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도 결심했다..."국내 LCD TV패널 철수 OLED 올인"(종합)
입력 2022.07.27 16:44
수정 2022.07.27 17:53
올해 2분기 영업손실 4883억원으로 2년 만에 적자
당초 증권가에서 목표했던 손실 액수의 두 배 가까워
LG디스플레이 "중국 생산지 봉쇄 조치, 생산과 출하에 큰 영향"
LG디스플레이가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한 대형 OLED 사업이 손익분기점(BEP)에 진입해 LCD(액정표시장치) 판가 하락 등의 악재를 일정 부분 메꿔줄 것으로 기대됐지만, 중국 상하이 봉쇄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등까지 겹치며 수익을 내기 어려웠다는 평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이 48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고 27일 공시했다. 매출은 5조60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5%가 감소했다. 이는 당초 증권가에서 목표로 제시했던 영업손실 2000억원대의 약 두 배를 기록한 수치다. 당기순손실은 3820억원, EBITDA(상각전 영업이익)는 6617억원(이익률 12%)를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열린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 경영실적은 당초 목표치를 하회했다"면서 "중국 생산지 봉쇄 조치가 자사 고부가가치 생산 역량과 출하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LG디스플레이가 영업에서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20년 2분기 5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2년 만이다. 중국 봉쇄 장기화와 경기 변동성 확대까지 이어져 전방산업의 수요 위축으로 계획보다 낮은 출하량을 기록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LG디스플레이는 "상하이 봉쇄로 글로벌 IT 기업들의 완제품 생산과 협력업체들의 부품 공급이 차질을 빚어 패널 출하가 감소하는 공급망 이슈 상황이 이어졌다"며 "그러자 세트업체들이 재고 최소화를 위해 구매를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글로벌 2분기 TV 출하량이 4517만대로 전년 대비 약 7% 가까이 줄었을 것이라고 추산한 바 있다. 2분기 LG디스플레이의 제품별 판매 비중(매출 기준)은 ▲TV용 패널이 31% ▲IT용 패널(모니터, 노트북 PC, 태블릿 등) 45% ▲모바일용 패널 및 기타 제품 24%를 각각 기록했다.
이르면 내년 중으로 LCD TV패널 국내 생산 접는다
여기에 LCD 패널 가격 하락이 지속된 것이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LCD 패널의 가격은 2분기를 넘어 이달까지 지속 하락 중이다. LG디스플레이측은 "패널은 3분기까지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4분기나 돼야 공급 조정 여하에 따라 안정화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LG디스플레이측은 경쟁력과 차별력이 떨어지는 LCD TV패널을 단계순으로 과감히 접겠다는 방침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르면 내년 중에 국내 생산이 중단된다. 사업운영 안정성 확보 측면에서다. 중국 저가 물량 공세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 하락했고, 최근 경기 침체로 수요마저 줄어들며 '만들면 손해'인 상황까지 벌어진 것이다. LCD 사업 비중의 차이가 크긴 하지만 앞서 6월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철수 결정을 내린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구체적으로는 올해 하반기 6만장, 내년 상반기 3만장 수준으로 점차적인 엑시트(EXIT·탈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만 원가 경쟁력 우위를 유지 중인 중국 LCD 공장은 당분간 유지하는 방안으로 결정했다. 이미 중국 LCD 생산공장의 경우 이미 전체 생산량 20만장 가운데 10%를 정보기술(IT) 기기용으로 전환한 상태라 급하게 LCD 철수를 서두를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OLED 이제 너만 믿는다"
대신 LG디스플레이가 강점을 보유한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은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OLED의 경우 전체 글로벌 TV 출하량이 감소하는 와중에서도 올해 상반기 실판매가 전년 대비 20% 중반 규모로 성장하는 등 의미있는 성과를 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아울러 투명 OLED 등 라이프 디스플레이(Life Display) 영역의 시장 창출형 사업도 가속화할 예정이다.
계속해서 투자가 진행 중인 중형 OLED 사업에서는 정보기술(IT)용 제품의 포트폴리오 확대에 속도를 낸다. 자동차용(Auto) 디스플레이 사업에서는 OLED와 하이엔드 LCD를 아우르는 라인업과 차별화된 솔루션을 기반으로 향후 3년 내 점유율(매출 기준)을 30%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하반기에는 실적이 다소 반등하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내포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LCD는 감소하는 추세이고 프리미엄 라인으로 재편되는 대형 OLED 시장에서의 최강자 입지 다지기에 자신이 있다는 모습이다. 글로벌 시장이 재편되면, 신규 고객사로의 패널 납품 등 신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
다만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삼성전자와의 OLED 협력과 관련한 설에는 "아직 진행된 부분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회사측은 "신규 고객이 저희 패널을 사용하고자 하는 내용이 있었고 상당 부분 진행이 됐지만 현재는 해당 사안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언제든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고객과 적극 협업하겠다"고 가능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