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벗은 김정은, '폭주' 예고…"핵전쟁 억제력 질량적 강화"
입력 2022.03.25 10:41
수정 2022.03.25 18:59
"국방력 강화에 모든 힘 집중"
"美와 장기대결 철저히 준비"
위성 발사를 명분으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지속해온 북한이 가면을 벗어던졌다.
25일 북한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23일 신형 ICBM 화성-17형 발사를 직접 명령했다. 다음날엔 발사 현장을 찾아 ICBM 발사를 지켜봤다. 4년 4개월 만에 전략도발 카드를 공개적으로 꺼내 든 것이다.
집권 10년을 맞은 김 위원장이 태양절 110주년(4월15일·김일성 생일), 인민군 창건 90주년(4월25일) 등 굵직한 정치·군사 일정을 앞두고 미진한 경제성과를 만회하기 위해 국방성과에 몰두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발사 현장에서 미국과의 장기전 의지를 피력하며 지속적인 국방력 강화 노선을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나라의 안전과 미래의 온갖 위기에 대비하여 강력한 핵전쟁 억제력을 질량적으로,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가려는 우리 당과 정부의 전략적 선택과 결심은 확고부동하다"며 "앞으로도 우리는 계속 국방력을 강화하는 데 국가의 모든 힘을 최우선적으로 집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비할 바 없이 압도적인 군사적 공격 능력을 갖추는 것은 가장 믿음직한 전쟁억제력, 국가방위력을 갖추는 것"이라며 "우리 국가의 안전을 침해하려 든다면 반드시 처절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을 똑똑히 알게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아울러 "우리 국가방위력은 어떠한 군사적 위협·공갈에도 끄떡없는 막강한 군사기술력을 갖추고 미 제국주의와의 장기적 대결을 철저히 준비해나갈 것"이라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전략무력은 미 제국주의자들의 그 어떤 위험한 군사적 기도도 철저히 저지시키고 억제할 만단의 준비태세에 있다"고 밝혔다.
동창리 발사장서 위성 명분
ICBM 발사 지속할 듯
핵실험 재개 가능성도
북한이 지난 2017년 11월말 이후 유지해오던 전략도발 모라토리엄(유예)을 파기한 만큼, 향후 ICBM 추가발사 및 핵실험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평가다.
앞서 북측은 동창리 미사일발사장 확장·개선을 예고한 바 있고, 우리 군 당국은 풍계리 핵실험장 재건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이 북미대화 국면에서 신뢰구축 조치로 취했던 동창리 발사장 '철거'와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를 원상복구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김 위원장이 "다량의 정찰 위성을 배치하겠다"고 밝힌 만큼, 리모델링된 동창리 발사장에서 위성을 가장한 화성-17형 발사가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위성과 ICBM은 '머리'에 위성을 탑재하느냐, 탄두를 탑재하느냐 정도의 차이를 가질 뿐 사실상 같은 기술이 활용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군사 정찰위성 개발 명분으로 5년 내에 다량의 위성을 배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북한의 ICBM 발사는 연속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이 '핵전쟁 억제력'을 직접 언급했다는 점에서 핵실험 재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월 개최된 제8차 노동당대회에서 △초대형핵탄두 △소형 전술핵 개발을 직접 지시한 한 바 있기도 하다. 미국 본토 타격용 ICBM에 탑재할 '전략핵'과 한국·일본 등 역내 타격용 미사일에 탑재할 '전술핵' 개발 의지를 일찍이 밝혀둔 셈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측이 향후 한미 대응 등을 보고 하반기 핵실험을 진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