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반도체에 발목 잡힌 완성차, 상반기 내수 11% 감소(종합)
입력 2022.07.01 17:27
수정 2022.07.01 17:27
국내 시장서 쌍용차 제외 '마이너스'…반도체 수급난 여파
수출은 현대차·기아·한국지엠 감소 반면 쌍용·르노는 증가
XM3 HEV, 토레스, 아이오닉6 등 신차 앞세워 하반기 반등 기대
완성차 업체들의 올해 상반기 내수 판매가 10% 이상 감소했다. 차량용 반도체 부품 수급난 여파가 지속된 영향이다.
브랜드별로는 쌍용자동차를 제외한 현대차·기아, 르노코리아, 한국GM 4곳의 국내 판매가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모두 감소했다. 수출은 현대차·기아, 한국GM이 줄어든 반면 쌍용차, 르노코리아는 늘어나며 대조를 보였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5사의 올해 1~6월 내수 판매실적은 총 66만8886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2% 감소했다.
현대차는 상반기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기 보다 13.4% 적은 33만4396대를 판매했다. 아이오닉5 등 RV(레저용차량) 판매가 선방했지만 세단이 30% 넘게 감소하며 전체 판매를 끌어내렸다.
구체적으로 세단 중에서는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 등 주력 차종이 전년 상반기와 견줘 모두 줄었고 RV 중에서도 베뉴, 코나, 투싼, 싼타페 등의 판매가 저조했다. 제네시스도 G70, G80, GV70 등이 판매 부진을 면치 못했다.
기아 역시 상반기 내수 판매가 26만2532대에 그치며 전년 동기 보다 5.7% 감소했다. 판매 제고에 지속적으로 발목을 잡았던 반도체 부품 수급 문제가 지속됐다.
주력 세단인 K5 판매량이 이 기간 55% 이상 급감했고 SUV 쏘렌토도 20% 이상 떨어졌다. 미니밴 카니발은 상반기 동안 14만1501대 판매에 그치며 40.6%나 급감했다.
세단 전체로 보면 모닝, K3, K5 등의 부진으로 전년 동기 보다 21% 이상 감소한 반면 RV는 스포티지, 니로 등의 증가세로 전년 대비 8.5% 증가했다. 트럭 등 상용차 판매도 전년 동기 대비 6.1% 줄어들면서 전체적으로 마이너스 성장했다.
쌍용차는 상반기 2만8177대의 내수판매 실적을 기록하며 완성차 5곳 중 유일하게 증가세(5.8%)를 나타냈다. 중견 완성차 3사 중에서도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렸다.
대부분의 차종 판매가 감소한 가운데서도 렉스턴 스포츠가 35.0% 늘어난 1만4650대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전체 내수 증가를 견인했다.
쌍용차는 지난 5월 내수 적체 해소를 위해 수출 위주로 생산 라인을 운영함에 따라 국내 판매가 감소할 수 밖에 없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수요가 아닌 공급 문제였다는 뜻이다.
쌍용차는 하반기 출시를 앞둔 중형 SUV 신차 토레스를 통해 대대적인 판매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토레스는 완전변경 모델 기준으로 2019년 2월 4세대 코란도 이후 볼륨 차급 신차다.
사전계약 첫날 역대 최고기록(1만2000대)을 수립한 토레스는 지난달 27일 기준 2만5000대를 넘어서며 하반기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반면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상반기 내수 판매에서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다. 이 기간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기 보다 9.0% 감소한 2만6230대에 그쳤다.
주력 차종으로 꼽히는 XM3와 SM6가 이 기간 전년 보다 18.9%, 28.1% 늘어난 9611대, 1775대 팔렸지만 QM6가 3500대 이상 감소하는 바람에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부품 수급난으로 고전을 면치 못한 르노코리아는 올 가을 출시를 앞두고 있는 XM3 하이브리드(HEV) 모델에 힘 입어 부진을 씻고 반등하겠다는 전략이다.
XM3 하이브리드가 현재 판매중인 XM3의 파생 모델이기는 하지만,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국내 고객들의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만큼 완전 신차 못지않은 판매실적을 낼 것이라는 기대다.
한국GM은 완성차 5사 중 가장 적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상반기 내수 판매량은 1만7551대로 감소폭(47.1%)이 가장 크다.
전체 판매를 이끌었던 쉐보레 스파크와 트레이블레이저가 부진한 영향이다. 이 기간 스파크는 5740대, 트레일블레이저는 7472대에 그치며 각각 46.1%, 29.7% 감소했다.
다만 최근 출시된 타호를 비롯해 국내 상륙을 앞두고 있는 GMC 브랜드 풀사이즈 픽업트럭 시에라 드날리 출격으로 판매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시에라 드날리는 북미에 출시된 5세대 최신 모델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쉐보레 타호와 동일한 플랫폼을 공유한다. 온라인 판매 방식으로 연내 고객 인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체적인 내수 부진 속 점유율 순위는 브랜드별로 희비가 교차했다. 현대차 점유율이 지난해 상반기 51.3%에서 올해 50.0%로 1.3%p 감소한 반면 기아는 내수 부진 속에서도 2.2%p 오른 39.2%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대조를 보였다.
전체 점유율은 증가했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상반기 점유율은 44.1%였으나 올해에는 기아의 선방으로 0.5%p 늘어난 44.6%를 나타냈다. 여기엔 중견 3사의 부진도 한몫했다.
르노코리아는 전년 보다 0.1%p 증가한 3.9%로 제자리 수준에 머물렀다. 쌍용차는 상반기 유일한 내수 증가에 힘 입어 지난해 상반기 3.5%에서 올해 4.2%로 올라섰고 가장 감소폭이 컸던 한국GM은 4.4%에서 2.6%로 떨어졌다.
중견 3사 점유율 순위는 지난해 상반기에는 한국GM, 르노코리아, 쌍용차 순이었다가 올해에는 쌍용차, 르노코리아, 한국GM으로 뒤바뀌었다.
수출 및 해외 현지 생산 판매는 쌍용차, 르노코리아는 증가한 반면 현대차·기아, 한국GM은 감소하며 서로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는 상반기 해외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6.2% 적은 154만2797대를 판매했고, 같은 기간 기아도 0.8% 줄어든 115만6085대의 해외 판매를 기록했다.
한국GM도 전년 상반기와 비교해 13.5% 감소한 10만5205대의 판매에 그쳤다. 다만 6월 한 달 수출량이 2만2255대를 기록하는 등 2021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하반기 판매 개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르노코리아의 경우, 상반기 4만9926대를 수출하며 전년 대비 84.3%의 증가율을 보였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형제 차종인 뷰익 앙코르 GX와 함께 실적을 끌어올린 결과다.
XM3는 지난해 11월 초 첫 수출 16개월 만에 5만대 수출을 기록했던 것에 이어 8개월 만에 수출 10만대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쌍용차도 이 기간 42.7% 많은 1만9532대를 판매했다. 티볼리, 코란도, 렉스턴 등의 수출이 반등한 영향이다.
각 완성차업체들은 반도체 수급 차질 영향이 지속되고는 있지만 차량 생산 일정 조정 등을 통해 하반기 물량 확대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가을부터 속속 출시되는 신차를 앞세워 점유율 제고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지만 유연한 반도체 배분 등을 통해 공급 지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각 권역별로 리스크 관리에 적극 노력하는 한편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 및 내실 있는 판매 전략 등을 통해 시장 점유율 확대와 수익성 강화를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