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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애나로 가는 삼성SDI…배터리 3사-美완성차 3각 체제 완성(종합)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2.05.24 11:29
수정 2022.05.24 11:30

LG·SK 이어 삼성도 미국에 배터리셀 생산 부지 확정…막강한 전기차 드라이브

'전기차 강자' 노리는 미국 완성차업체와 대규모 수주 필요한 배터리 이해관계

세제 혜택, 재정 지원 힘 입어 美 시장서 가장 크고 가장 빠르게 장악력 확대 전망

삼성SDI 전영현 부회장(오른쪽)과 스텔란티스 카를로스 타바레스 CEO(왼쪽)가 지난해 10월 합작법인 MOU 체결 관련 기념식을 진행했다.(자료사진)ⓒ삼성SDI

삼성SDI가 세계 4위 완성차 업체인 스텔란티스(Stellantis)와의 배터리 합작법인 부지를 인디애나주로 선정하면서 국내 배터리 3사와 미국 완성차간 3각 체제가 완성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제너럴모터스), 스텔란티스와 북미에 합작공장을 짓거나 계획하고 있으며 SK온은 포드와 협력하고 있다. 이들 배터리 공장은 세제 혜택 등 미국 주정부의 막강한 지원에 힘 입어 미국 내에서 가장 큰 규모로 가장 빠르게 장악력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23일(현지시간) "삼성SDI와 스텔란티스가 인디애나주에 새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계획을 24일(현지시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보도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직후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기간이던 지난 20일 삼성전자의 경기 평택 반도체 공장(평택 캠퍼스)을 방문한 자리에서 "삼성이 우리 상무부와 협력해 배터리 생산,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조인트벤처를 설립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전기차 강자를 노리는 미국이 삼성과 완성차간 합작공장을 공식적으로 언급하면서 배터리 투자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었다.


스텔란티스는 이탈리아와 미국이 합작한 자동차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프랑스 자동차업체 ‘푸조시트로엥(PSA)’이 합병해 작년 1월 출범했다. 본사는 네덜란드에 있으며 산하에 크라이슬러, 피아트, 마세라티, 지프, 씨트로엥 등 14개 브랜드가 있다.


인디애나주 코코모에는 스텔란티스 전기차에 탑재될 주요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있다. 스텔란티스는 지난해 10월 전기차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인디애나주에 있는 코코모 공장 3곳에 2억2900만 달러(273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삼성SDI와 스텔란티스의 합작법인도 코코모 공장 인근에 신설될 가능성이 높다. 전기차 사양에 맞춰 최적화된 배터리셀을 적기에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어서다.


합작법인은 2025년 상반기부터 미국에서 최초 연산 23GWh(기가와트아워)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 셀과 모듈을 생산하게 된다. 향후 40GWh까지 확장할 수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스텔란티스의 미국, 캐나다, 멕시코 공장에 공급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부터 순수 전기차(EV)에 이르기까지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의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된다.


(왼쪽부터) 스텔란티스 마크 스튜어트 COO(최고운영책임자),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사업부장 김동명 부사장이 3월 23일(현지시간) 온타리오주 윈저(Windsor)시에서 개최한 ‘LG에너지솔루션-스텔란티스 합작공장’ 투자 발표 행사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LG에너지솔루션
국내 3사-미국 완성차간 3各 체제…대규모 투자로 글로벌 '톱티어' 노려

이번 배터리 투자로 삼성SDI가 처음으로 미국에 합작공장을 마련하게 되면서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미국에 배터리셀 생산공장을 두게 됐다.


GM과 손 잡은 LG에너지솔루션이 먼저 미국 진출 포문을 열었다. 전기차용 배터리 합작사 '얼티엄셀즈'(Ultium Cells)는 2019년 설립됐으며 현재 오하이오주에 제1공장(35GWh+α), 테네시주에 제2공장(35GWh+α)을 건설 중이다. 제1공장은 올해, 제2공장은 내년 양산한다.


지난 1월에는 총 26억달러(약 3조1000억 원)를 투자해 미국 미시간주에 배터리 3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제3공장의 생산 규모를 50GWh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양사는 앞으로 제3 공장을 포함해 연 120GWh 이상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합작 4공장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텔란티스와는 캐나다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건설한다. 합작 공장은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Windsor)시에 자리하게 된다. 총 투자 금액은 4조8000억 원, 올해 하반기 착공을 시작한 뒤 2024년 상반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신규 공장의 생산 능력은 45GWh(2026년 기준)이다. 양사는 배터리 셀 뿐 아니라 모듈 생산 라인도 건설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이후 북미에서만 200GWh+α 의 대규모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0GWh는 1회 충전시 5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순수 전기차를 250만대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중인 배터리 공장ⓒSK이노베이션

SK온은 포드와의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BlueOvalSK) 공장을 올 2분기 착공에 돌입해 2025년부터 순차적으로 상업 가동할 계획을 갖고 있다. 합작공장이 들어설 곳은 테네시주 스텐튼과 켄터키주 글렌데일이다.


양사는 두 지역에서 배터리 공장과 전기차 조립 공장 건설을 위해 총 114억 달러(한화 약 13조 102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포드로서는 118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투자 발표다.


테네시 공장은 470만평 부지에 포드의 전기차 생산공장과 함께 들어 서며, 생산능력은 43GWh이다. 켄터키 공장은 190만평 부지에 86GWh(43GWh 2기)로 건설될 예정이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 방한과 맞물려 조지아주에 대규모 전기차 전용 공장을 설립키로 한 현대자동차그룹과의 협력도 관측된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미국 조지아 브라이언 카운티에 연간 30만대 규모의 전기차 전용 생산 거점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신설 전기차 공장 인근에는 배터리셀 공장을 건설해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망도 갖출 예정이다.


조지아주에는 SK온이 단독으로 짓고 있는 배터리 공장이 있다. 물리적인 거리를 감안해 SK와 손을 잡게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배터리 공장 설립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여러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추후 확정할 방침"이라고 했다.


조지아주 브라이언 켐프(Brian Kemp) 주지사(앞줄 왼쪽), 현대자동차 장재훈 사장(앞줄 오른쪽)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투자협약 후 기념촬영하는 모습.ⓒ현대차그룹
美 정부-완성차, 강력한 친환경차 드라이브…兆 단위 세제 혜택·재정지원 수혜 전망

국내 배터리 3사와 미국 완성차들이 전기차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은 '친환경차 강자'를 노리는 미국 정부와 '전기차 퍼스트 무버'를 지향하는 완성차업체들간 이해관계가 제대로 맞아떨어진 결과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2030년까지 신차 판매에서 전동화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을 50%까지 확대하고, 충전설비 50만기 설치 및 보조금 증대 등의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더욱이 미국 내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전기차에 각종 세금 혜택과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밝히는 등 자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유리한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는 북미 전기차(EV+PHEV 기준) 배터리 시장이 지난해 46GWh에서 2023년 143GWh, 2025년 286GWh로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 평균 성장률만 58%에 달한다.


이 같은 기조에 발 맞춰 GM은 2025년 북미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 달성을 목표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2025년까지 30종 이상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고, 2035년까지 모든 생산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공장 외에 최근엔 양·음극재 제조사인 포스코케미칼과도 손을 잡기도 했다.


스텔란티스는 2020년대 말까지 순수전기차 비중을 유럽 100%, 미국 50%까지 늘릴 방침으로 2030년까지 연간 50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GM, 폭스바겐 등 경쟁사에 비해 뒤처진 전기차 전환 작업을 가속화해 전세를 바꿔놓겠다는 의지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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