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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치료 중 영유아 사망, 벌써 5명…전문가 "관련지침 없어"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입력 2022.02.24 15:46
수정 2022.02.24 15:47

전문가 "영유아, 급격히 상황 나빠질 수 있어 더 위험"

24일 0시 기준 코로나19 사망자 82명 중 0~9세 5명

정부 "18세 이하 확진자 전체의 25%…감염되지 않는 방법 뿐"

당국, 23일 소아용 백신 허가…접종 계획, 3월 중 발표 예정

지난 3일 강남구 역삼동 하나이비인후과병원 호흡기전담클리닉에서 의료진이 재택치료자들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과 함께 18세 이하 연령층의 감염이 급증하는 가운데 재택치료를 받던 영유아 확진자의 사망 사례도 최근 잇따라 발생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는 영유아의 경우 급격히 상황이 나빠질 수 있고 고열이 계속될 경우 더 위험한데 관련 지침은 없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4일 0시 기준으로 전날 하루 동안 코로나19로 인한 신규 사망자가 82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의 연령을 보면 80세 이상이 51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70대 16명, 60대 8명, 50대 4명, 40대 1명 순이다. 특히 이날 9세 미만 사망자가 2명 추가돼 국내 코로나19 사태 이후 0∼9세 사망자는 총 5명으로 늘었다.


앞서 경북 예천군에서는 지난 18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A(7)양이 22일 오후 대구의 한 종합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사인은 코로나19 감염에 의한 급성심근염으로 추정된다. A양은 확진 판정 이후 재택치료에 들어갔고, 이틀 후부터 가슴 통증 등 상태가 악화하면서 종합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치료 중에 사망했다.


같은 날 경기도 수원시의 권선구에서는 생후 4개월 된 B군이 숨졌다. B군은 지난 18일 확진 판정을 받았고, 나흘 후인 22일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도착해 끝내 목숨을 잃었다.


지난 18일에도 수원시 장안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인 생후 7개월 C군이 병원 이송 중 숨졌다. 당시 구급대는 인근 10개 병원에서 병상이 없다는 답변을 받아 안산 소재 병원으로 이송했고, 이 과정에서 C군이 심정지를 일으켜 병원 도착 직후 사망 판정을 받았다.


앞서 발생한 나머지 10대 미만 사망 사례의 경우, 지난해 11월 말부터 12월 사이에 나오면서 대다수의 소아 확진자 사망 사례가 비교적 최근에 집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오미크론 급속 확산으로 확진자 규모 자체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늘고 있고, 특히 백신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10대 청소년과 미접종 연령층인 10세 미만 소아의 확진 비율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확진자 관리 또한 '재택 셀프 치료' 체계로 전환되면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전날 기준으로 국내 발생 확진자(17만1271명) 중 18세 이하 확진자는 4만4708명으로 26.1%의 비중을 차지했다. 서울시의 경우도 23일 신규 확진자 중 소아·청소년이 8207명으로 전체의 22.1%로 나타났다.


최근 1주간 일별로 18세 이하 확진자 비중을 살펴보면 28.5%→26.4%→26.4%→27.0%→27.3%→28.1%→26.1%로 꾸준히 20%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0∼6세 영유아 연령층의 경우 지난주 10만명당 발생률이 직전주 대비 2.2배(118.5명→265.2명)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일 강남구 역삼동 하나이비인후과병원 호흡기전담클리닉에서 의료진이 재택치료자들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4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18세 이하 확진자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전체의 2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접종 대상이 아닌 소아 연령층의 확진자 발생이 높아지고 있어 최대한 가족들이 노력해 감염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뿐"이라고 설명했다.


소아·청소년 등 미성년자 확진자는 다른 가족의 돌봄이 필요한 만큼, 가족 내 2차 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실제 자녀가 확진되면서 가족 전체가 잇따라 감염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더욱이 확진자 폭증세에 따라 재택치료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전반적인 관리가 부실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재택치료 중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에 환자 이송이나 병상 배정 문제도 번번이 반복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영유아 병상과 관련해 "영유아가 입원할 경우, 부모가 동반해 입원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갖추고 있다"며 "(코로나19 증상이 있으면) 격리공간에서 진료하게 돼 있고 이를 병원이 거부하면 진료거부행위"라고 강조했다.


현재 전국에 소아·청소년 진료가 가능한 재택치료상담센터는 95곳(소아 전담 11곳 포함)이다. 지역별로는 경기 32곳, 경남 15곳, 인천 10곳, 강원 7곳, 서울 5곳, 광주·전북·울산 각각 4곳, 충남·충북·대전 각각 3곳, 부산·대구·세종·경북·제주 각각 1곳이다.


천병철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최근 영유아 사망 사례와 관련해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관리를 벗어난) '사각지대'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재택치료) 환자가 병원에 가야 할 상황인지 최소 1명의 의료인과 상담이 필요한데, 그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천 교수는 "영유아의 경우 급격히 상황이 나빠질 수 있고, 성인과 다르게 고열이 계속될 경우 탈수에 빠질 수 있어 더 위험한데 관련 지침이 없다"며 "환자 급증은 이미 예상했지만, 거기에 맞춰 준비하지 못했다. 현실에서는 더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아직 소아 대상 백신 접종 계획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당국은 전날 만 5∼11세 어린이가 접종할 수 있는 화이자사의 소아용 코로나19 백신 품목을 허가한 가운데 구체적인 접종 계획은 내달 중으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백신 접종시 부작용에 대한 부모, 보호자들의 우려가 여전하고, 실제로도 국내 백신 접종 대상 중 최저연령인 12세의 1차 접종률이 1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5∼11세 연령대 전체에 대한 접종보다는 기저질환이 있는 소아 대상자에 접종을 권고하는 방식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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