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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 2022] KT 구현모, 디지코 선언 2년…글로벌 탈통신 ‘교과서’ 됐다

바르셀로나(스페인) =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입력 2022.03.02 08:00 수정 2022.03.02 08:11

“MWC 현장 와보니 B2B로 가야 한다는 생각 옳았다”

같은 고민하는 글로벌 이통사, KT 성공 사례에 ‘관심’

구현모 KT 대표가 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산업 전시회 ‘MWC 2022’에 참석한 뒤 인근 NH 바르셀로나 칼데론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사업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KT

구현모 KT 대표가 통신기업(텔코)에서 벗어나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으로 변화를 선언한 지 2년이 지났다. 그동안 회사의 여러 지표는 몰라보게 달라졌다. 성장이 정체된 통신사업은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했고 신사업은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구 대표는 그 2년을 ‘KT가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을 넓힌 기간’이라고 표현하면서 앞으로 KT에 따라붙는 ‘통신사’ 명칭 자체를 거부했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 기반 사업을 신사업이 아닌 본업, 즉 ‘메인 사업’으로 삼겠다는 의미다.

“KT를 부디 통신기업으로 보지 말아 달라”

구 대표는 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산업 전시회 ‘MWC 2022’에 참석한 뒤 인근 NH 바르셀로나 칼데론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앞으로의 회사 모습을 제시하면서 “KT의 T는 ‘텔레콤’, ‘테크놀로지’, ‘트랜스포메이션’ 일수도 있는데 부디 통신기업으로는 보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구 대표가 지난 2020년 디지코 전환을 선언한 이유는 통신사업 매출이 정체돼 새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많은 사람이 KT를 성장하지 않는 기업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이익을 냈는데도 성장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앞으로 KT는 성장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며 “지난해 (매출) 4400억원 성장했는데 사실 더 할 수 있었다. 지난해 돈 안 되는 사업을 정리한 게 900억원 정도다. 앞으로는 옛날처럼 안에서 뭉쳐 섞여가는 식으로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결심은 이번 MWC 행사를 방문하면서 더욱 확고해졌다. 구 대표는 “MWC에 와서 부스를 만들고 사업자들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생각이 옳았던 것 같다”며 “기민하게 움직이는 사업자들은 기업-소비자 거래(B2C) 시장이 정체돼 별로 먹을 게 없고 기업간거래(B2B)로 가야겠다고 이야기한다”고 언급했다.


구현모 KT 대표(가운데)가 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산업 전시회 ‘MWC 2022’에 참석한 뒤 인근 NH 바르셀로나 칼데론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윤경림 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왼쪽), 신수정 엔터프라이즈 부문장(사장)과 함께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KT
“이통3사 CEO 간담회 하면 여전히 가서 앉아 있겠지만…”

통신사업 성장 정체는 사실 국내 기업인 KT만의 고민은 아니다. 해외 이통사들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처지다. MWC에 와보니 이를 성공적으로 돌파해내고 있는 KT의 모습이 전 세계 통신기업들의 모범사례가 되고 있었다고 구 대표는 설명했다.


구 대표는 “이번 MWC에서 2주 전 결단한 IDC·클라우드 분사와 스튜디오지니 설립 사례를 설명했더니 (다른 기업들이) 상당히 관심도를 표명했다”며 “그렇게 하고 싶어 하는 회사들이 있었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이어 “여기 와서 보기에는 KT가 가장 변화의 첨단에 서있고 성과를 내고 있는 것 같다”며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사무총장도 이에 동의한다며 (노하우를) 공유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말했다.


KT의 변화가 성공했는지는 객관적 숫자라는 냉정한 지표가 말해준다. 결과는 긍정적이다. KT는 AI·디지털전환(DX) 분야에서 310만 AI 스피커 ‘기가지니’ 가입자를 확보했다.


약 6000만의 통신과 미디어 가입자, 14개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 국내 최대 규모의 클라우드 인프라와 시장 등을 기반으로 AI 원팀, 카이스트(KAIST) 등과 협력하며 역량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그 결과 IDC와 클라우드는 3년간 연평균 17%의 성장세를 유지했고 B2B 사업 전체 매출은 7.5% 성장했다.


신사업을 계속해나가기 위한 회사 자산도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KT는 인터넷(IP)TV와 위성방송 등 국내 1위 미디어 플랫폼 사업을 통해 1300만 유료방송 가입자를 확보한 것은 큰 무기다. 지난해 설립한 KT스튜디오지니를 콘트롤 타워로 두고 스토리위즈, 시즌, 지니뮤직 등 미디어 계열사를 재편해 원천 지식재산권(IP)부터 제작, 국내외 유통, 연구개발(R&D)까지 아우르는 미디어 생태계를 완성했다.


금융에서도 K뱅크, BC카드 등 계열사와 더불어 신한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IBK기업은행 등 다양한 금융 전문회사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K뱅크는 구 대표가 ‘스스로 참 잘했다’고 생각하는 성과로 꼽혔다.


구 대표는 “앞으로도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하면 여전히 가서 앉아 있겠지만, 우리가 할 건 고객들의 삶을 변화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라며 “고객의 삶의 변화와 다른 산업의 혁신을 리딩해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하는 기업, B2B 고객과 디지털 플랫폼 서비스까지 확장해 성장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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