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약국에서 알려줘서 왔어요" 동네병원 코로나 진료 첫날, 현장에 가보니...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입력 2022.02.04 04:35 수정 2022.02.04 10:04

3일부터 전국 343개 동네 병·의원서 코로나 검사·치료 시작

오후 3시까지 서울 시내 69개 병원만 공개돼 시민 불편…"인터넷으로 의료기관 찾기 어려워"

일반진료 환자 "의심환자와 동선 구분 없어 감염 우려"…의료진 "음압진료실 운영, 안심하라"

호흡기전담클리닉 "지침경로, 보건복지부→보건소→클리닉…재택치료·치료제 처방 지침 미전달"

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하나이비인후과에 마련된 호흡기전담클리닉에서 의료진이 호흡기질환 환자와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진료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로 확진자가 폭증할 것을 대비해 동네 병·의원에서 코로나 검사와 치료를 3일부터 시작했다. 영하의 추운 날씨 속에서도 시민들은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속속 동네 병원에 모여 들었지만 아직 준비가 부족해 여기저기서 혼선이 빚어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부터 전국 343개 동네 병·의원에서 코로나 검사·치료를 시작하고, 순차적으로 참여 병·의원이 확대된다고 밝혔다. 동네 병·의원급으로까지 검사·치료 체계를 확대해 대응 역량을 키우려는 것이다.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 환자가 병원을 방문했다면, 의사는 기본 진찰을 한 뒤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시행하고, 음성이 나오면 감기약을 처방하는 등 일반진료를 한다.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면 PCR 검사로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판단하고, 확진이면 해당 환자의 재택치료를 관리한다. 경우에 따라 먹는 치료제를 처방할 수도 있다.


이날 코로나 진료기관 명단을 확인할 수 있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홈페이지에는 오후 3시까지 호흡기전담클리닉 50곳과 지정 의료기관 19곳의 명단만 공지됐다. 특히 서울시가 밝힌 진료 참여 의료기관 147곳 중 47%인 69곳만 공개되면서 시민들은 불편을 겪기도 했다.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서울시 종로구의 한 이비인후과를 찾은 정모(60)씨는 "선별진료소에 갈 시간이 없어서 약국에 진단키트를 사러 갔는데 품절이었다"며 "약국에서 코로나19 검사를 하는 이비인후과를 알려줘서 검사를 받으러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으로 의료기관을 찾기 어려워서 약국에서 알려주지 않았다면 선별진료소에서 기다려야 했을 것"이라며 "이비인후과에서는 30분 만에 검사 받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같은 병원을 찾은 50대 A씨는 "이비인후과 안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온 사람이 많았다"며 "의료진이 선별진료소에서 하는 것처럼 코를 찔러 검사를 하고 30분 안에 결과가 나와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A씨는 "진료비는 일반 진료를 보는 것과 비슷한 금액이 나왔다"며 "일반 진료 환자와 같이 기다리다 검사를 받았다. 동선이 구분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동네 병원은 공간이 협소하다 보니 이 같이 일반 진료를 보러 온 환자와 코로나19 진료를 보러온 환자의 동선 구분이 되지 않는 곳이 많다. 때문에 확진자와 동선이 겹칠 수 있어 불안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B(70)씨는 "3차 접종을 하기 위해 병원에 왔다"며 "오늘 병원에 와보니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온 사람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검사받으러 온 사람이 확진되면 확진자와 같은 공간에 있었던 것이기 때문에 솔직히 걱정이 된다"고 토로했다.


서울의 한 호흡기전담클리닉에 번호표 기계에 코로나19 검사를 위한 버튼이 준비돼있다. ⓒ데일리안

이날 서울시 중구의 한 호흡기전담클리닉도 코로나 검사를 위해 찾아온 사람들로 붐볐다.


30대 김모씨는 "직장에서 확진자가 나와 단체로 검사를 받으러 왔다"며 "선별진료소에서 검사하듯이 의사가 검사해주고 30분 안에 문자로 결과를 알려준다"고 말했다. 같은 병원을 방문한 강모(31)씨는 "해외 출국에 필요한 음성확인서 발급을 위해 검사를 받으러 왔다"며 "진료 예약을 했는데도 1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했다"고 밝혔다.


이번 의료체계 전환은 코로나 검사와 동시에 재택치료, 치료제 처방 등도 함께 할 수 있도록 이뤄져야 하지만 호흡기전담클리닉에는 아직 정확한 지침이 내려오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의 한 호흡기전담클리닉 원장 박모씨는 "아직 재택치료나 치료제 처방에 대한 정확한 지침은 내려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층을 나눠 코로나19 진료를 할 예정이었지만 승인이 나지 않아 다음주부터 나눌 계획이다. 보건복지부에서 보건소로 지침이 내려오고 보건소에서 호흡기전담클리닉으로 지침이 내려온다"고 전했다.


그는 일반 진료환자들이 코로나19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 것을 우려한다는 말에 "음압 진료실을 운영 중이기 때문에 더 안전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안심하고 검사를 받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현장'을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