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택배견 경태 견주, 후원금 먹튀에 토토 논란 일자 SNS 폭파했다
입력 2022.04.01 17:25
수정 2022.04.01 17:25
온라인상에서 택배견으로 얼굴을 알린 뒤 전용 SNS까지 개설할 정도로 큰 사랑을 받은 명예택배견 경태의 견주가 돌연 계정을 삭제하고 잠적했다. 그 배경에는 후원금 횡령이라는 금전 문제가 거론돼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경태의 견주이자 택배업을 하고 있는 김모씨가 후원금 명목으로 돈을 받은 뒤 돌연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 결국 삭제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김씨의 인스타그램 계정인 'gyeongtaeaabuji(경태아부지)'를 검색하면 '죄송합니다. 페이지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나온다.
앞서 그의 반려견인 경태는 "택배차량에 갇혀 지낸다"며 사진을 찍어 올린 한 누리꾼의 글을 통해 알려졌다. 당시 누리꾼은 "경태를 구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글을 올리며 동물학대를 주장했다.
그러나 학대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가 유기견이었던 경태를 발견한 뒤 이름을 붙여주고 키웠으며, 심각한 분리불안 증세가 있던 경태를 위해 택배차에 데리고 다녔다는 사연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연이 알려지자 경태와 김씨를 응원하는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김씨는 이에 힘입어 SNS를 개설하고 팬들과 소통에 나섰다.
그러던 중 김씨는 지난달 27일 경태를 비롯해 자신이 키우는 또 다른 임시보호견 태희까지 아픈 상태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수술비와 치료비 명목으로 모금을 시작했고 "너무 많은 후원금이 모였다"며 10분 만에 계좌를 닫았다.
이후 "모금액의 20%를 제외하고 전부 기부하겠다"고 밝힌 김씨는 "허가받지 않은 개인 후원의 경우 천만원 이상이 모일 경우 모든 금액을 돌려줘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다"면서 통장 내역을 정리해 올리겠다고 했지만 아무것도 공개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경태희 이모티콘과 굿즈가 출시됐고 김씨는 이를 홍보하는 게시물을 올리며 기부하기로 했던 굿즈 판매금을 경태의 치료비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다음날, 김씨는 망가진 택배 차량 사진을 공개하고선 "택배 차량이 사고를 당해 일을 쉬어야 한다"며 한탄하는 글을 남겼다. 그러면서 후원계좌를 다시 열었다.
김씨의 이 같은 태도에 일부 누리꾼들은 "반려견 치료비는 김씨의 월급에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큰 금액의 후원금을 자주 요구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의심의 눈초리가 이어진 가운데 김씨가 후원자들에게 개인적으로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보내 입금을 요구한 사실도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1천만원이 넘는 금액을 대출까지 해서 빌려줬던 한 누리꾼은 김씨가 약속한 날짜에 상환하지 않자 독촉했고 비슷한 사례가 더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결국 김씨가 후원금에 대한 영수증을 한 장도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 반려견 치료비라고 하기에는 너무 큰 금액을 자주 요구한 점 등으로 인해 이른바 '후원금 먹튀' 의혹은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여기에 일부 누리꾼들은 김씨가 "스포츠 도박, 토토를 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김씨가 태희를 안고 있는 사진에서 나온 휴대폰 화면이 토토 사이트로 추정되며, 해본 사람은 모를 수가 없는 화면이라는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김씨는 후원자 모임에 연락해 "허위 사실에 대응할 예정이다. 증빙자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일부 후원자가 "영수증만 공개하면 되는데 준비할 필요까지 있냐"고 지적하자, 김씨는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며 연락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에 누리꾼들은 "너무 충격이다" "경태랑 태희는 무사한 건지 걱정된다" "성실히 살고 착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뒷통수 맞은 기분이다" "계정만 폭파하면 다냐"라며 분노했다.
한편 경태와 태희를 모델로 한 굿즈는 현재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