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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은행장 물갈이 '전운'…산은 회장 입지 '흔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입력 2022.04.26 06:00
수정 2022.04.25 10:29

윤종원 기업은행장 거취도 '미궁'

방문규 수은 행장은 임기 채울 듯

이동걸(왼쪽부터) KDB산업은행 회장과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방문규 한국수출입은행장.ⓒ각 사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주요 국책은행장이 물갈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친(親) 더불어민주당 인사로 꼽히는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입지가 크게 흔들리는 분위기다.


현 청와대 출신 인사인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의 거취도 안갯속인 가운데, 임기가 반 년 가량 남은 방문규 한국수출입은행장은 약속받은 기간 동안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책은행장들 중 가장 먼저 거론되고 있는 교체 인사는 이 회장이다. 공식 임기 만료는 내년 9월로 국책은행 수장 중 잔여 임기가 가장 길지만 교체가 유력시된다.


이 회장은 금융권에서도 손에 꼽히는 친 민주당 인사다. 2017년 문재인 대선 캠프 비상경제대책단에서 활동했고, 노무현 정부 시절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과 한국금융연구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2020년에는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20년 집권론을 언급한 게 알려져 논란이 겪기도 했다.


국책은행 가운데서도 핵심인 산은의 위치를 감안하면 새로운 수장은 정권교체 후 집권 여당의 인사가 낙점될 공산이 크다. 앞서 박근혜 정부 때 선인됐던 동명이인 이동걸 전 산은 회장도 문 대통령 취임 당시 임기가 1년 넘게 남아 있었지만 회장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이 회장의 후임이 누구일지에 대한 하마평은 나오지 않고 있다.


더구나 이 회장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그는 윤 당선인의 산은 부산 이전 추진에 직접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산업과 기업이 돌아가는 방식을 몰라서 부산 이전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우며, 산은이 금융경제 수도인 서울에서 전국의 균형 발전을 지원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주요 국책은행장 임기 만료 시점 현황.ⓒ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윤 행장도 새 정부의 출범과 맞물려 거취에 관심을 받는 인사다. 윤 행장의 교체 가능성을 언급하는 쪽에서는 현 정부에서 초대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그의 이력에 주목한다. 정부가 최대주주인 기업은행의 구조 상 정권 교체와 함께 수장도 바뀌지 않겠냐는 얘기다.


다만 일각에서는 남은 임기가 많지 않은 만큼, 이를 채우고 떠나게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새 정부가 들어서고 금융위원장부터 정해진 뒤 기업은행장 인사가 가능한 프로세스를 감안하면, 사실상 반 년 정도밖에 임기가 남지 않는다는 계산이다. 윤 행장의 공식 임기 만료는 내년 1월이다.


그보다 문제는 당장의 이사회 구성이다. 기업은행은 지난 달 말 임기가 끝난 신충식·김세직 사외이사의 후임을 임명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은행의 사외이사는 행장 제청으로 금융위가 임명하는데, 현 정부 금융위가 인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어서다.


방 행장은 상대적으로 교체 가능성이 적다는 평이다. 비교적 남은 임기가 길지 않아 금융당국 수장 결정에 들어갈 시간 등을 고려하면 임기를 채울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2019년 11월 수은 행장에 취임해 올해 10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다만 방 행장 역시 친정부 성향은 걸림돌이다. 그는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선임행정관으로 있으면서 친문 핵심인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와 인연을 맺었고, 김 전 경남지사가 설치한 경제혁신추진위원회의 비상근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 정책을 직접 수행하는 국책은행의 성격 상 정권 교체와 함께 수장도 대거 물갈이 될 공산이 큰 가운데, 금융위원장 등 당국 수장 인선에 소요될 시간이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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