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뽑은 2030, 즐겁게 가지고 놀아주마…꼰대하기로 마음 먹었다"
입력 2022.03.16 05:57
수정 2022.03.16 10:10
尹당선 되자 2030 남성 유권자들 겨냥…"야근 많이 시키고, 말 안 들으면 해고" 엄포
"4050 고용주들, 2030 노예 개꿀 획득" "나는 대깨윤이니까 마구 야근시킬 예정"
전문가 "4050, 2030 박탈감·척박함 이해 못해 생긴 갈등…훈계조 지양하고 국가자원 재배분 해야"
"다수 결정 거부하고 싶은 '자기 합리화' 심리도 도사리고 있어…서로 의견 존중하고 소통 중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윤 당선인을 지지한 것으로 전해진 2030 남성들을 겨냥해 '야근 및 해고 엄포' 등 불합리한 처사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경험이 많고 항상 스스로의 선택이 옳다고 믿는 4050 세대가 2030 세대의 박탈감과 척박함을 이해하지 못해 비롯된 사회적 병리현상이라고 진단하고, 서로 의견을 존중하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한 네티즌은 지난 11일 올린 글에서 "윤석열이 부동산 재산세도 인하 해준다고 하고 최저시급도 없앤다고 하니, 이제는 (윤석열 당선인을) 열혈 지지하려고 한다"고 비꼬으며 "회사의 임원인데 대구에서 내가 왜 민주당을 열혈 지지했는지 모르겠다. (2030들에게) 야근도 많이 시키고, 말 안 들으면 해고 해야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작성자는 2채의 집을 보유했다는 '인증사진'을 함께 올리기도 했다.
이와 함께 "4050 기업 오너 고용주님들 2030노예 개꿀 획득" "나는 기간제 대깨윤이니까 마구 야근시킬 예정" "20대, 30대 애들 실컷 부리고 간식으로 라면 하나 줘야지" "20대남들의 선택의 결과 주120시간 일하고 지역별로 최저임금도 차등 적용 받고 집 사 봐라" "즐겁게 가지고 놀 수 있는 2030이 생겼지 뭐야. 높은 자리에 있어서 미안하다. 꼰대하기로 마음먹었거든." 등의 글들도 올라오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임기 동안에는 출산을 하지 않겠다는 '출산 파업' 글이 트위터에 올라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확산되고 있다. 해당 글에는 '출산 보이콧', '출산 파업'이라는 표현이 태그 형식으로 사용됐고, "저출생? 무출생 (수준까지 한 번) 가보자고"라는 글이 리트윗 됐다. 또 "세계 최초 무출산 렛츠고" "이렇게 대한민국은 저출산을 넘어 무출산이 됩니다" "윤 정부 때 혼인율 출산율 오르나 어디 봐라" 등의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2030 남성들의 박탈감과 척박함을 이해하지 못해 비롯된 일종의 사회적 병리현상으로 진단했다.
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2030은 4050에 굉장한 박탈감을 지니고 있는 세대인데 4050은 본인들이 기득권층으로 보이는 줄도 모르고 자기들이 시대적으로 누리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2030이 가지고 있는 척박함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보니 이런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고, 서로 다른 후보들에 대한 지지 성향으로 나타나게 된다"고 진단했다.
윤 교수는 이어 "(4050이) 노동자주의나 페미니즘과 같은 'PC(Political Correctness)'에 사로잡혀 있는 데 반해, 2030 남성의 경우 PC로부터 도움을 받은 게 전혀 없는데도 부당한 차별로 다가오니 PC가 정치적으로 정의로운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라며 "결국 2030이 냉소적으로 보여지는데 4050이 훈계하듯이 2030을 대할 것이 아니라 국가적으로 자원 배분 설계를 어떻게 다시 해야 할지 논의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4050은 촛불시위 등 정치에 직접 참여를 해 더 오랜 정치적 경험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2030의 생각이 과연 맞을까라고 여기는 부분이 있는데 이것이 2030이 보기엔 꼰대처럼 보이는 것"이라며 "4050은 자신의 선택이 항상 도덕적으로 올바르다고 느끼기에 마치 오늘날의 2030은 의식이나 생각이 없는 것처럼 비난을 가하는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투표해 윤석열 대선 후보가 당선이 됐는데 이런 다수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싶어 하는 자기 합리화 심리가 도사리고 있다. 서로를 비방하기 보다는 4050의 의견이나 2030의 의견, 남성과 여성의 의견을 서로 존중하며 동등하게 다루고 소통이 중요하다. 4050도, 2030도 정치적 희생양이 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