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생수 ‘삼다수’…묵묵한 연구·개발 투자가 성공열쇠
입력 2022.01.24 07:21
수정 2022.01.21 16:48
1998년 출시 이후 24년간 시장 점유율 1위…국민생수로 자리매김
성장 핵심 동력인 품질 관리 위한 다양한 노력…ESG경영에도 박차
지방 공기업이자 자체 보유 상품으로 생수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제주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제주개발공사)다. 국민의 건강한 물 섭취에 이바지하며 지속 가능한 수자원 활용과 친환경 패키지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제주삼다수는 제주개발공사가 1998년 출시한 이래 24년간 생수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생수 가운데 처음으로 매출 3000억원을 넘기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300여개의 생수 브랜드 중 시장 점유율 42.5%의 압도적 브랜드로 자리매김 했다.
삼다수가 개척한 국내 생수 시장은 매년 10%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4월 기준 제조사만 60개가 넘는다. 저렴한 가격 경쟁력과 구독 서비스 등을 앞세워 생수 시장에 도전하는 기업은 해마다 늘고 있지만 삼다수의 아성을 넘은 브랜드는 지금까지 없었다.
비결은 한라산 지하 420m에서 끌어올린 청정 화산암반수에 있다. 용암층과 퇴적층이 시루떡처럼 쌓인 지층과 구멍 뚫린 현무암이 빗물의 불순물을 걸러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다른 곳보다 석회질이 적어 물맛이 부드럽다. 단일수원지에서 생산돼 일정한 물맛을 낸다.
끊임없는 연구‧개발 역시 비결로 손꼽힌다. 제주개발공사는 삼다수를 고품질로 유지하기 위해 실시간 수질 모니터링, 수원지 감시 등 다방면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생수 기업 최초로 환경부의 국가 공인 ‘먹는물 수질검사기관’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삼다수는 자체 검사를 해도 믿을 수 있다는 일종의 공증을 받은 셈이다. 공인기관으로 등록되면 1년마다 환경부의 현장 실사를 받고, 3년마다 재지정 과정을 거쳐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재취득에 실패하면 신뢰도 타격 역시 불가피하지만 공인력을 갖췄다는 의미가 크다.
제주개발공사는 수원 품질 유지를 위해 1996년부터 삼다수 취수원 주변 토지를 꾸준히 매입해왔다. 투수성이 좋은 제주지역의 지질 특성을 고려해 원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오염원을 차단하기 위함이었다. 매입한 토지만 마라도 면적(0.3k㎡)의 2.4배에 달한다.
취수원 주변의 지하수도 직접 관리한다. 제주삼다수는 취수원 주변에 다수의 관측정을 설치해 해당 지역 지하수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관측 및 검사하고 1시간 간격으로 지하수위와 수온, 전기전도도, PH 등 4개 항목을 모니터링 및 분석하고 있다.
주변 토지 및 지하수 관리로 잠재오염원을 차단한 후에도 제주개발공사는 자체 검사를 통해 수질을 진단하고 있다. 환경부의 먹는물관리법에 의해 연간 2274건의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공사는 법적 기준의 940%를 상회하는 연간 2만1324건 이상의 수질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마케팅 전략도 성공으로 이끌었다. 대표적으로 화산섬인 제주도의 자연친화적인 환경과 깨끗한 물을 연계한 브랜드 마케팅은 폭발적인 성과를 불러왔다. 프랑스 생수 에비앙이 알프스 자락에 있는 에비앙 마을의 빙하 호숫물로 만든다는 점을 강조한 것과 흡사하다.
여기에 차별화 마케팅 전략도 병행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편의점 1+1 행사를 벌이는 등 공격적인 점유율 확보에 나섰다. 가수 아이유를 광고 모델로 내세우고, 카카오프렌즈와 협업한 패키지를 선보이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2018년부터는 가정 배송 서비스를 개시한데 이어, 이듬해에는 자체 앱을 개발해 비대면 판매 시스템을 구축했다. 소비자가 자신의 소비 패턴에 맞춰 배송 주기와 주문 수량을 결정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도 도입했다. 이 서비스는 최근 2년간 약 42% 성장했다.
최근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제주삼다수는 친환경 경영을 통해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환경 이슈는 제주삼다수 원수인 제주 지하수의 품질과도 직결되는 만큼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경영 과제이기도 하다.
제주삼다수는 지난해 6월 330mL와 500mL, 2L 등 제품 전 용량에서 라벨을 제거한 무라벨 제품 ‘제주삼다수 그린’을 출시했다. 무라벨 제품들은 ‘가치소비’ 트렌드 등을 타고 지난해 12월 기준 전체 삼다수 판매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 발 더 나아가 페트병을 친환경 소재로 바꾸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탕수수 원료로 만든 바이오 페트(Bio-PET), 화학적 재활용 페트(CR-PET) 등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소재 개발에 공을 들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제품으로 승부하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도 해석된다.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모든 전력을 얻어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존 대비 50% 감축할 수 있는 친환경 팩토리도 건설하고 있다. 최근 15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해 2024년 준공을 목표로 건설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개발공사 관계자는 “올해는 ‘불확실성 속에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준비하는 한 해’로 설정했다”며 “코로나19로 심해진 미래의 불확실성 속에서 위기는 극복하고 기회는 붙잡기 위해 ▲품질 ▲온라인 ▲친환경 측면에서 또 한 번의 혁신을 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