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6% 뚫었다…고금리 예적금→이자 부담 ‘부메랑’
입력 2022.08.17 10:02
수정 2022.08.17 10:06
신규취급액 코픽스 3% 육박...9년여 만에 최고
변동형 금리 상단 6.11%...월 원리금 171만원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가 또 다시 6%를 돌파했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7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한 달만에 0.5%p 이상 오르면서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처음으로 단행한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이 대출금리에 반영된 것인데, 이같은 추세면 연말 대출금리가 8%에 육박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가 이날부터 일제히 올랐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변동형 금리는 3.82~6.11%로 집계됐다. 코픽스 기준으로 살펴보면 신규 취급액 코픽스와 연동되는 주담대 금리는 4.30~6.11%, 신잔액 코픽스와 연동되는 금리는 3.82~5.570%를 기록했다.
신규취급액 기준 금리의 경우 ▲KB국민은행은 연 3.92~5.32%에서 4.44~5.84%로 ▲우리은행은 4.79~5.59%에서 5.31~6.11%로 ▲NH농협은행은 4.01~5.01%에서 4.53~5.53%로 인상했다.
신잔액기준 주담대 금리는 ▲국민은행은 3.62~5.02%에서 3.82~5.22%로 ▲신한은행 4.29~5.34%에서 4.30~5.35%로 ▲하나은행은 연 4.281~5.581%에서 연 4.270~5.570%로 조정됐다.
주담대 금리의 급등은 7월 코픽스가 전월 대비 0.52%p나 올랐기 때문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 금리로, 은행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을 반영한다. 7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90%로 3%에 육박했다. 이는 2013년 3월(2.85%) 이후 9년 4개월만에 최고치다. 상승폭 0.52%p도 2010년 1월 통계작성치 발표 이후 가장 컸다. 코픽스는 한은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올해 1월부터 6개월 연속 상승중이다.
특히 7월 코픽스는 유독 상승폭이 두드러졌는데, 한은 빅스텝에 따른 주요 은행들의 예・적금 금리 인상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빅스텝 단행 이후 하나은행은 정기예금상품 금리를 최대 0.90%p, 우리은행은 관련 상품 금리를 최대 0.80%p 인상했다. 신한은행도 25개 예적금 상품 금리를 최대 0.70%p 올렸다. 수신금리가 오르자 코픽스도 뛴 것이다. 코픽스가 올랐다는 것은 조달비용, 즉 원가도 오른것이다. 원가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오르는 수순을 밟는다.
일각에서는 다음주 예대금리차 공시를 앞두고,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기준금리 인상폭보다 더 큰 폭으로 올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금리인상기 새 정부의 예대금리차 축소 압박이 커지면서, 이를 의식한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경쟁적으로 인상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담대 금리는 당분간 더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주춤하긴 했으나 미국이 고강도 통화 긴축을 이어가고, 한은도 현재 연 2.25%의 기준금리를 연말 3.00%까지 올린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앞으로 남은 3번의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씩 인상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변동형 주담대 금리 상단이 8%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차주들의 시름이 깊어질 전망이다. 은행에서 3억원을 주담대로 420개월(35년) 동안 5%의 금리로 빌린다고 하면, 월 원리금 상환액(원리금 균등상환)만 151만4061원으로 책정된다. 금리가 6%로 뛰면 월 원리금은 171만567원까지 치솟는다. 월 이자액만 100만원에 육박한다. 설상가상으로 연 3.68~5.79% 수준인 전세대출 금리도 이번 코픽스 인상으로 6%에 근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