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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위기 ‘게임사 코인’…양질 콘텐츠 확보 우선 돼야 [이건엄의 i-노트]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입력 2022.02.04 07:00
수정 2022.02.04 10:00

위메이드 ‘위믹스’ 대량매도 잡음…도덕적 해이 논란

일각 사행성 목소리도…사업자 불신의 벽 깨야

위메이드가 지난 2020년 12월 전세계 149개국 앱마켓에 출시한 블록체인 게임 ‘버드토네이토 for WEMIX’.ⓒ위메이드

최근 게임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로 ‘플레이 투 언(Play to Earn, P2E)’을 표방하며 자체 암호화폐 발행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신뢰도에는 의문부호가 달리고 있다. 사업자가 발행량을 마음데로 조절할 수 있는데다 최근 불거진 위메이드 사태에서 보듯 아무런 공시 없이 대량 매도가 이뤄지는 등 정보의 비대칭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게임사들이 앞세운 코인 발행 명목은 좋다. 코인을 발행해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의 기반을 다지고 발생하는 수익을 재투자해 경쟁력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블록체인 게임이 시장에 제대로 안착할 수 있다면 ‘K-게임’을 대표할 수 있다는 대의명분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외침과 다르게 세간의 인식은 좋지 못하다. 가뜩이나 암호화폐에 대한 사행성 인식이 강한 상태에서 최근 위메이드의 위믹스 코인 대량 매도사태까지 겹치며 불신의 벽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제 막 태동한 블록체인 게임과 암호화폐 시장에 제도적 안전장치가 미흡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사업자의 도덕적 해이가 지나치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는 블록체인 게임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정부의 인식 개선 측면에서도 좋지 않다. 게임사가 발행한 코인으로 인해 잡음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경우 규제의 벽을 허물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설사 국내에서 합법화가 되더라도 정부의 통제 하에 반쪽짜리 블록체인 게임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코인의 발행과 매도가 아닌 콘텐츠(게임) 자체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콘텐츠가 훌륭하다면 이를 소비하기 위한 재화인 코인의 가치도 함께 높아질 수밖에 없다. 즉 게임사는 콘텐츠 공급자로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만약 게임사들이 콘텐츠는 뒷전으로 한 채 단기 수익에만 초점을 맞추고 코인 발행에만 집중한다면 이를 기반으로 한 블록체인 게임 역시 현재의 사행성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특히 투자자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야기한다는 점에선 더욱 그렇다. 블록체인 게임과 코인 시장 모두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사업자들의 자정작용을 통해 개선점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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