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로그인⑱] 해양과학으로 해양강국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입력 2022.01.17 07:01
수정 2022.01.17 02:16
세계 해양과학기술 선도
해양 주권확보 경쟁 우위
친환경에너지·기후변화 대응도
바다는 인류가 생존을 위해 식량, 자원,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공간이다. 바다에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자원이 무궁무진할 뿐만 아니라, 인류의 난제를 해결해 줄 실마리가 담겨있을지도 모른다.
지구 표면의 71%를 차지하는 바다를 ‘우주보다 모른다’고 할 정도로, 아직도 그 실체를 다 파악하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다. 그만큼 바다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도 무한하다. 해저에는 석유 매장량의 상당 부분이, 바닷속에는 수천년 간 사용할 수 있는 막대한 양의 광물자원이 묻혀있다. 그래서 바다를 선점하기 위한 국가 간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누가 먼저 바다를 더 멀리, 더 깊이 탐사하고, 그 속에 감춰진 자원을 활용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경쟁력이 결정되는 만큼, 세계 각국은 국가 해양을 전략산업으로 삼고, 바다가 가지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과 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태평양 바닥부터 극지에 이르기까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우리나라가 해양 주권 확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고, 세계 해양과학기술을 선도할 수 있는 국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대한민국 해양과학의 산실…태평양 바닥부터 극지까지
1973년 설립된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국내 유일의 종합해양연구기관으로, 해양과 해양수산자원의 체계적 연구와 개발, 관리와 이용 및 해양분야 우수 전문인력 양성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부산 본원을 중심으로 4개의 분원과 부설 극지연구소,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를 두고 있으며, 마이크로네시아 등 6개국에 해외기지와 연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50여 년간 해양과학기술의 창의적 원천기초연구뿐만 아니라 실용화연구, 해양분야 우수 전문인력을 양성해 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 친환경에너지, 기후변화 대응 등 범국가·사회적 현안문제 해결까지 임무가 확장됐고, 국제기구 활동을 통해 전 지구적인 해양과학 의제에 대한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있다.
해양기후 변화 예측, 해양환경·국민안전 지킨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기후변동성이 증가하고, 대형태풍 발생 빈도도 잦아지고 있다. 기후변화는 바다의 상태를 바꾸고 기후조절 능력을 악화시켜 기후재앙을 초래할 수 있기에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KIOST는 ‘해양기후예측센터’를 설치해 바다의 평균적인 상태와 추세를 매월 진단하고, 다가오는 계절의 해양상태부터 수백 년 후의 해양환경과 생태계 변화까지, 기간별 예측 정보를 정기적으로 생산·제공해 해양의 중요성을 공유하고 지속가능한 해양보전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지구상의 에너지와 탄소 순환을 모사하는 지구시스템모형(KIOST-ESM)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이 모델은 1850년 이후 현재까지 바다의 상태변화를 재현하고, 온실기체 배출 시나리오에 따른 미래 해양변화 예측이 가능하며 UN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기후변화 평가보고서에도 우리 예측결과가 수록됐다.
해양기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변수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지만 육상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제한적이다.
이에 KIOST 연구진은 매년 우리나라에 상륙하거나 태풍이 발생하는 북서태평양 현장에 나가 수온·습도·해수온층 분포 등을 조사하고, 대형태풍 발생과 태풍의 강화에 대한 이해를 통해 해양기후 예측도를 높이는 등 국민 재산과 안전보호에 대한 역할을 수행 중이다.
미래 먹거리 창출…해양바이오·수소에너지 연구
해양에는 지구 전체 생물종의 80%에 달하는 수십만 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지만 바이오소재로 이용되고 있는 해양생물은 일부에 불과하다.
독특한 해양환경에 적응한 생물의 천연물을 활용한 해양바이오 연구는 개발된 의약품·건강식품·화장품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도출할 수 있어, 해양에는 광물·식량자원뿐만 아니라 바이오 분야에서도 이용개발에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KIOST는 국내외 바다에서 유용한 원천소재를 발굴하고 있다. 지난 11월에는 인도양 해저 3000m 부근에서 국내 2·3번째 열수분출공을 발견했다. 2018년 첫 번째 발견에 이은 성과다.
열수분출공 주변은 온도가 300℃가 넘고 독성물질로 가득하지만 극한 환경에 적응한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연구진은 게, 고동 등 새로운 생명체를 다량 확보하고 이들 생태계가 극한 환경에 적응하고 생태계를 유지하는 메커니즘 등을 연구할 계획이다.
해양생물을 활용해 친환경에너지를 생산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2002년 남태평양 열수구 근처에서 ‘써모코커스 온누리누스 NA1’을 발견했는데, 이 미생물은 수소 에너지를 생산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후 수소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 돌연변이를 만들어 균주 ‘156T’를 개발했고, 현재 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에 연간 약 330t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해양바이오수소 실증플랜트’를 구축했다. 이 설비에서는 순도 99.8%에 달하는 수소를 생산할 수 있으며 생산된 에너지는 수소자동차·연료전지 발전설비·수소충전소 등에 활용될 수 있다.
청정에너지원 바다 활용, 친환경에너지 생산
해양에너지는 친환경에너지 발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은 미미하지만, 에너지 밀도가 높아 경제성 확보가 유리하고 대규모로 개발이 가능한 재생에너지원으로서 그 가치가 높다.
KIOST는 2009년 진도 울돌목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수직축 조류발전소를 짓고, 바닷속에서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조류발전 시스템을 개발했다. 유속이 빠르고 방향이 시시각각 바뀌는 조류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조류발전 장치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상용화가 가능한 규모까지 발전용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연구진은 작년에 완공된 ‘조류발전 부품성능 시험동’에서 바닷속과 유사한 환경을 구현, 다양한 실증 테스트를 통해 관련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친환경에너지 요구의 증대는 해양에너지를 얻기 위해 설치될 해양구조물과 유지보수 수요로 이어진다. KIOST는 깊은 바닷속에서 안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 수중건설로봇 3종(URI-R·T·L)을 개발했다.
우리나라는 국산 수중건설로봇이 없어 해외에서 임차해 오다, KIOST가 해양수산부의 지원을 받아 독자기술로 개발한 것이다. 로봇 3형제는 국내외 상수관, 가스관 해저매설 공사 등에 투입되는 등 실적(Track Record)을 쌓고 있으며, 작년 해양로봇·장비 전용선인 장영실호가 취항하면서 용선료 걱정 없이 연구와 공사현장에서의 활용이 가능해졌다.
“해양의 시대, 싱크탱크 KIOST가 만듭니다”
KIOST는 해양환경·기후·자원·공학·영토 등 다각적인 분야의 연구를 통해 해양의 가치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임무를 부여받고, 해양개발의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해왔다.
세계 각국이 해양영토 개척과 첨단 해양과학기술 개발을 통해 국부를 창출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국가적 역량을 결집하고 있는 가운데, 국가 현안 문제 해결과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실용적 연구성과 창출에 집중하고 있다.
해양과학은 지구온난화, 팬데믹 등 인류가 직면한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한 가지 대안이 될 수 있다. 앞으로 국민의 삶과 직결된 문제 해결에 해양과학이 활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보이겠다는 것이 KIOST의 목표다.
김웅서 원장은 “과학기술의 진보로 세계에서 가장 깊은 바닷속까지 탐사가 가능해졌고, 해양관할권의 범위에 따라 확보 가능한 해양자원의 양이 결정되는 만큼 공해상의 자원개발 및 선점을 위한 경쟁도 가속화되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해양경쟁의 선도국가가 될 수 있도록 해양과학의 기초를 닦고, 장기적 안목으로 연구를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김 원장은 “시급한 현안문제에 대해서는 과학적 해답을 제시하고, 국제기구 활동이나 국제프로그램 등을 통해 해양외교에도 앞장서면서 해양과학으로 우리나라가 해양강국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데 일조하겠다”고 덧붙였다.
▲[D:로그인⑲]은 1월 24일에 이어집니다.