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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가 들은 에릭센 뭉클 “여전히 토트넘 팬”...이적?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2.04.25 09:23
수정 2022.04.26 07:33

토트넘과 맞대결 앞두고 손흥민-케인 등과 포옹

토트넘 원정팬들도 에릭센 응원가 부르며 기립 박수

에릭센 맹활약으로 토트넘 승리 저지..이적설 점화

크리스티안 에릭센 ⓒ AP=뉴시스

심정지 위기를 딛고 부활한 크리스티안 에릭센(31·브렌트포드)이 토트넘 원정팬들의 뜨거운 응원가를 들었다.


에릭센은 24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브렌트포드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1-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4라운드 토트넘전에서 풀타임 활약했다.


감동을 선사한 뜨거운 재회였다. 킥오프 앞두고 토트넘 선수들을 찾아 포옹하며 인사를 나눈 에릭센이 경기 중 코너킥을 준비하기 위해 관중석 쪽으로 다가올 때, 2년 전 토트넘에서 함께 했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토트넘 원정 팬들은 에릭센의 응원가를 부르며 기립박수를 보냈다. 에릭센도 가벼운 미소로 화답했다.


그러나 경기 중에는 과거의 기량을 뽐내면서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 1승이 절실한 토트넘의 승리를 저지했다. 에릭센이 공격을 지휘한 브렌트포드는 토트넘을 몇 차례 위협했다. 전반 16분 코너킥 때 에릭센이 골문 앞으로 올린 볼을 토니가 헤더 슈팅으로 연결했는데 아쉽게 크로스바를 때렸다. 후반 45분 프리킥에서도 에릭센이 골문 앞으로 연결한 볼에 토니가 머리를 갖다댔지만 골포스트에 맞았다.


날카로운 슈팅과 정교한 킥으로 토트넘을 위협한 에릭센은 0-0 무승부로 끝난 이날 토트넘과의 맞대결에서 ‘MOM’으로 선정되며 가치를 뽐냈다. 경기 후에도 에릭센은 토트넘을 잊지 않았다. “원정팬들 응원에 뭉클했다”고 밝힌 에릭센은 “난 여전히 토트넘 팬이다. (토트넘의)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원한다”고 말했다.


에릭센과 토트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2013년부터 2020년까지 토트넘에서 활약(305경기 69골 90도움)한 에릭센은 손흥민(30)과는 2015-16시즌부터 2019-20시즌 전반기까지 3년 넘게 호흡했고, 2018-19시즌에는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합작했다. 손흥민도 해리 케인도 최고의 플레이 메이커 에릭센의 정교한 킥에 수차례 엄지를 치켜들었다.


크리스티안 에릭센 ⓒ AP=뉴시스

이후 토트넘을 떠나 이적하면서 헤어졌고, 새로운 팀 인터밀란에서는 콘테 감독과 세리에A 우승을 합작하며 이름값을 드높였다.


하지만 에릭센은 지난해 6월 유로 2020 조별리그 경기 도중 갑작스럽게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의료진이 긴급 투입돼 응급조치를 취했지만, 에릭센의 의식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병원 후송 후 심장 제세동기(ICD)의 도움을 받고서야 회복했다.


좌절하지 않은 에릭센은 개인 훈련을 통해 감각을 유지했고, 지난 1월 브렌트포드와 계약해 EPL에 복귀했다. 이후 놀라운 활약으로 팀을 11위까지 끌어올렸다. 지난 3일 첼시전에서 터뜨린 결승골은 압권이었다. 이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빅클럽들과의 이적설이 나돌 만큼 부활했다.


토트넘 앞에서도 녹슬지 않은 위력을 뽐내자 에릭센의 토트넘 이적설에는 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인터밀란 시절 에릭센과 우승컵을 함께 들어 올렸던 콘테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가 다시 축구하는 것을 보게 되어 정말 기쁘다. (에릭센이 심정지로 쓰러졌던)지난 여름은 너무나 끔찍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를 통해 더 부각될 것으로 보이는 에릭센 이적 문제에 대해서는 “요즘이 이적시장을 전망하고 기대하기 좋은 때라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에릭센은 현재 우리팀 선수도 아니다. 그런 말을 이 자리에서 하는 것은 그가 뛰고 있는 팀이나 우리 팀에 있는 선수에게나 예의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콘테 감독은 일단 덮었지만, 에릭센의 토트넘 재합류 여론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에릭센과 브렌트포드와의 계약기간은 6개월. 브렌트포드와 재계약하지 않는다면, 이적료 없이 모든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에릭센 본인도 EPL 잔류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것이 친정팀 토트넘만을 얘기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토트넘이 잡고 싶다고 잡을 수 있는 에릭센이 아니라는 의미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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