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는 PD들⑯] 황재석 PD, 유튜브 채널 ‘M드로메다’로 펼쳐내는 꿈
입력 2022.04.22 11:57
수정 2022.04.22 12:43
“지상파, TV 프로그램과 유튜브 특유의 날것, 딱 중간 지점…적당한 균형 찾는 것이 딜레마였다.”
“마니아 겨냥하면서도 대중적인 캐릭터도…두 가지 방향 함께 추구하고파.”
<편집자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이 확대되고, 콘텐츠들이 쏟아지면서 TV 플랫폼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창작자들도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어 즐겁지만, 또 다른 길을 개척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주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PD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MBC PD들의 하이엔드 B급 제작소. 유튜브 채널 ‘M드로메다’를 설명하는 문장이다. MBC 편성부에서 프로그램 라인업을 짜고, 또 모니터링을 하며 제작 부서와 파트너로 일하던 황재석 PD는 지난 2020년 12월부터 ‘M드로메다’의 콘텐츠를 연출하며 제작 PD로 일하고 있다. 평소 유튜브 등을 즐겨 보면서 예능 제작의 꿈을 키우던 그는 디지털 콘텐츠 분야에서 자신의 장점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고, 이에 과감하게 도전을 할 수 있었다.
“편성부에서 편성 기획을 하거나, 라인업을 짜고 모니터링을 하면서 제작 부서와 파트너로 일을 했었다. 필드보다는 뒤에 있었던 거다. 그러다가 회사 내에서 디지털 관련 부서 모집을 했고, 고민을 하다 지원을 했다. 성향과 우선 맞았다. 평소 제작에 대한 관심도 있고, 유튜브 콘텐츠도 많이 봤다. 조금 빠르게 기획하고, 틀에 박히지 않은 재미를 추구하는 것을 내가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침착맨 이말년의 노후대비를 위한 주식 입문기 ‘말년을 행복하게’를 비롯해 코미디언 이창호의 (탈)모큐멘터리 ‘니毛를 찾아서’, 코미디언 이은지의 본격 속풀이 해장쇼 ‘해장님’ 시리즈, 이제 막 공개를 시작한 딘딘과 유희관의 이색협회 도장깨기 ‘회원님’ 등 다양한 콘텐츠들을 만들며 규모를 키워왔다. 현재 39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 중이며, 매 회차 수십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시청자들과 신뢰를 쌓아나가고 있다.
물론 채널 색깔을 만드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그러나 퀄리티는 유지하되, 탈모와 해장 등 T V프로그램에서는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새로운 소재들을 다루면서 균형감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이 과정에서 이말년과 이창호, 이은지, 유희관 등 새로운 인물들을 발굴해내며 신선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지금 우리 채널은 지상파, TV 프로그램과 유튜브 특유의 날것의 딱 중간 지점에 있는 것 같다. MBC의 유튜브 채널이다 보니 너무 날것을 추구할 수 없었다. 자막, 편집에도 공을 들이면서 특유의 매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그 중간 지점을 찾는 것이 딜레마였다.”
이제는 채널 규모가 커지면서 더욱 많은 후배들과 함께 작업하고 있다. TV 예능과 웹예능을 오가는 후배들의 경우, 처음에는 시행착오를 겪기도 하지만 서로의 노하우를 주고 받으며 웹예능 특유의 매력을 즐기고 있다.
“인력이 늘어나고, TV 프로그램의 장점인 디테일을 더 챙길 수 있다는 장점은 있다. 다만 이것이 웹예능에게는 독이 될 수도 있다. MBC 유튜브 채널로서 차별화를 둬야 하지만, 퀄리티를 높이면서 유튜브 구독자들을 겨냥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다양하게 시도하려고 하는 중이다.”
다양한 시도들에는 지난 19일 첫 공개를 시작한 ‘회원님’도 포함됐다. ‘1박 2일’을 비롯해 다수의 예능에서 활약한 딘딘과 예능 샛별인 야구선수 출신 유희관이 함께하는 ‘회원님’을 통해 ‘M드로메다’의 대중성을 한층 넓히겠다는 목표다. 황 PD는 좀 더 다양한 시청자들을 겨냥한 대중적인 콘텐츠와 유튜브 마니아들을 겨냥하는 날것의 콘텐츠, 모두를 아우르며 ‘M드로메다’가 성장하길 바라고 있었다.
“M드로메다에는 이말년 작가와 코미디언 이은지, 이창호 등 유튜브에서 활발하게 활약 중인 출연자들이 많다. 이것이 우리 채널만의 특징이다. 이에 마니아들의 관심은 받고 있지만, 그렇게 되면 한계가 있을 수도 있다. 대중적인 캐릭터로 또 다른 방향의 콘텐츠를 함께 가지고 가고 싶었다. 도전적인 것도 하면서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안정적인 콘텐츠도 함께 선보이려 한다.”
현재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콘텐츠도 함께 기획하며 또 다른 모습을 준비 중이다. ‘M드로메다’를 통해 예능 제작의 꿈을 실현한 황 PD는 웹콘텐츠로 할 수 있는 다양한 도전들을 하며 목표를 확대 중이다.
“현재 한 OTT 작품을 준비 중이다. OTT는 유튜브와는 호흡이 또 다르다. 유튜브는 편집 등이 빠르다면, OTT는 비교적 TV 프로그램의 호흡에 가깝다. 그러면서도 표현의 자유는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어 또 다른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