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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77조 실적 잔치에도 ‘씁쓸’…이재용 ‘사법족쇄’ 불확실성 여전(종합)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입력 2022.04.28 11:38
수정 2022.04.28 12:16

반도체 역대급 활약…메모리 단가 하락에도 매출 호조

파운드리 시장 우려 과도…수주잔고 지난해 매출 대비 8배

폴더블 부품 수급 철저히 관리…하반기 고성장 이어갈 것

대외 변수 확대 속 사법리스크 여전…“경쟁력 저하 우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데일리안 류영주기자


삼성전자가 대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1분기에만 77조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만점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았다. 반도체가 역대급 활약을 한 덕분에 물류비와 지정학적 위기 등에도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을 둘러싼 사법리스크가 삼성 전체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어 글로벌 경쟁력 저하에 대한 우려 역시 높은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이 77조78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14조1214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50.5% 급증했다. 반도체가 서버용 메모리 수요에 적극 대응해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하는 등 사업 전반에 걸쳐 고른 성장을 나타냈다.


부문별로 보면 반도체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당초 우려했던 메모리 가격이 예상보다 높게 책정되면서 실적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실제 삼성전자 반도체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6조8700억원, 8조45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1.3%, 150.7% 증가한 것이다. 전체 비중도 매출은 34.5%, 영업이익은 59.8%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도 서버 중심의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부품 수급 변수에 따라 수요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삼성전자는 이날 진행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도 서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부품 수급 이슈가 있기 때문에 세트 빌드에 차질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에 이 문제가 개선되는 속도에 따라 서버용 반도체 수용 상황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미세공정 파운드리 수율과 고객사 이탈 문제에 대해 문제없다며 일축했다.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역시 12나노 D램 양산 계획에 차질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회사 측은“파운드리 사업을 둘러싼 최근의 시장 우려가 과도하다고 본다”며 “향후 5개년의 파운드리 수주 잔액은 지난해 매출의 8배 규모에 이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직원들이 클린룸 반도체 생산라인 사이를 걸어가고 있는 모습.(자료사진)ⓒ삼성전자

이어 “우리의 생산능력 이상으로 고객사 수요가 견조하고 공급부족이 이어질 것”이라며 “다수의 1티어 고객사와 장기 공급계약을 맺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1b D램(12나노)을 스킵하고 1c로 간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기존 양산 일정에도 차질 없다”며 “극자외선(EUV) 등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개척하다 보면 일부 계획 변경도 있을 수 있으며 이 또한 삼성의 로드맵 적용·확장 과정이다”라고 말했다.


퀀텀닷(QD) 양산에 본격적으로 나선 디스플레이 역시 수율을 높이고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실제 디스플레이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조9700억원, 1조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2%, 202.7% 늘었다.


회사 측은 “액정표시장치(LCD) 생산을 점차 축소하고 퀀텀닷(QD) 패널 양산을 통해 실적 개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스마트폰도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논란 등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 S22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 익스피리언스(MX)사업부 실적으로 매출 32조3700억원, 영업이익 3조82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주요 신제품이 없었던 전분기(매출 28조9500억원·영업이익 2조6600억원) 대비 각각 12%, 44% 증가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1분기에만 스마트폰 7400만대, 태블릿 800만대를 판매했다. 평균판매가격(ASP)는 278달러(한화 약 35만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2분기 판매량이 감소할 수 있지만 ASP가 전분기 대비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폴더블의 경우 판매 초기부터 공급망(SCM)을 적극 관리해 부품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폴더블 신제품은 판매 초기부터 철저한 준비로 주요 부품을 차질없이 공급할 수 있도록 하고 판매량을 극대화하겠다”며 “폼팩터(기기 형태)에 특화된 경험을 최적화해 대세화에 이은 고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3분기 연속 최대 매출을 경신하는 등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지속되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의 사법리스크 탓에 경영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당장 실적을 견인한 반도체만 보더라도 이 부회장의 ‘시스템 반도체 2030’ 비전이 무색하게 반도체는 ‘시스템 반도체 2030’ 비전이 무색하게 미세공정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수율 문제로 경쟁이 어려워졌다. 스마트폰은 역시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성능 제한 문제에 직면하며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 이 부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전장은 몇 년 째 투자가 미뤄지면서 제자리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 교수는 “현재 이 부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삼성의 경영 불확실성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며 “이는 결국 의사 결정에 제한을 주는 요소로 글로벌 경쟁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부문별 영업이익 추이.ⓒ데일리안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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