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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원 경선, 인지도 순 늘어서…여의도 합종연횡 위력 '물음표'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2.08.07 05:15
수정 2022.08.07 05:16

대구·경북·강원 권리당원 투표 결과

정청래 29.9%, 고민정 22.5% '양강'

鄭 "'무한정'…무조건 한표는 정청래"

高 "지지자 불여 호지자, 불여 낙지자"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첫 순회경선인 대구·경북·강원 권리당원 투표 결과, 각각 득표율 1위와 2위를 차지하며 양강으로 올라선 정청래 의원과 고민정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첫 순회경선에서의 최고위원 후보 득표율이 인지도 순서대로 늘어섰다. 계파적 관점에서의 '여의도 합종연횡'이 적어도 지금까지는 결정적 위력은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은 6일 강원 원주 한라대학교 대강당과 대구 엑스코 그랜드볼룸에서 첫 합동연설회를 실시한 직후, 대구·경북·강원 권리당원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투표 결과에 따르면 정청래 의원이 29.9%로 선두였으며, 고민정 의원이 22.5%로 차점을 차지했다. 박찬대(10.8%)·장경태(10.7%)·서영교(9.1%)·윤영찬(7.8%) 의원은 그 뒤를 따랐다. 고영인 의원은 4.7%, 송갑석 의원은 4.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첫 순회경선 결과만 놓고보면 최고위원 후보들의 득표율이 후보자의 인지도 순서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그간 여의도와 민주당 권리당원들의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의 다양한 시나리오 논의가 무색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유불리를 분석하며 1인 2표 행사 방법을 고민한다거나, 그러한 고민 글을 애써 찾아보고 읽어보는 것 자체가 이미 극소수 정치고관여자의 모습"이라며 "같은 생각을 이미 갖고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의 구상을 확인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그냥 아는 정치인, 들어본 정치인에게 투표하는 정치저관여자 권리당원에게로 확산되는 힘이 없다"고 분석했다.


각종 '여의도 시나리오' 계산대로 되지 않는 이유는 또 있다. 특정한 후보자들이 같은 계파·같은 성향으로 묶이더라도 일단 본인의 당선, 나아가 본인의 순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다른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예를 들어 이재명 의원 지지자들은 '정청래 의원은 어차피 인지도로 지도부에 입성하니 1인 2표를 박찬대·장경태를 찍으라'고 말하고 다니더라도, 정 의원 본인의 입장은 또 그렇지가 않다"며 "반드시 수석최고위원으로 지도부에 입성해야 체면치레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래, 나 찍지 않아도 돼'라고 결코 말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정청래 의원은 이날 대구 엑스코 합동연설회에서 "최고위원에 나간다니까 큰형이 '네 후배들은 다 당대표 나가는데 또 최고위원을 나가느냐'고 하시더라"며 "무조건 한 표는 정청래, '무한정' 정청래 찍어야 정청래 된다"고 강조했다.


고민정 의원은 같은날 연설에서 '논어' '옹야편'에 나오는 "지지자 불여 호지자, 호지자 불여 낙지자(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라는 구절을 인용하며 "정치는 근엄해야 한다는 장막을 거두고 명랑해지자"고 말했다. 논쟁적인 언급을 피하고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일반론을 전개하면서, 계속해서 인지도 승부로 몰고가 수석 또는 차석으로 지도부 입성을 노리는 전략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박찬대 "이재명에 칼날…뭉쳐 지키자"
장경태 "'처럼회'는 약속 지키는 모임"
서영교 "盧 못 지킨 아픔…李 지킨다"
윤영찬 "민주당, 대체 왜 이렇게 됐나"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첫 순회경선인 대구·경북·강원 권리당원 투표 결과, 각각 득표율 3위에서 6위까지를 차지하며 '중위권 그룹'을 형성한 박찬대·장경태·서영교·윤영찬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3위 이하 후보들은 득표율 차이가 미세함에 따라 최고위원 순위와 당락 결정에 30% 비율로 반영되는 대의원 투표에 촉각이 쏠릴 수밖에 없게 됐다. 40% 반영되는 권리당원 투표가 인지도를 크게 못 벗어난다고 보고, 25%가 반영되는 국민여론조사는 당연히 인지도 순으로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보면, 결국 대의원 투표가 관건이다.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대의원은 정치고관여를 넘어 정치초관여층이기 때문에 인지도와 무관한 투표 성향이 나올 것"이라며 "대의원의 표심을 좌우할 수 있는 국회의원과 원외지역위원장들의 의중도 관건"이라고 바라봤다.


박찬대·장경태 의원이 3~4위를 차지한 이재명계는 불안을 완전히 떨쳐버릴 수야 없지만 다소 느긋한 상황이다. 역시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서영교 의원도 5위로 당선권 내에 '턱걸이'를 해서 진입한 상황이다. 이들은 이날 연설에서 계속해서 당대표 후보 이재명 의원을 '지키자'고 하면서 색깔을 드러내거나, 선명성을 강조하며 권리당원 표심에 호소했다.


박찬대 의원은 "윤석열정권이 공안정국을 만들고 민주당의 자산인 이재명 전 대통령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모든 칼날을 겨누고 있다"며 "우리 민주당의 자산과 우리를 지키기 위해 뭉쳐야 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서영교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하며 내게 '출마해서 좋은 정치를 하라'고 하셔서 국회의원이 됐는데, 노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아픔이 있다"며 "이재명 후보를 향해 또다시 검찰이 피의사실공표와 압수수색을 치고들어오고 있는데, 내버려둘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경태 의원은 "'처럼회'는 약속을 지키는 모임이다. 우리 당이 검찰개혁·정치개혁·언론개혁 하겠다고 약속 드리지 않았느냐"며 "이 약속을 지키는 게 강경파냐, 약속파냐"고 반문했다.


이낙연계는 급해졌다. 윤영찬 의원이 6위로 지도부 당선권에서 한 발 비껴나갔기 때문이다. 윤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와 자신의 연고지인 호남에서 몰표를 노리는 동시에, 대의원 표 조직이 중요해졌다는 관측이다.


윤영찬 의원은 이날 "당당했던 집권여당, 임기말 지지율 40%의 문재인 대통령을 배출한 우리 민주당이 대체 왜 이렇게 됐느냐"며 "한반도 평화, 코로나19를 극복한 문재인정부의 명백한 성과를 우리가 폄하했기에 대선에서 패배하고 지방선거에서 졌다"고 연설했다.


권리당원, 여론조사 인지도 순서대로
간다면 대의원 투표가 당락 관건될 듯
고영인 "평가 '내부총질'이라며 방해"
송갑석 "지도부의 지역균형 맞춰야"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최고위원 후보인 고영인 의원과 송갑석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고영인 의원과 송갑석 의원은 반전 모멘텀 마련이 관심사다. 대구·경북·강원은 각각 경기도 안산과 호남이 연고지인 이들 후보가 득표를 노리기에는 여의치 않은 권역이긴 했다. 이들은 자신의 연고지 경선 순서가 돌아올 때까지 절치부심하며 반전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합동연설회에서 고영인 의원은 "3년 동안의 연이은 패배 속에서 국민의 상식으로 봤을 때에는 평가와 반성, 책임과 쇄신이 있어야 한다고 보는데, 우리는 평가를 유보하거나 평가를 '내부 총질'이라며 미루고 방해하는 모습이 보일 때가 있다"며 "이제 원인 분석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송갑석 의원은 "수도권·비수도권 가릴 것 없이, 의원과 평당원을 막론하고 '언제부터 우리 당이 수도권 정당으로 전락하고 말았느냐'는 탄식이 쏟아지고 있다"며 "지도부의 지역균형조차 맞추지 못한 당이 어떻게 국가균형발전을 말할 수 있느냐"고 자신의 득표 전략을 밀고 갔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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