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특수상권 살아날까…관광 비자 발급 재개에 ‘기대’
입력 2022.06.03 07:04
수정 2022.06.02 15:45
단기방문 비자 등 2년 만에 발급
명동·이태원 등 특수 상권 반색
외식업계 영업 재개 준비에 박차
“곧바로 매출 증가 미지수” 우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 유입 차단을 이유로 2년 넘게 중단됐던 외국인 관광객 비자 발급이 재개되는 가운데, 외식업계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소비 심리의 불씨를 되살리는 촉진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계산 때문이다.
법무부는 최근 외국인 관광객 유입 활성화와 관련 산업 활성화를 위해 관광 비자 발급 규제를 완화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반 국가(레벨1)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단기 방문(C-3) 비자와 전자 비자 발급이 재개된다. 단기 방문비자 발급시 최대 90일까지 체류할 수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관광 비자를 받고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1월 7797명, 2월 7855명, 3월 1만 421명, 4월 2만 8621명으로 매달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1~4월 관광 비자를 받은 외국인은 5만 4694명으로 2만 1703명을 기록했던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52% 급증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특수 상권의 자영업자들은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비자 발급 재개로 매출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명동, 이태원, 홍대 등에 위치한 식당 대부분 코로나 시기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폐업 했으나 다시 활기가 돌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년간 외식업계는 자포자기의 마음으로 영업을 접었다. 코로나로 손님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거리두기 격상 소식까지 더해지며 매출 회복에 대한 희망조차 기대할 수 없어진 것이 원인이 됐다. 겹악재가 지속되며 종사자들은 가게를 떠났고, 상가 공실률은 크게 높아졌다.
특히 이태원 상권은 집단 감염 사례와 동시에 경기 침체와 주한미군 부대 이전까지 겹치면서 이른바 ‘3중고’를 겪었다. 젊은층 유동인구가 크게 줄면서 주로 보세 잡화점과 음식문화거리의 클럽, 주점 등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태원에서 멕시코 음식을 판매하는 최모(40대)씨는 “당시 손님은 없어도 식자재는 채울 수 밖에 없어 폐기 문제 등이 심각했다. 일부 가게는 빚내서 버티다 폐업까지 했다”며 “아무래도 할로윈이라든지 유동인구가 늘면 그와 비례해 매출도 오르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명동 상권도 마찬가지다. 명동 역시 외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편인데 코로나 국면이 2년 넘게 이어지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자 가게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명동역 6번 출구에서 명동예술극장까지 이어지는 메인 거리에도 '임대문의' 안내문이 넘쳐났다.
명동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이모(30대)씨는 “코로나 때문에 명동 상권은 완전히 무너졌다”며 “안테나숍 역할을 하던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 프랜차이즈도 버티지 못해 떠났고, 50년 이상 된 노포들도 자취를 감췄다. 외국인만 들어오면 거리에 활기가 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외식업계는 특수상권 영업 재개를 위한 발판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침체 속 오프라인 매장을 꾸준히 늘려온 업체들은 지금이 매출을 대폭 끌어올릴 적기라고 보고 있다. CJ푸드빌의 경우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N서울타워를 통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다만 비자 발급이 재개되더라도 항공편 증편이 더뎌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제한적인 데다 물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 씀씀이가 줄고 있다는 점에서 상권 회복이 생각만큼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비자 발급 재개 소식은 특수 상권 상인들에게 단비와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침체됐던 오프라인 매장은 차츰 활기를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인건비나 물가상승이 지속되고 있어서 거리두기 해제 만으로는 불확실한 요인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정부가 소비쿠폰 등 지속해서 상권을 회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할 듯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