피할 수 없었다.


다만 추석 전 당헌당규를 개정하고 2차 비대위 출범을 완료하며 유종의 미는 거둘 수 있게 됐다. 당 안팎에서는 새 원내대표 선출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으나, 그럴 경우 추석 전 새 지도부 구성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던 게 사실이다. 선거법 위반 등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고발하고 '김건희 특검법'으로 추석 여론전에 나섰던 민주당에 대응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던 셈이다.


권 원내대표는 "사퇴의 뜻을 굳힌 지 오래됐다. 그러나 이제야 뜻을 밝힐 수밖에 없었다. 당헌당규 개정과 새로운 비대위 전환을 위해 원내대표로서 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사퇴가 너무 늦었다는 비판 역시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전 대표를 향해서는 "연이은 가처분 소송으로 위기와 혼란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 당헌당규의 빈 곳을 파고들어 정치의 사법화를 야기하고 있다"며 "이제 모든 갈등과 분쟁을 내려놓고, 국익과 국민을 위한다는 정치의 본령에 충실해야 한다. 어떠한 정치 논리도 민생이라는 책무보다 결코 우선될 수 없다"고 자제를 촉구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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