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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김성원 리스크'에 국민의힘 비대위 출발부터 삐걱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2.08.12 14:55
수정 2022.08.12 14:56

국바세, 당원 2500명과 '비대위 효력 가처분訴'

이준석 대표 13일 '회견' 앞두고 당 분위기 흔들

김성원 '수해 발언' 및 대응에 비대위 여론 악화

"방향 아닌 단합이 중요…빨리 꾸려 李 지워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대회의실에서 열린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해 소명을 마친 후 회의실을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당 내홍 수습을 위해 출범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 전부터 삐걱대고 있다. 이준석 대표가 비대위를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신청으로 인한 법적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어서다. 아울러 김성원 의원이 전날 수해 복구 봉사활동 현장에서 꺼낸 실언이 도마 위에 오른데다 당내 대응이 부실했단 점이 지적을 받으면서 향후 비대위 운영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을 것이란 전망까지 등장하고 있다.


12일 국민의힘 바로 세우기(국바세)는 2502명의 국민의힘 책임당원과 함께 서울남부지방법원 담당 재판부에 비대위 출범을 규탄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국바세 대표인 신인규 변호사는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기 때문에 국민의힘이 추진하고 있는 비정상적 절차에 의한 당권쿠데타가 사법적 권리보장의 보루인 법원에 의해 올바로 잡아지는 것이 국민의 뜻"이라며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바세의 움직임은 지난 10일 비대위 체제 전환을 결정한 전국위원회 결정에 반발해 즉각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한 이준석 대표의 향후 움직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가 신청한 가처분 사건은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황정수)에 배당돼 오는 17일 심문에 돌입한다.


정치권에서는 실제로 이 대표와 국바세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가처분 신청으로 인해 비대위를 포함한 국민의힘 지도부와 이준석 대표가 법정 다툼을 벌일 경우 당 내홍이 재차 격화되는 모양새로 비춰져 부정적인 여론이 커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는 점이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1일 "당 대표가 당을 대상으로 해서 소송하는 것 자체가 서로에 큰 상처이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국민의힘 소속 재선 의원은 "이미 전국위를 통한 유권해석이 내려져 절차와 법적 정당성을 부여받았지만, 이준석 대표의 여론전이 지속될 경우 비대위가 흔들릴 경우를 무시할 순 없다"며 "국내 핵심 세력들이 민생을 외면하고 겉으로 드러나는 당권 프레임을 갖고 논쟁만 벌이고 있는 상황은 현재 정국에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오는 13일로 예정된 이준석 대표의 기자 간담회에 대한 부담도 상당하다.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당협위원장이 "광복절 연휴 뉴스 도배를 노린 것"이라고 지적했듯, 주말 동안 이 대표에 대한 여론이 확대되면서 비대위 출범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특히 주호영 위원장이 공언한 이번 주말 내 비대위원 구성과 이 대표 반발 시간표가 정확하게 겹치는 만큼 비대위원 인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당내에선 이준석 대표에게 출구를 열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전임 당대표와 법정 다툼을 벌여봤자 얻을 것이 없다는 분석 때문이다. 다른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이준석 대표가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며 "그래야 이 대표도 재기에 대한 약속을 받고 다툼을 멈출 명분이 생기게 되고, 당도 쓸데없는 싸움으로 국민 눈밖에 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해 피해 복구 현장에서 "비 좀 왔으면 좋겠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또 새로운 체제 출범과 함께 여당의 민생행보 강화를 위해 마련됐던 수해복구 봉사활동에서 터진 김성원 의원의 발언도 비대위에 부담되는 요소다. 앞서 김 의원은 전날 사당2동 주민센터 수해지역 자원봉사에 참석해, 언론사 카메라 앞에서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발언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뿐만 아니라 김 의원의 발언 직후 주 위원장이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이 장난기가 좀 있다, 평소에도. 늘 보면 장난기가 있다"며 "큰 줄기를 봐달라. 작은 거 하나하나 가지고 큰 뜻을 그거하지 말고"라고 해명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김 의원의 발언 논란이 비대위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견이 나오는 이유는, 김 의원이 현 비대위원장인 주 의원이 원내대표이던 당시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으며 그와 함께 원내지도부를 꾸렸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선 김 의원이 새롭게 출범할 비대위에도 위원으로 합류할 가능성이 거론돼왔던 만큼 김 의원의 논란이 비대위 구성 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국민의힘은 현재 내부적으로 김 의원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해 징계를 논의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수해피해 발언 문제에 대한 당 차원에서의 조치 없이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여론이 비대위에 등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며 "안 그래도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추가로 타격을 입으면 비대위 활동이 매우 어려워지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비대위가 삐걱대면서 차기 당권에 대한 우려도 내놓고 있다. 비대위 출범의 이유가 새로운 지도부 구성을 위한 것인 만큼 당 밖의 이준석 대표 리스크와 당내 김성원 의원 리스크가 어려움을 끼칠 것이란 분석에서다. 이에 정치권에선 비대위 구성이 빨리 마무리되지 않는다면 향후 비대위 운영이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지금 상황을 빠르게 마무리하고 비대위가 하루라도 빨리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이면 이준석 대표가 당내에 끼칠 수 있는 영향력은 적어질 수밖에 없다"며 "지금 비대위는 방향보다는 빠른 속도와 굳은 단합으로 보이는 만큼 최대한 빨리 누구의 불만도 없이 비대위를 꾸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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