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發 이슈에도 잘 나갔다…LG·삼성 배터리 1Q '쌩쌩'
입력 2022.04.11 06:00
수정 2022.04.08 13:58
LG엔솔, 1Q 영업익 2589억 깜짝 발표…연간 1兆 '청신호'
삼성SDI, 젠5 호조로 2800억 전망…SK온은 1천억대 적자 추정
공격적으로 글로벌 시장 장악력을 확대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엇갈릴 전망이다.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 25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삼성SDI는 젠5 등 판매 호조로 3사중 가장 많은 이익을 시현한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올 4분기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SK온은 1000억원대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고 매출 4조3423억원, 영업이익 2589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2.1% 증가, 영업이익은 24.1% 감소했다.
이는 기존 영업이익 추정치(컨센서스) 1611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난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전기차 제조사들의 생산 차질 영향에도 예상치를 훌쩍 넘어서며 2분기 연속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소형·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테슬라향 판매가 늘어나면서 전체 실적이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공장 수율 개선과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도 작용했다.
SK증권은 "자동차용 배터리 생산 주력 공장인 폴란드 공장 수율이 계속 개선되고 있다"면서 "수출이 대부분인 매출 구조상 원달러 환율 상승은 이익률 개선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배터리 원재료 가격 상승 영향도 제한적이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리튬, 니켈, 코발트는 90~95% 가격 전가가 가능하다"면서 "그 외에 전해액, 리튬염, 알루미늄 등 비연동 메탈에 대해서도 주요 고객사와 연동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원재료 가격 상승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소형·자동차용 배터리 등의 고른 판매 개선으로 배터리 3사 중 가장 높은 이익을 시현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증권가 컨센서스는 2864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15%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공급을 시작한 젠5 판매가 늘어난 데 이어, 원통형 배터리 역시 판매 비중이 뚜렷하게 증가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안타증권은 "젠5 비중은 올 1분기 기준 10% 중반 수준까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리비안향 21700셀(너비 21㎜, 높이 70㎜) 공급도 정상 진행중으로, 원통형 전지 내 자동차용 비중은 올해 20%를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터리 주요 원료 가격 상승으로 인한 영향도 제한적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삼성SDI는 2021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코발트, 니켈 등 원소재 가격 변동은 배터리 가격 판매 가격에 연동하고 있어 수익성 영향에 제한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SK온의 경우 배터리 판매 증가에도 불구, 미국·유럽 등 글로벌 공장 신규 가동에 따른 비용 발생으로 천억원대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배터리 사업에서 약 1000억~1300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이 난 것으로 추정한다.
하이투자증권은 "초기 가동에 따른 일회성 비용 및 판가 비연동 일부 메탈 가격 상승 등으로 상반기 적자규모가 확대되면서 2022년 연간으로 기존 BEP 예상과 달리 약 30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SK온은 메탈 가격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지난달 31일 가진 주주총회에서 니켈, 코발트 등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원가 부담 압박이 높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니켈, 코발트, 망간은 배터리 판매가격에 연동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리스크가 헷징된다"고 설명하며 "동박, 전해액, 알루미늄박 등은 비연동되는 데, 이런 소재들이 인플레이션 등으로 많이 올랐다. 원가에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OEM과 이야기해 비연동 소재를 연동시키는 부분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김 부회장은 원재료 가격 상승과 더불어 차량용 반도체 이슈도 진행중이나 올 4분기 흑자전환(BEP) 가이던스는 아직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배터리사들은 2분기에도 메탈 원가 부담, 지정학적 이슈 등 대외 리스크는 지속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주요 완성차업체들의 지속적인 전기차 생산 확대로 매출 증가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증권은 "최근 급등한 메탈 원가 부담은 2분기 더 부담되는 상황이나, 주 고객사의 전기차 판매 호조, 수율 개선으로 양호한 실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