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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에서 오전으로’ 엔데믹에 달라진 이커머스 라방 전략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입력 2022.07.05 07:23
수정 2022.07.04 16:30

외식·회식·술자리 모임 부활에 저녁 시간대 라방 인기 시들

생존전략 고심…“이색 아이템·시간대 조정 등 차별화 승부”

티몬, 뮤지컬 미아파밀리아 관람권 라방 모습.ⓒ티몬 티비온 캡처

이커머스 업계가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인한 리오프닝(경기활동 재개)이 본격화되자 대표적 신사업인 라이브커머스(라방)를 놓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집콕 트렌드에 라방이 전성기를 누렸으나 엔데믹 전환과 함께 외식, 회식, 술자리 모임 등이 부활하면서 라방 열기가 예전만 못해졌기 때문이다.


라방은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콘텐츠로, 인플루언서나 유명 연예인, 직원들이 직접 나서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외출을 꺼려하고 비대면 쇼핑 문화가 확산되면서 라방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다.


특히 이커머스 뿐만 아니라 홈쇼핑, 패션, 뷰티 등 다양한 분야의 유통기업들이 너도나도 라방 시장에 뛰어들면서 주력 판매 채널로 자리 잡고 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국내 라방 시장 규모는 2020년 4000억원에서 2021년 2조8000억원으로 확대됐고 2023년에는 1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라방의 흥행 비결은 바로 재미다. 단순히 제품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판매자와 소비자 간 쌍방향 소통을 하고 스토리텔링이나 예능적 요소를 더해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실제로 11번가가 지난 2월 론칭한 라이브방송 ‘LIVE11’의 10번째 예능형 고정코너 뷰티 콘텐츠 ‘뷰티클’은 지난 5월까지 누적 고객 2만명, 판매금액 10억원을 기록했다.


라방에 참여한 30여개 브랜드 매출은 이전(방송에 참여한 기간의 전년 동월)과 비교해 평균 5.8배 급증했다.


티몬도 라방 등 콘텐츠를 내세운 콘텐츠커머스에 힘입어 올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9% 늘었고, 신규고객 수도 10% 증가했다. 건당 구매금액은 30% 확대됐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엔데믹 가시화로 재택근무가 줄고 외식, 회식, 술자리 등이 늘어나면서 라방 인기가 예전만 같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2년여 간은 사회적 거리두기, 집합금지 등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집콕 문화가 확산되면서 라방 시청자들이 많이 늘고 매회 역대급 판매 실적을 세웠지만, 이제는 외부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특히 저녁 시간대 라방 시청자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엔데믹 전환 이후 오전 시간대는 아동복, 육아용품, 제철과일 등 주부들을 겨낭한 라방 콘텐츠로 코로나19 확산기때와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오후 8시 등 저녁 황금 시간대의 경우 매출이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주 소비층이자 온라인쇼핑에 익숙한 MZ세대와의 접점을 유지하고, 늘리는데 꼭 필요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는 아이템, 시간대 조정 등 고객들을 라방으로 유인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흥미로운 아이템에 재미·전문성 등의 요소를 더한 다양한 콘텐츠 발굴부터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최적 시간대 분석까지 변화를 꾀하고 있다.


SSG닷컴은 앱 내 실시간 라이브부터 워너비, 힙스토랑, 엠디톡 등 테마별 영상 채널을 한 곳에 모은 ‘쓱(SSG) TV’를 론칭했고 롯데온 역시 패션, 뷰티, 생필품 등 고객 참여형 라방 콘텐츠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또 다른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오전 시간대 방송을 추가로 늘릴 것인지 아니면 저녁 라방 시간대를 옮길 것인지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에 있다”며 “고객을 끌어들이고 락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 차별화된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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