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예대금리차 시중은행 3배…'비대면 혜택' 취지 흔들
입력 2022.08.22 15:03
수정 2022.08.22 15:15
3사 평균 3.46%P…토뱅 최대
"중저신용 비중 높아 차이 커"
인터넷전문은행의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예대금리차)가 대형 시중은행에 비해 3배 가까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은행들은 중저신용자 비중이 높아 금리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지만, 애초 비대면 영업으로 비용을 절감해 혜택을 높이겠다는 설립 취지와 다르게 '이자 장사'를 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22일 은행엽합회에 따르면 카카오·케이·토스뱅크의 지난 달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는 평균 3.46%p를 기록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평균(1.37%p) 대비 2.09%p나 높은 수치다.
토스뱅크의 예대금리차가 5.60%p로 8개 은행 중 가장 컸다. 그 다음 케이뱅크가 2.46%p, 카카오뱅크가 2.33%p 순이다.
5대 은행 중에서 가장 예대금리차가 큰 곳인 신한은행이 1.62%p인 점을 고려하면 인터넷은행의 예대금리차가 2~3배 더 큰 셈이다. 그다음 우리은행 1.40%p, NH농협은행 1.40%p, KB국민은행 1.38%p, 하나은행 1.04%p 순으로, 모두 1%p대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는 가계대출금리에서 저축성수신금리를 뺀 값이다. 이 수치가 클수록 수신금리가 낮고 대출금리가 높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어느 은행이 이자 장사를 많이 했는지 알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 .
가계대출에 기업대출까지 더해 계산한 평균 예대금리차에서도 인터넷은행이 5대 은행을 2%p 넘게 웃돌았다. 평균 예대금리차는 대출금리에서 저축성 수신금리를 뺀 값으로 계산됐다.
인터넷은행 3곳의 평균 예대금리차는 3.48%p로, 5대 은행은 1.21%p를 크게 웃돌았다. 이 역시 토스뱅크가 5.65%p로 가장 컸고, 케이뱅크 2.45%p, 카카오뱅크 2.33%p 순이었다.
인터넷은행 측은 중금리 대출 비중이 높아 전통은행과 예대금리차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토스뱅크는 "지난달 말 기준 중저신용자 비율은 약 38%로 모든 은행 중 가장 높고, 신생 은행으로서 담보 대출보다 비교적 금리가 높은 신용 대출 비중이 크다"며 "수신상품도 2% 수시입출금 통장이 주력상품인데, 수신금리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고신용자 대출을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수신에서도 비중이 큰 요구불예금이 금리 산정에서 빠진 게 (예대금리차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다만, 인터넷은행이 다른 은행에 비해 이자 장사를 많이 했다는 비판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애초 인터넷은행은 점포 운영을 하지 않아 인건비와 유지비 등 고정비용을 절약하는 대신,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을 고객에게 더 좋은 서비스와 혜택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설립이 추진됐다.
올해 기준금리가 급등하면서 인터넷은행들은 상반기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6.8% 많아진 1238억원을, 같은 기간 케이뱅크의 당기순이익은 103% 증가한 457억원을 기록했다.
은행 관계자는 "가계 대출 비중이 큰 인터넷은행들이 중저신용자 고객을 많이 유치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자 장사가 잘된 것은 사실"이라며 "그만큼 나은 서비스와 혜택을 제공할 유인이 많다는 의미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