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영도 나올까?…다양한 변수 예상되는 대선 토론
입력 2022.01.27 01:10
수정 2022.01.27 07:06
다자토론 세부 방식 놓고 논쟁 예상
허경영 지지율, 심상정 추월했는데
토론 참석 배제할 경우 또다른 논란
안철수 토론 경쟁력에도 관심 모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양자 TV토론'이 무산됐다. 안 후보의 방송금지 신청으로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가운데, 주요 후보가 모두 참석하는 다자토론의 개최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26일 오후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박병태 수석부장판사)는 KBS·MBC·SBS등 지상파 3사 방송사가 안 후보를 제외한 채 방송 토론회를 실시·방송해서는 안 된다고 결정했다.
토론회의 영향력과 유권자에 미치는 중요성 등을 고려할 때 대상자 선정에 관한 언론기관의 재량에 일정한 한계가 설정돼야 한다고 본 것이다.
양자토론 방송이 무산된 지상파 방송 3사가 당초 방송 예정일이었던 오는 31일 혹은 다음달 3일에 안철수 후보를 비롯해 여러 후보가 참여하는 토론회를 제안했지만 성사 여부에는 물음표가 따른다. 후보들 간 동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세부적인 조건 등을 가지고 파열음이 나올 가능성이 큰 탓이다.
이에 더해 지지율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양강 후보의 토론이 무산되면서 토론 참여자의 범위를 어디까지 할 지를 두고서도 갑론을박이 예측된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이날 "4자 토론이든 5자 토론이든 법률이 정하는 상식과 합리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하자"고 했고, 윤 후보 또한 "어느 형식의 토론이든 국민께서 대선 후보의 정견과 입장을 궁금해하시기 때문에 어떤 것이든 상관없다"고 했지만 토론 참여 대상을 두고 명확한 정의를 내리지는 않았다.
이 문제가 쟁점이 되는 이유는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의 존재 때문이다. 평균 지지율이 5% 이상인 대선 후보는 선거방송토론위원회 토론회의 참여대상이 되는데, 일부 여론조사에서 허 대표의 지지율은 심상정 정의당 후보 등을 앞질러 5%를 상회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코리아정보리서치가 뉴스핌의 의뢰로 지난 23일 실시해 이날 공개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허 대표의 지지율은 5.6%로, 3.1%의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0.9%에 그친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를 따돌렸다. 해당 조사의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만일 양강 후보에 더해 안철수·심상정·김동연 후보 등만이 참여해 토론을 진행할 경우 허 대표 측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날 양자토론의 방송금지 가처분신청이 인용된 것과 똑같은 논리로 허 대표가 가처분신청을 할 경우 법원의 판단을 예측하기 힘들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와 별개로 안 후보가 보여줄 토론 능력에도 관심이 쏠린다. 안 후보의 이의 제기로 양자 토론이 무산된 만큼, 다자토론에 참여할 안 후보가 "토론에 약하다"는 그간의 선입견을 깨고 얼마나 임팩트 있는 토론 경쟁력을 보일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BBS라디오 '아침저널'에 출연해 "지금까지 양비론 등의 정치적 언어로 일관해 온 안 후보가 정책과 비전이 위주가 돼야 하는TV토론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라며 "TV토론에서 손해만 봤는데 왜 집착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평가와 달리 안 후보 측은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향후 예정된 다자토론에서 양강 후보와 다른 차별점으로 대선 후보로서의 존재감을 최대한 부각시킨다는 복안이다.
안 후보는 이날 법원의 가처분신청 인용 결정 직후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 후보로서 누가 국민 눈높이에 맞는 도덕성을 갖추고 있는지, 누가 격변하는 세계 흐름 속에 제대로 된 국가 비전 전략과 정책대안을 갖고 있는지를 가리는 4자 TV토론을 즉시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다자토론에 대한 논의는 오는 28일 민주당·국민의힘·국민의당·정의당 등과 지상파 방송사의 실무진이 참여해 열리는 '룰 미팅'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해당 미팅에서 구체적인 토론 일시 및 참여 후보 범위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