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건너 거인 넘어’ 리빌딩 한화, 고통의 가치 있나
입력 2022.06.23 12:33
수정 2022.06.24 07:56
태평양 돌핀스-롯데 자이언츠 넘어 홀로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연패
유망주들 성장·경기내용 질적 향상 등 기대했던 과정도 보이지 않아
한화 이글스가 KBO리그 사상 첫 3시즌 연속 10연패 굴욕을 뒤집어썼다.
한화는 22일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2022 KBO리그’ LG 트윈스전에서 5-6 패했다. 지난 9일 두산 베어스전부터 시작된 패배의 흐름은 어느덧 10연패로 이어졌다.
1982년 출범한 한국 프로야구에서 2시즌 연속 두 자릿수 연패를 당한 팀은 한화 이글스와 태평양 돌핀스(1992~93년), 롯데 자이언츠(2002~03년) 뿐이다. 이제 한화는 태평양을 건너 거인을 넘어 홀로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연패라는 치욕스러운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사상 최초의 3년 연속 10연패.
KBO리그 최다연패 타이기록(2020년 18연패)을 보유한 한화는 팀 체질 개선을 위해 2021시즌을 앞두고 선수 육성과 리빌딩에 일가견이 있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영입했다. 지난 시즌에도 10연패를 당했지만, ‘미래를 보며 나아간다’는 리빌딩의 과정으로 여기며 ‘행복 야구’를 말하는 한화 팬들은 아픔을 감내했다.
두 시즌 연속 꼴찌에 머물렀지만 2022시즌을 맞이할 때도 기대의 크기는 작지 않았다. 성적의 수직 상승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퍼즐을 맞춰가며 미래를 기다릴 수 있는 합당한 인내의 시간이 올 것이라는 기대는 있었다.
2022시즌 현재, 한화의 현재는 리빌딩 시작 때보다 퇴보했다는 냉혹한 평가를 받고 있다.
개막 6연패 충격에서 벗어나는 듯했지만 5월에 9연패를, 6월에는 10연패에 빠졌다. 치고 올라오는 NC 다이노스에 밀린 한화는 꼴찌(25승45패1무 승률0.328)로 내려앉는 날개 없는 추락을 하고 있다. 외국인투수 2명과 노시환 등 주전들의 부상 이탈이라는 불운까지 겹치면서 한화의 추락은 가속화되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최근 리빌딩에 대해 “미국 메이저리그 역사를 돌이켜봐도 과정은 참으로 고통스럽고 힘들다”고 말했다. 뼈를 깎는 노력과 끝 모를 시간을 기다리는 것은 곤욕이다. 그런 상황에서 견딜 수 있는 힘은 유망주들의 성장과 수치로 드러나지 않지만 내용에서 묻어나는 질적 향상에서 나온다.
지금 한화에는 그런 것이 보이지 않는다. 끌어줘야 할 선배들이나 미쳐줘야 할 유망주들도 무거운 팀 성적에 눌려 뻗어나가지 못하고 있다. 주장 하주석마저 팬들의 빈축을 사고 팀 분위기를 망가뜨리는 거친 행동으로 징계를 받고 있다. 한화가 겪고 있는 지금의 고통이 가치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