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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 단독 선출' 띄운 野…국민의힘, 해법 찾기 골몰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2.06.28 14:20
수정 2022.06.28 14:20

민주당, 7월 임시회 소집요구서 제출

'국회의장단 野 단독 선출' 강행 수순

권성동 "입법폭주로 민생 위기처할 것"

일각선 '2020년 전반기 국회' 재현 우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이 후반기 국회정상화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거대 의석수를 앞세워 국회의장단을 단독 선출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원 구성 협상을 위한 스텝이 꼬이고 있어서다. 여당 지도부는 지난해 국민의힘 몫으로 합의했던 법제사법위원장 자리에 대한 논의를 국회의장단 선출과 함께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과반이 넘는 의석을 점유하고 있는 민주당이 현 주장대로 단독선출을 밀어붙일 경우 국민의힘은 이를 저지할 수단이 전무한 상황이다. 이에 국민의힘 내에선 민주당을 '입법독주'라고 비판하는 한편, 지난 2020년 전반기 국회의 상황이 재현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오영환, 전용기 의원은 이날 오후 1시40분 국회 본관 7층 의사과에 7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앞서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전날 "7월 1일부터는 무슨 일이 있어도 국회를 정상화시켜야 되겠다고 우리들은 생각하고 있다"며 "마지막까지도 원 구성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그때는 비상한 각오와 결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아닌가"라며 내비친 의장단 단독 선출을 강행하기 위해서다.


이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단독으로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면 2020년 전반기 국회의 재현이 될까 매우 우려스럽다"며 "여야 합의 없는 일방적인 본회의 소집은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또다시 입법 폭주로 사사건건 정부 발목 잡기에 나선다면 정부는 제대로 일할 수 없고, 민생은 더 큰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권 원내대표가 "민주당이 진심으로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반환할 생각이라면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단과 법사위원장을 먼저 선출할 것"을 제한한지 하루만에 민주당이 국회의장단 단독 선출 강행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 24일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겨주는 조건으로 사개특위(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 및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관련 헌법소원 및 권한쟁의 심판청구 등 각종 소송 취하를 내거는 제안했지만, 국민의힘이 이를 거부했다는 사실을 근거로 국회의장단 선출을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이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국민의힘은 역대 어느 여당도 보여주지 않은, 국회정상화를 의도적으로 가로막는 새 기록을 쓰고 있다"며 "여당이 문제투성이 장관 후보자들의 청문회를 패싱하고 임명을 강행하기 위해 정략적 의도로 협상을 막고 있는 것이라면 국민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은 권 원내대표가 언급한 '2020년 전반기 국회 상황 재현'을 우려하고 있다. 이는 2020년 4월 180석을 확보한 민주당이 국회의장단과 17개 상임위원장직을 모두 독식했던 21대 국회 전반기 상황을 의미한다. 특히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의 불참 속에 1967년 이후 53년만에 처음으로 박병석 전 의장을 여야 협의 없이 단독 선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은 원 구성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상임위원장 배분이 아니라 법사위 권한조정, 검수완박, 헌재제소 취하 등 조건 달기만 계속하더니 급기야 국회의장을 먼저 선출하겠다면서 자기 몫만 챙기려한다"며 "민주당이 억지주장 하면서 절대다수의 힘자랑을 하면 '다수당의 독재 시나리오'라고 생각하는 국민들의 심판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민주당이 의장단 단독 선출을 감행할 경우 국민의힘 입장에서 이를 저지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원내부대표단 소속인 한 국민의힘 의원은 "법적이나 행정적으로 민주당의 단독선출을 막을 방법은 없다"며 "어떻게 21대 국회에서만 의장 단독 선출이 두 번이나 언급될 수 있는지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당내 일각에선 민주당이 의장단 단독 선출을 밀어붙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7월 당시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후반기 법사위원장직은 국민의힘이 맡는다'는 내용의 합의문에 서명했다는 근거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원내부대표단 소속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조건을 내걸긴 했지만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내준다는 발언을 했던 것을 보면 합의문 내용이 걸리긴 한 모양"이라며 "고집의 의도나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여론이 악화될 것이란 점과 2020년 전반기 때와 지금의 상황이 다른 점 등을 고려하면 앞뒤 재지 않은 단독 선출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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