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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소비자물가, 금융위기 수준 이상…물가 중심 통화정책 펼쳐야”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입력 2022.06.21 10:24
수정 2022.06.21 10:46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모두발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물가오름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물가 중심의 통화정책 운용이 바람직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21일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현재와 같이 물가오름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가파른 물가상승 추세가 바뀔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이 물가목표인 2%를 넘어 3%를 상회하고 있는 가운데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은 2% 수준까지 상승했다”며 “시장기대를 반영한 기대인플레이션 지표(BEI)도 높은 변동성을 보이면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들어 물가오름세가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다. 올해 초 3%대 중반을 기록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3월 중 4%를 웃돈 데 이어 두 달 만에 5%를 상당폭 상회하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크게 상승한 데다 곡물 등 국제식량가격도 전쟁 여파, 주요 생산국의 수출 제한, 이상 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 등으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이후 4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동안 적지 않은 물가 여건의 변화가 있었다”며 “미국의 인플레이션 정점 기대가 당초 예상보다 늦춰지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며 “이에 따라 향후 국내 소비자물가 오름세는 지난달 전망경로를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물가흐름과 관련해 해외발 공급충격의 영향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글로벌 전망기관들에 따르면 고유가 상황이 쉽게 해소되지 않고, 높아진 국제식량가격도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특히 국제식량가격 상승에 따른 애그플레이션 현상은 하방 경직적이고 지속성이 높은 특성으로 인해 그 영향이 오래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내외 물가상승압력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적절히 제어하지 않을 경우 고물가 상황이 고착화될 수 있다”며 “앞으로의 통화정책은 물가, 경기, 금융안정, 외환시장 상황 등 향후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data-dependent하게, 유연하게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와 같은 물가오름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가파른 물가상승 추세가 바뀔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물가가 오르고 금리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이자지급 부담 증가 등으로 어려워진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가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아울러 “정책공조를 통해 보다 정교하고 미시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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