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대출 금리...‘금리상한형・안심대출’ 주목
입력 2022.08.31 13:36
수정 2022.08.31 20:55
‘파월 쇼크’ 주담대 고정형 6% 돌파
금리상한형, 한 달 새 410건 ‘인기’
내달 안심전환대출 경쟁 치열할 듯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무섭게 치솟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직후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의 강력한 메시지까지 더해지면서 대출 이자율은 더 뛸 것으로 전망된다. 연말까지 예상되는 대출금리는 8% 수준. 대출 이자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금리상한형 주담대’, ‘안심전환대출’ 상품으로 시선이 쏠리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은 내달 15일 진행하는 안심전환대출 신청 경쟁률이 그 어느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안심전환대출은 기존 변동금리로 받은 주담대를 연 3~4%대 고정금리 상품으로 갈아날 수 있는 상품이다. 특히 만기에 따라 최저 연 3.7% 수준의 금리가 적용된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형 금리보다 2%p 이상이 저렴한 수준이다.
안심전환대출 상품은 최근 주담대 상단 금리가 6%를 훌쩍 상회하면서 중・저금리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9일 기준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4.17~6.303%를 기록했다. 지난 25일 잭슨홀 파장이 있기 전 금리 수준(3.77~6.069%)과 비교하면, 2영업일 만에 금리 상단이 0.234%p 오른 것이다. 하단 역시 0.4%p가 올랐다. 4대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이날 기준 4.3~6.309%로 집계됐다.
금리 오름세는 당분간 계속될 예정이다. 한은이 고물가를 잡기 위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2.75~3.00%까지 올릴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2019년 안심전환대출 신청 당시에도 공급한도인 3.7배에 달하는 차주들이 몰려 서버가 마비되는 등 치열한 경쟁률을 벌였다”며 “올해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는 만큼 인기가 뜨거울 것으로 예상해 원활한 신청을 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청 자격은 주답대를 받은 차주 중 시가 4억원 이하 1주택 보유자, 부부합산 소득 7000만원 이하를 충족한 사람이다. 대출 한도는 기존 대출 범위 내 최대 2억5000만원까지로 증액하는 것은 안된다. 반기는 10, 15, 20, 30년 중 선택할 수 있다. 저소득 청년층 기준은 부부 합산소득 6000만원 이하로 만 39세 이하가 대상이다. 총 공급액은 25조원이다.
대상 선정은 주택가격이 낮은 순서로 이뤄진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기업은행 등 6대 은행 주담대 차주는 해당 은행 영업점이나 온라인에서 신청할 수 있다. 이 외 은행과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차주는 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에서 신청 가능하다. 금융당국은 이번 안심전환대출로 약 25만~35만 가구가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정 기간 동안 금리상승폭을 제한하는 금리상한형 주담대도 재조명을 받고 있다. 금리상한형 주담대는 주담대 변동금리의 연간 상승 폭을 제한해 대출 이자 부담을 덜어주는 상품이다. 지난해 7월 금융당국과 함께 은행권이 선보였지만, 당시에는 금리가 급등하지 않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금리가 오름세를 지속하고, 은행들이 조건을 개선하면서 인기몰이중이다. 은행들은 금리 상승 제한폭을 연간 2%p에서 연간 0.45~0.75%p로 낮췄으며, 가입 초기에 붙는 0.15~0.2%p 가산이자도 더 줄이거나 한시적으로 없앴다. 은행별로 약간씩 조건이 다르지만 연간 금리 상승폭이 0.75%p 이상만 되도 금리상한형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한 것이다. 1년간 한시적으로만 해당 상품에 가입하고 수수료 없이 고정금리로 갈아탈수도 있다.
이같은 조건에 힘입어 실제 5대 은행의 지난달 15일부터 지난 17일까지 금리상한형 가입 건수는 410건(취급액 927억57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7월 15일부터 올해 7월 14일까지 최근 1년 실적 기준 5배에 달하는 가입 건수다. 취급액 기준으로는 6배 많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상한형 주담대는 특약 형태로 언제든 해지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이를 활용해 금리변동 추이에 따라 상품 선택을 꼼꼼히 따져보는것이 도움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