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윤석열, '대선 풍향계' 충북에 이유 있는 공들이기
입력 2022.03.06 05:00
수정 2022.03.08 12:28
윤석열, 5일 오전 오롯이 충북 '올인'
유권자 10만여 제천·충주 유세 소화
역대 충북 득표 1위, 예외없이 당선
"충청이 뿌리" 윤석열의 '공들이기'
3·9 대선을 나흘 앞두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오전 반나절을 충북에 '올인'했다. 역대 대선에서 충북 1위가 항상 당선된 '표심 풍향계' 충북에 이유 있는 '공들이기'라는 관측인 가운데, 충청 지역 주요 정치인들도 역할분담에 나섰다.
윤석열 후보는 대선 D-4인 5일 오전, 충북 제천에서 일정을 시작한 뒤, 충주로 이동해 유세를 소화했다. 전날 충북 제천과 중앙선 철도로 40분 거리인 경북 영주에서 일정을 마치려 했으나, 예기치 않게 울진 산불 피해가 확산되면서 밤늦게 이재민을 위로하고 오는 강행군을 펼치게 됐음에도 충북 일정은 변동 없이 그대로 소화했다.
제천은 유권자 수가 11만 명이며 충주는 18만 명이다. 이날 다른 유세 일정이 잡힌 서울 노원(44만 명)이나 경기 남양주(61만 명)에 비하면 절대적인 유권자 수는 적다. 그럼에도 오전 반나절을 오롯이 충북에 투자한 것은 역대 대선의 '표심 풍향계'라 불리는 충북의 중요성을 감안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래 치러진 일곱 차례의 대선에서, 단 한 차례의 예외도 없이 충북 1위 득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러한 '징크스'의 원인과 관련해서는 남반부 국토의 정중앙에 위치한데다, 특별한 지역감정이 없이 전체적으로 중도를 지향하는 지역 민심이 투표 성향에 투영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충청을 자신의 '뿌리'로 내세우는 윤석열 후보로서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지역이 충북이다. 게다가 충청이 '뿌리'라고 해도 마냥 안심할 수도 없다. 윤 후보는 충남 공주가 뿌리인데, 대전·충남과 충북은 또 지역 정서가 조금 다르기 때문이다.
일례로 '충청의 맹주'라 불리던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1987년 대선에서 대전·충남에서는 압도적 득표율로 1위를 했으나, 충북에서는 2위도 아닌 3위에 그쳤다. 김 전 총리의 고향이 충남 부여였기 때문이다. 이재명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의 고향이 충북 충주라는 점도 계산에 넣어야할 요소다.
충북 유권자 과반이 청주 거주 현실
다녀간 곳 또 갈 수는 없어 '고심'
충청 지역 중심 정치인들과 역할분담
실황중계·이원유세로 청주 커버 '묘수'
윤석열 후보가 지방 중소도시인 충북 제천·충주까지 직접 오가며 유세 강행군을 펼친 것에는 충북에서 확실한 우위를 굳히고자 하는 고려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충북 표심에 구애함에 있어 수부(首府) 도시인 청주를 제쳐놓고 생각할 수는 없다. 충북의 137만 유권자 중에 청주 유권자가 71만 명(52.1%)이다. 충북 유권자 과반이 청주에 거주하는 셈이다. "청주 민심이 곧 충북 민심"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윤석열 후보는 공식선거운동기간 이틀째였던 지난달 16일 이미 청주 성안길에서 유세를 했다. 이번에는 아직 다녀가지 않은 곳을 찾는다는 원칙 아래 청주 대신 제천과 충주를 찾았다. 그렇다고 청주를 그냥 뛰어넘기에는 신경이 쓰였을 것이다. 여기에서 나온 것이 실황중계 이원유세라는 묘안이라는 지적이다.
3·9 대선과 동시에 치러지는 청주상당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해 5선에 도전하는 정우택 후보를 필두로 국민의힘 충청권 최다선인 정진석 국회부의장, 충북 영동이 부친의 고향인 나경원 전 원내대표, 김수민 전 의원 등이 총출동해 청주에서 별도 합동유세를 가지면서, 윤 후보의 제천·충주 연설은 청주 유권자들 앞에서 실황중계하는 방식으로 이원유세를 펼친 것이다.
실제로 이날 오전 10시, 제천 유세 시작에 맞춰 청주에서 유동인구가 많은 가경터미널 앞에서 윤 후보의 연설은 생중계되기 시작했다. 이어진 충주 유세까지 가경터미널 앞에 모인 국민의힘 청주 당원과 지지자들은 미리 준비한 손피켓에 태극기를 흔들며 윤 후보의 연설에 호응했다.
정우택 "대한민국 총체적 난관에 직면
윤석열정부로 대한민국 봄이 오도록"
정진석 "충청 발전시킬 사람은 윤석열
쌍두마차 돼서 충청의 봄 앞당기겠다"
정우택 후보와 정진석 부의장, 나경원 전 원내대표도 찬조 연설을 통해 윤석열 후보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로 정권교체를 이뤄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연설에서 정우택 후보는 "지금 총체적 난관이 대한민국을 가로막고 있고, 국민의 삶 자체가 위기의 연속이며, 나라를 둘러싼 환경도 위태롭다"며 "무능한 민주당정권을 심판하고 공정과 상식이 살아있는 대한민국 건설과 청주 발전을 위해 책임있고 능력있는 윤석열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오늘은 경칩이다. 우리나라에 따뜻한 봄이 오고, 대한민국 정치에도 봄이 오고 있다"며 "3월 9일 새로운 정부, 윤석열정부가 태어나 대한민국에 따뜻하고 희망찬 봄이 올 수 있도록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힘을 보태달다"고 당부했다.
지원 유세에 나선 정진석 부의장은 "세종을 명실공히 행정 수도로 만들고, 충청을 발전시키겠다는 약속을 지킬 사람은 윤석열 후보"라며 "투철한 국가관과 애국심을 갖춘 윤석열 후보만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전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충남 5선 정진석, 충북 5선 정우택이 쌍두마차가 돼 충청의 봄을 앞당기겠다"며, 정우택 청주상당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에 대한 지지도 호소했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도 "여기 정진석 의원이 충남의 큰 지도자라면 충북에는 정우택 의원이 있다"며 "나도 여태껏 많은 직책을 지냈지만 이번에 맡은 의미 있는 직책이 정우택 후보 후원회장"이라고 부각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가 통합, 통합 외치는데 통합은 이번 선거 과정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합리적인 국민들, 상식적인 국민들이 모두 윤석열 후보 지지 선언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를 상식이 이기고 정의가 이기고 공정이 이기는 선거로 만들어달라"며 "투표 꼭 해달라. 여러분이 윤석열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어달라. 대한민국에 봄이 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