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문가 "대북전단, 남북 간 무기사용 초래할 수도"
입력 2022.08.29 12:09
수정 2022.08.29 13:59
러 관영 타스통신
인터뷰 내용 인용 보도
북한이 남측 단체의 전단 등 물품 살포로 코로나19가 유입됐다며 강하게 반발한 가운데 러시아 전문가는 물품 살포가 지속될 경우 남북 간 무력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29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알렉산드르 보론초프 러시아과학원 동방학연구소 한국·몽골과장이 지난 27일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통신이 인터뷰 내용을 번역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보론초프 과장은 물품 살포를 '도발'로 규정하며 "도발이 계속되면 군사적 충돌로 번질 수 있다. 현재 분쟁이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고 서둘러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아주 가까운 시일 내에 그렇게 될 수 있으며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태가 불안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며 "경계선에서 서로 사격하는 등 상황이 이러저러한 충돌로까지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을 배제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은 쌍방의 무기사용까지도 초래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북한 방역 당국이 코로나19 최초 발생 원인과 관련해 남측에서 날아든 '색다른 물건'을 지목했다며 남측 당국의 '조치'를 강하게 요구한 바 있다.
김 부부장은 남측의 물품 살포를 '명백한 반인륜적 범죄'로 못 박으며 "괴뢰들이 지금도 계속 삐라(전단)와 너절한 물건짝들을 들이밀고 있다. 적들이 위험한 짓거리를 계속 행하는 경우 우리는 바이러스는 물론 남조선 당국 것들도 박멸해버리는 것으로 대답할 것"이라고도 했다.
결국 러시아 전문가의 인터뷰 내용은 김 부부장 주장을 사실상 뒷받침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다.
실제로 보론초프 과장은 북한 당국이 남측 살포 물품으로 인해 대유행이 시작됐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총(체)적으로 볼 때 서울이 사상적 측면뿐 아니라 방역학적 측면에서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최대의 손해를 주기 위해 (물품 살포) 기구들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배제할 수 없다고 평양은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서울(남측)이 기구를 이용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영토에 대한 삐라 살포를 재개한 것은 북남관계의 긴장을 격화시킨 또 하나의 근원"이라고 주장했다.
"상호 자제력 발휘 시기 과거로"
"北 핵실험, 韓美가 원하고
기대하는 시기 아닐 것"
보론초프 과장은 미국과 한국이 한반도 정세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견해도 밝혔다.
한미가 북한 군사행동을 '역내 위협'으로 평가하는 데 대해 "한미 연합훈련이야말로 정세 악화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북측 입장을 고스란히 대변한 셈이다.
보론초프 과장은 현재 진행 중인 '을지 자유의 방패(을지프리덤실드·UFS)'가 역내에서 "규모가 가장 큰 훈련 중 하나"라며 "북남수뇌회담들(남북 정상회담), 조미수뇌자상봉들(북미 정상회담)이 진행되고 호상 자제력을 발휘할 데 대한 합의가 가동하였던 시기는 완전히 과거로 되어 버렸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구체적 시기는 한미 예상을 벗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론초프 과장은 한미가 "평양이 하루빨리 핵실험을 진행하길 바라고 있는 것 같다"며 "그들(한미)은 기정사실처럼 매우 확신성 있게 떠들고 있고 구체적인 날짜까지 짚고 있다. 이러한 예측들은 무근거한 것이지만 정보공간에서 계속 유포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워싱턴과 서울은 저들의 급진적인 행동을 변명할 구실을 찾기 위해 모지름(안간힘)을 쓰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핵무기 시험을 진행하도록 강요하고 있다"며 "평양은 대응조치로 그러한 행동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러나 상대방이 원하고 기대하는 시기는 절대로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